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Fashion/패션과 사회

이명박 대통령-장례문화의 한 획을 그으시다

패션 큐레이터 2009. 5. 29. 23:49

 

 

오늘 노무현 대통령의 영결식에 다녀왔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목욕재계 하고 면도를 한 후, 검정색 상복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후 고인을

보내러 가는 길. 아침 7시 부터 서울광장을 열어주겠다던 약속이 다소 늦었는지 시민과 대치를

했다더군요. 제가 광화문에 도착했을땐 이미 서울 광장은 만석이었습니다.

 

 

모처럼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광화문 사거리는 40만의 인파로

가득 메워졌습니다. 일찌감치 도로위를 걷는 시민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위해 깍듯이 시민들을 보살피시라는 이명박 대통령님의 각별하신 애정에 따라

경찰은 적재적소에서(도로 및 주요 건물 그늘점유) 친절하게 교통정리와 길 안내를 했습니다.

 

 

경복궁에서 영결식이 있는 동안 시민들은 광화문 거리에서

대형 전광판에서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영결식 장면을 목도해야 했습니다.

권양숙 전 영부인의 오열장면이 화면에 나오자 주변에 눈물과 회환의 목소리가 쏟아졌고

이명박 현 대통령과 영부인이 식장에 드러서자, 화면을 보고 있던 주변에는 욕지기와 야유가

쏟아졌습니다. 시민들의 야유에도 아랑곳없이, 오로지 고인을 기리는 마음으로

헌화 하시었습니다. 그 높은 덕을 어찌 찬양하지 않을수 있겠습니까.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한 만장이 들어옵니다.

글을 모아 종이에 쓴 뒤 대나무 장대에 매달아 초상집에 비를

맞지 않게 세워두는 것이 예법이죠. 학문이나 덕을 많이 쌓은 사람들의 초상 행렬에는

수많은 만장이 뒤따르므로 그 숫자로 고인의 사회적 위치를 가늠하기도 합니다.

국민장으로 치루는 대통령의 영결식 답게 2천개가 넘는 만장이 들어옵니다.

 

묘지에 도착, 산역(山役 : 무덤을 만드는 일)이 끝나면 만장을 태우는 것이

예법이나, 위대한 이명박 대통령께서는 죽봉으로 변질되어 시민들의 가슴에 큰 상처를

줄까 걱정하시어 PVC 재질로 봉을 만들도록 명하시고 사용 후 전부 압수처리토록 하셨습니다.

불에 태울 경우 PVC가 내뿜을 다량의 환경 호르몬 다이옥신을 고려하여 압수하신 것입니다.

이렇게 친 환경적(?) 장례문화의 기틀을 세우셨습니다. 자칫 일어날 지 모를

소요사태를 위해, 만장과 관련, 불교계의 오랜 전통을 말살하시고, 숙원사업인

녹색성장에 걸맞는 장례문화로 이끄신 점 칭송받아야 마땅한 줄 압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영결식 후 시청 광장에서 열린 노제.

땀이 비오듯 흘렀지만 촘촘히 앉아 조금이라도 공간을 더 만들어 앉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요. 생전에 노무현 대통령의 상징색인 노랑색으로 만든

풍선과 모자를 나눠받고 열을 맞추어 질서를 지키며 앉았습니다.

 

 

노제후 광장으로 들어오는 대통령님의 운구차를 기다립니다.

 

 

이후 살풀이 굿과 윤도현 밴드의 노래가 이어져 가시는 길을 송축했습니다.

노랑 풍선을 그의 가시는 길 맞추어 하늘로 올려보냈습니다.

 

 

살아서 너무나 힘들었던 우리의 대통령. 그를 위한 살풀이 무용이 이어지는 동안

왜 그리도 눈물이 나던지요. 바로 이날 삼성의 편법승계에 대한 법원 무죄판결이 났습니다.

화해와 회복이라는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삼성과 국민경제의 화해를 이루어주신 위대한 결정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역시 대통령께서는 이렇게 영결식과 동시에 일어난 판결의 결과를 선하게 끌어내심으로

국가의 안녕을 도모하시는 새로운 장례문화의 방식을 개척하시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선거법 위반으로 법정에 선 한나라당

의원에게도 유지를 받들어 죄사함을 선포하시어 화해와 회복이라는 고인의 뜻을 기리고 혹시나 유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재보궐 선거가 가져올 경제적 부담에서 국민을 자유케 하셨습니다.

