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Healing/행복한 그림편지

죽었다 살아난 날에

패션 큐레이터 2009. 8. 13. 22:34

 


이지영_완전한 자립을 이루지 못한 나_디지털 프린트_128×160cm_2009

 

오늘은 거의 죽었다 살아났습니다.

며칠 전 오래전에 사둔 당근을 까서 가볍게 씹어먹은

것 까지는 좋았는데, 이게 문제를 일으켰는지, 배탈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속이 뒤집어져서 토하고 약을 먹고 겨우 겨우 몸을 추스린채 이제서야

일어났네요. 혼자살면서 오늘 처럼 "몸이 힘들구나"라는 생각을 해 본적이

처음입니다. 혼자서도 잘해요......라고 항상 떠들던 저였는데 말이죠.

 

그나저나 살림을 하다보니 음식 해놓고 쉰기가 있어도

쉽게 버리질 못하고 어찌어찌 먹어치워야지 하다가 속에 탈이 많이 나네요.

엄마를 닮아서 손이 큰 탓에 요리를 하면 좀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

전혀 싱글족 다운 요리나 밑반찬을 못만들고 있습니다.

아직도 완전한 자립이 먼 까닭이겠지요.

 

매일 매일 어디에 수를 두어야 하나, 어떤 일상의

운명을 감내하며, 주사위를 던지고 그 빛깔을 타진해보는 일,

예전에는 많은 걸 부모님께 맡겨놓고선, 그저 따라하기에만 급급했던 제 모습이

보였습니다. 어찌되었든 살아나서 다행이네요......에고애고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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