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Healing/내 영혼의 갤러리

Jump의 세계-올해 활짝 뛰어보세요

패션 큐레이터 2010. 2. 14. 23:04

 

 

박상희_a high jumper_캔버스에 유채, 아크릴채색_91×116.8cm_2009

벤쿠버 동계 올림픽을 열심히 시청하고 있습니다.

제가 유학을 했던 곳이라 친숙하기도 하고,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휘슬러는 겨울에 스키와 보드를 타러 갔던 곳이지요. 친숙한 나무숲 풍경과

설원이 조화된 곳입니다. 그 당시 청년층과 노년층에 따라 동계올림픽 개최를 둘러싼

의견이 상충되어 열띤 찬반론이 펼쳐졌습니다. 한때 벤쿠버 시민들이 정서적으로 반목도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모든 걸 잘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행사를 치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대회 2일차, 한국은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상상할 수 없이

귀한 은메달을 획득했고, 강세종목인 쇼트트랙에선 금메달을 땄습니다.

다만 금은동 세가지 빛깔의 메달을 다 얻을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친 것이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움과 기쁨이 교차하는 지금, 혼연일체가 되어 함께

했던 선수 모두에게 축복과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습니다.

박상희_a pole jumper_캔버스에 유채, 아크릴채색_97×162cm_2009

그림으로 모든 의사소통을 하는 저로서는

이번 동계올림픽 선수들을 축복하기 위해 어울리는 그림을

찾았지만, 안타깝게도 빙상관련, 혹은 스키나 스케이트 그림들이 그리 많지

않더군요. 대신 화가 박상희가 그린 Jump 그림을 올립니다. 언제부터인가 동계 올림픽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전 서구의 독점물처럼 느껴진

종목, 가령 피겨 스케이트나 스키 점프, 스피드 스케이트에 이르기까지 말이죠.

오늘 스피드 스케이트에서 금메달을 딴 네덜란드의 스벤 크라머는

이승훈 선수의 질주를 보며 '거의 미칠것 같았다'는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지요. 다음 올림픽에선 그의 전설적인

기록을 한국이 깰지도 모를 일이겠습니다.

박상희_a pole jumper_캔버스에 유채, 아크릴채색_97×162cm_2009

스포츠에서, 국제적인 승인을 얻는 일은 단순하게

스포츠 강국이라는 정신적 레이블을 얻는 일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스포츠 과학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끊임없이 과학적 기술의 축적이 부족한 탓에

외국 선수들에게 패했던 과거의 면모들을 극복하고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박상희_a pole jumper_캔버스에 유채, 아크릴채색_90.9×65cm_2009

박상희의 그림 속에 드러난 점프 장면을 보면

무엇보다 찰나의 역동적인 운동성과 더불어, 그 배경에서 드러나는

외로움과 고원무립의 공간이 보입니다. 그만큼 금메달을 위해 도전하는 선수들의

마음상태가 무겁고, 외로운 순간들과의 싸움임을 나타내는 것이겠죠.  

박상희_a high diver_캔버스에 유채, 아크릴채색_91×117cm_2009

인류학자 로제 카이유와는 '놀이하는 인간'이란 책에서

인간의 놀이를 4가지로 분류합니다. 아곤(Agon: 경쟁놀이), 알레아(Alea: 우연놀이)

미미크리(Mimicry: 모방놀이), 일링크스(illinx : 현기증)으로 분류하는데 오늘날 스포츠에

흥분하는 것은 경쟁놀이인 아곤의 형태인 스포츠의 강렬한 매력 때문이겠죠. 이 강렬한 흥분은 도박같은

우연놀이나, 패션과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미미크리와 달리, 더욱 우리 안에 있는 도전의식을 깨우고

점점 더 기계화되고 정칙화된 세상에, 다시 한번 싸움을 걸수 있는 힘을 불러일으킵니다.

스포츠가 우리에게 소중한 이유이며 우리가 경기를 보며 희망하는 것이기도 하죠.

박상희_a bicycle racer_캔버스에 유채, 아크릴채색_91×117cm_2009

박상희의 그림 속에서 인간은 항상 도전하는 과정 속에 있습니다.

서구가 만든 스포츠의 룰과 과학, 그 비밀의 코드를 깨뜨리며 당당히 세계속의

우리로 자리잡는 쾌거를 이번 올림픽에서 보여주길 바랍니다. 고요하고 평온한 자연 속에서

인간의 도전은 불안하고 아슬아슬한 장대 하나에 의지한 덧없는 찰나의 행위임을 드러내지만, 그 도전이

있었기에, 우리는 거인의 어깨를 만들고, 그 위에 서서 다시 한번 세상을 바라보는 아름다운

난장이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거겠죠. 무기력한 일상을 통과하는 멋진 순간들이

이번 올림픽에서 보여지길, 선수들과 우리 모두에게 펼쳐지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제 김연아 선수가 나올 시간만 기다리면 되는 건가요?

멋지게 Flying 하길 바랍니다. 스티브 바라카의 연주도 Flying으로 골라 올립니다.

대한민국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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