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Holic/일상의 황홀

베를린 영화제 오프닝에서-르네 젤위거를 만나다

패션 큐레이터 2010. 2. 13. 11:05

 

 

  

베를린 영화제가 이번 금요일날 개막되었습니다. 60회 베를린 국제영화제가 11일(현지시간) 오전 중국 왕추안안(王全安) 감독의 '단원(團園)' 상영을 시작으로 그 서막을 알렸습니다. 프랑스의 칸과 이탈리아 베니스 영화제와 더불어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이번 영화제의 주요 테마는 '가족'입니다. 오프닝 파티가 열리는 시간, 여전히 베를린에는 많은 눈이 내려 그 축복을 더해줍니다.

 

 

이번 베를린 영화제의 심사위원을 맡은 배우 르네 젤위거가 차에서 내려 경호원과 함께 레드 카펫으로 가고 있습니다. 아쿠아마린 빛 홀터넥 드레스가 그녀의 멋진 몸선을 감싸며 행사를 더욱 돋보이게 해주었는데요. 그녀 외에도 독일영화의 거장 베르너 헤르조크는 이번 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을 맡아 기품을 더하고 있습니다. 베르조크와 르네 젤위거, 더불어 2004년 파리 영화제에서 수상한 중국출신의 여배우 위낭과 소설가 누루딘 파라, 독일 출신의 여배우, 코넬리아 프로뵈스, 스페인 프로듀서인 호세 마리아 모랄레스, 이탈리아 영화감독 프란체스카 코메치니등이 심사위원단이 엄정하게 각 영화를 평가할 예정입니다.

 

저는 누루딘 파라의 평이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는 소말리아 출신의 최초 영어작가이기도 하죠. 그는 소설 〈휘어진 갈비뼈로부터 From a Crooked Rib〉(1970)를 써서 알려졌던 작가였습니다. 이 작품은 "신은 휘어진 갈비뼈로부터 여자를 만들었으며 누구든 이것을 똑바로 펴려고 하는 자는 부러뜨리고 말 것이다"라고 믿고 있는 사회 속에서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려는 한 여인의 결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소말리아 사회 내부의 모순과 갈등, 가족관계의 해체와 구성이라는 화두를 지속적으로 던지고 있는 문제작가입니다. 아마도 그가 이번 심사위원단에 들어가게된 큰 이유가 아닐까 싶네요.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주목받는 영화는 폴란드 출신의 로만 폴란스키가 연출한 <고스트 라이터(대필작가)>입니다. 아동 성폭행 혐의로 스위스에 가택연금 당하고 있던 시절 완성한 영화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외에도 마틴 스콜시즈의 <셔터 아일랜드>등이 유력한 금곰상 후보작입니다. 지난해 <My one and only>로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 경쟁에 오른 인연으로, 이번에 심사위원으로 참석해 시선을 모았습니다

 

이번 한국은 9편이 올라간 상태지만 개막과 폐막작은 중국과 일본이 차지함으로써 국제영화계의 아시아 영화의 위상을 더없이 보여주는 사례를 만들었습니다. 한국 작품은 장편경쟁부문에 출품되지 못했다. 단편경쟁과 포럼, 파노라마 부분 등으로 9편이 초청받았습니다. 특히 <여배우들>가 현지 평론가들의 우호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니 좋은 점수를 얻길 바랍니다.

 

 

독일 여배우의 모습 한컷 찍고

 

 

세편의 영화를 예약,보러갈 예정입니다. 제가 고른 영화는 이번 베를린 영화제의 문제작 중의 하나인 <My name is Khan>입니다. 인도영화입니다. 9 11 사태 이후의 야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한 남자의 목소리를 통해 사회에 대한 성찰을 다룬 영화입니다. 일본 야마다 요지 감독의 '남동생'이 폐막작으로 21일까지 모든 대장정을 마칠 예정입니다. 시시각각 일어나는 베를린 이야기를 앞으로도 알려드리겠습니다. 행복한 설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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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및 자료 제공 : 문화의 제국 베를린 특파원 고아라   편집 : 김홍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