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Fashion/패션 큐레이터의 서재

중세에 빠지다-패션을 통해 중세를 이해하는 법

패션 큐레이터 2010. 4. 10. 01:06

 

   

 

이번 4월, 패션 큐레이터의 서재에 입고된 책들입니다. 그리스 로마 시대의 패션을 살펴볼 수 있는 논문집과 이론서들, 역사서와 중세패션의 기호적 의미를 추적하는 원서를 구입했습니다. 이외에도 아더왕 이야기와 중세문화의 심층적인 연구를 위해, 이 분야 최고의 중세 전문가인 아베긴야의 책들을 모두 구매했습니다. 향후 저술하게 될 <옷의 역사> 3부작 중 초기 서술을 위해 자료들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그리스 역사서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도>도 다시 한번 숙독할 예정이지요.

 

이번에 구매한 책들 중에 엘리슨 키스가 편집한 <Roman Dress and the Fabric of Roman Culture>는 드물게 좋은 저작입니다. 옷을 통해 로마의 정치적 계급의 일면들을 하나씩 풀어가는 논문들이 담겨 있고요. 당시 사회의 여성들이 옷을 통해 어떻게 자기 현시를 보여주는지, 어느 시대나 패션을 향한 여성들의 욕구는 거의 동일하다는 걸 배우게 하는 책입니다. Courtly Love Undressed는 '패션문화를 통한 중세의 이해'란 부제를 갖고 있습니다. 당시의 기사문화, 마상시합을 비롯 기사 로망스를 통해, 드러나는 옷의 신비한 의미들과 은유들을 해석합니다. 여기에 중세말 부터 시작된 럭셔리의 역사와 프랑스 궁정의 문화를 함께 묶어 프랑스 문학에 드러난 묘사들을 통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소 따분할 정도로 무거운 논문들로 묶여있어 읽기가 수월하진 않습니다.

 

최근 황지우 교수님의 <명작읽기> 강의를 듣고 있는데요. 한창 기사도 문학에 대한 분석들을 배우고 있는 터라, 이 책의 내용을 함께 결합해, 중세문화를 패션을 통해 해석하는 재미있는 틀을 만들어 보려 합니다. 기대해 주세요. 패션통사를 완성하는 데 제 부족한 능력을 다 붇는다 해도 5년 이상이 걸릴 겁니다. 쉽지 않습니다. 그림을 찾는 게 가장 어렵고, 그림의 의미와 복식의 다양한 측면이 함께 용해되도록 해석하는 일은 더 어렵습니다. 그래도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중세시대는 공부를 하면 할수록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저 고등학교 세계사 시간에 '암흑기'로 배웠던 분이 있다면 선입견을 버리는게 좋을 듯 하네요. 저도 하나씩 배우고 느끼고 성장해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