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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패션은 어떻게 만날 수 있는가

패션 큐레이터 2012. 6. 11. 20:52

 

 

비건축의 건축, 건축의 비건축

 

건축은 공간을 점유하고 집주해온 인간의 역사입니다. 패션은 인간이란 신체의 공간을 점유한다는 점에서 두 영역은 공통점을 갖습니다. 건축가가 집을 짓듯, 패션 디자이너는 인체 위에 한 벌의 집을 짓지요. 토대를 올리고, 기둥을 세우고, 벽을 만들듯 패션은 가죽을 무두질하거나, 직물을 직조하고 심을 넣고 자수를 박아 장식합니다. 이번 정림건축문화재단에서 포럼 앤 포럼을 엽니다. 정림건축문화재단은 현대건축의 자기 폐쇄적인 벽을 허물고 건축의 대중화와 건축및 문화 예술의 교류를 통해 다양한 시선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대중이 건축을 쉽게 접촉할 수 있도록 각종 포럼을 열고 있습니다. 이번 <건축의 비건축, 비건축의 건축> 포럼은 건축을 포함한 문화예술의 각 장르가 어떻게 서로의 공통점을 발견하며 발전할 수 있는지, 그 자리를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번 포럼에서 패션과 건축의 실루엣이란 제목으로 역사적으로 패션과 건축이 어떻게 공통적인 시대의 선을 만들어왔는지 살펴보는 짧은 주제 강연을 합니다.

 

패션계도 살펴보면 패션 디자이너들 중 상당수가 실제로 건축을 전공한 이들이 많습니다. 이탈리아의 지안 프란코 페레나 가까이는 한국의 정구호씨도 건축전공자들이죠. 신체를 위한 건축이란 측면에서 의복은 건축과 더불어 '인간중심적' 공간을 만드는데 관심이 많습니다. 이는 기능과 소재, 볼륨감 등을 통해 인간이 살아가야할 외부환경을 만들어내고, 이 환경은 곧 착용자의 개인적이고 문화적인 정체성을 드러내는 지표가 되지요. 패션 디자이너 크리스토벌 발렌시아가는 "설계는 건축가의 마인드를, 형태는 조각가의 감성을, 색채는 화가의 이성을, 조화는 음악가의 지혜를, 절제에선 철학자의 마음을 가질 때" 최고의 옷이 만들어진다라고 표현합니다.

 

저를 포함한 다른 연사들의 내용도 궁금하고, 이런 다양한 계기들을 통해 우리 안에 패션에 대한 생각들과, 틀이 조금씩은 더욱 깊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랄 뿐입니다. 포럼 앤 포럼이 끝나고 정림건축문화재단에서 강의 내용을 유튜브에 올렸기에 함께 나누기 위해 링크합니다. 강의를 들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