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하게 보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송구영신, 옛 반지를 버리고 새로운 생의 환을 불러일으킬 반지를 껴야 할 시간, 페이스 북으로 만난 새로운 분들, 참 많이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출판사 에디터나 대표들은 하나같이 제게 행운아라고 말합니다. 책 한권으로 분에 넘친 사랑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내적으로 힘든 일들을 겪어야 했고, 그 동안 많이 게을렀던 것도 사실이고, 소중한 이들을 챙기는 데도 익숙치 못했습니다.
그래도 이만하면 행복한 한해였다고 자평합니다. 더 늦기전에, 아니 앞으로도 늦기전에 표현하는 법을 배우겠다고 며칠 전 썼었습니다. 다시 한번 인사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고맙고요. 대학시절 좋아했던 황주리 선생님의 그림을 걸어놓겠습니다. 그녀의 식물학 시리즈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그 경계에서 피는 꽃들, 비록 가시돋히고 망울진 표면이지만, 여러분과 저의 추억들이 흘러갑니다. 세월 지나가며 더욱 환한 그림이 되겠지요. 관계맺기란 이렇게 쉽지 않은 것입니다.
이곳에서의 만남도 언젠가는 사진함 속 세피아톤의 바랜 사진으로 남겠지만, 그 순간을 위해서도 열심히 살아가자고 외치는 수 밖에요. 서슴한 눈가의 주름을 행복하게 받아들일 나이가 될수록, 인연은 그래서 소중한가 봅니다. 2012년 한해가 밝아옵니다. 책장의 사물함 속 편지 갈피에 묻어둔 작은 꽃잎같은, 그 추억의 시간을 뒤로 하고 다가올 시간의 도열 앞에, 당당하게 서고 싶습니다.
오늘은 <별의 노래>란 곡을 올려봅니다. 며칠 전 하이킥3를 보는데 지석씨가 하 선생님이 탄 버스를 향해 달려가며 이렇게 외치더라고요 '안늦을게요. 다시는 늦지 않을게요. 절대로"라고요. 사랑은 표현해야 옳고 그 흐름은 순한 것이 좋습니다. 작년 한해 많이 막혀있던 부분이 있어 여러분 각자의 안부 제대로 챙기지 못했습니다. 내년은 더 바쁠 것입니다. 사귐에 손방인 부족한 사람에게 많은 사랑 주신 것 그래도 그저 감사할밖에요. 여러분이 있어 소중한 한해였습니다. 청신하고 환하게 피어나는 2012가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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