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패션기업 더 베이직 하우스의 특강에 다녀왔다.
4시간 동안 너무 많은 내용을 다루고 싶은 욕심에, 깊이있게 성찰할
기회를 다소 놓친 것 같아 아쉽다. 세계 패션의 연원이랄까, 나는 패션의 발생이
중세 말 도시의 탄생과 맞물려 있다고 생각하는 이 중의 하나다. 오늘날
런던과 밀라노, 뉴욕과 동경과 같은 패션 시티가 태어나는 것도
이와 같은 논리이고, 15세기 르네상스 시절, 옷을 향한
인간들의 욕망이나 현재나 별로 다를게 없다.
단 문화는 당대와 지역의 특수성 속에서 피어난다는 것
패션도 그렇다. 그래서인지 미국과 스페인, 영국, 북유럽의 패션이
다르다. 실루엣이 다르고 소재와 모티브가 다르다. 당연하다. 중요한 건 이런
동기들의 배후에 감춰져 있는 집단적인 무의식과 미술사적인 이해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한 국가의 패션에 대한
관점을 익히는 수업, 그것이 이번 수업의 내용이다.
1960년대 매리 퀀트로 부터 시작되는 저항문화와 거리문화가
히피와 힙스터로 연결되는 근현대의 문화를 형성했듯
이 문화의 속성과 그것들이 잉태한 색감과 정신을
아는 것이 패션의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다.
언제부터인가 기업강의며 박물관/미술관 강의가 쏟아진다.
책임도 무겁다. 복식의 역사를 가르치되 제대로 가르치는 이가 없다보니
그저 디자이너 누구의 작품 설명이나 하고 트랜드 읽어주기나 해왔던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문화인류학과 역사비평학 같은 학문들이 패션을 섬세하게 건들지 못하다 보니 이런 저런 학문의 경계를 넘어
공부해가며 하나씩 가르치는 즐거움이 크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참 버겁기도 하다. 그래도 행복하다고
내 자신에게 말해본다. <패션의 인문학>이란 하나의 인식을 받아들이고, 일상에서,
의미의 생산과정에서 실제로 적용하는 것. 그 과정을 완성해야만 패션의
인문학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베이직 하우스란 기업이 고맙고
역사를 비롯해 정신분석학, 미술사에 이르는 다양한
인접 학문들을 열심히 수업하며 현업에서
싸우는 그들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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