 

이런 깊을 뜻을 모른채 혹세무민하는 몇몇 왼쪽당 당수들은

이를 가리켜 재보궐 선거에서 필패할 것을 두려워하는 꼼수라 비평하였으나

사초인 제가 보는 이명박 대통령은 그렇게 좁쌀영감탱이같은 좁은 마음을 가진 분이 아닙니다.

 

 

편법과 반칙이 없는 사회를 꿈꾸셨던 노무현 대통령

그를 위해 불렀던 '사랑으로'는 40만 조문시민들의 입을 통해

절규로 변했습니다. 그를 보내며 저는 다짐합니다. 꽃이 져도 당신을 잊지 않을 것임을.

 

 

그의 희생이 하나의 제의가 되고 기준이 되어

이제 쑥물처럼 퍼런 멍 가슴, 저 하얀 혼백의 눈꽃송이로

우리를 덮습니다. 그가 지금도 보고 싶습니다. 

 

 

대한문에 걸어놓은 노무현 대통령의 그림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초록빛 상록수와 환한 노랑색 샤프란이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그림이었죠.

 

 

이명박 대통령님의 그 높으신 뜻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고인을 집에서 가족과 함께 추모하라 명하시어, 혹시 모를 정신적 공황으로

국민들이 상처를 받을 까, 걱정하시며 집으로 속히 돌아가도록 하셨습니다. 노제란

보통 3시간에서 하루 종일이 걸리기도 하건만, 어려운 경제 속에 성장의 꿈을 포기하실 수 없던

그 분께서는 30분으로 압축하라 하신 그 뜻을 비난했던 저를 부끄럽게 하시었습니다. 그 높은 뜻을 헤아리지

못하였사오매 사초의 마음이 억만금같이 무겁사옵니다. 이렇게 기존의 모든 장례문화의 질서를

새롭게 쓰시고 오로지 국가 경제의 발전을 위해 우리가 함께 희생해야 한다고 주장하시며

고인에 대한 추모와 명복은 가족과 함께 집에서 빌라고 명하시었습니다.

속히 돌아갈 수 있도록 수많은 전경들을 지방에서조차 차출하시어

그 길을 막고 우리들의 정신적 헤이를 막아주시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도로에 나오셨습니다.

여전히 의심이 풀리지 않는 죽음을 둘러싼 수수께끼

피의자에 대한 법적 보호와 무죄 추정의 원칙을 철저하게 어긴 이번

수사로, 이명박 정권은 간접정범이란 법적 경쟁력을 새롭게 확보하시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께서는 슬픔에 젖어 통탄하는 시민들을 위해

조속히 집으로 돌아가 가족과 슬픔을 나누는 것이 고인의 유지를 받드는 길임을

천명하시고 곧바로 해산을 명하시었습니다.

 

 

눈물젖은 국민들의 모습, 오랜동안 간직하시겠다며

채증까지 하시매 국민 각자의 얼굴을 기억하시겠다 선포하셨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운구차가 지나갑니다.

노랑 꽃으로 아름답게 아로새긴 '사랑합니다' 이 다섯음절의 말을 나는 기억하려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님의 하해와 같은 은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정론직필을 위해 목숨도 불사하시는 조선 언관 방 대감을 불러 이번 사건과 더불어

그의 정적 물어뜯기 신공을 후사하시고, 대형 방을 붙여 박연차 대감에 대한 사건을 마무리

할 것을 강력하게 명하시었습니다. 이에 방 대감은 속히 응답하였습니다.

 

 

이에 대통령께서는 새롭게 다가올 모바일 시대의 언론직필을 위해

항상 이동파출소를 그 곁에 두게 하시어 직필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민들의

소요를 막아주시는 시혜를 베푸셨습니다. 방대감의 아방궁은 과히 대통령의 은덕을 입어 노랑 풍선과

붉게 타오르는 꽃잎처럼 환하게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오늘 유독 풍선길 따라 보행로에 앉아있는 경찰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그들도 우리와 같은 국민인데. 가슴이 아팠습니다.  왜 이렇게 서로에게 아파야 하는것인지요.

경찰이 노래를 부르는 걸 언뜻 봤는데 참 눈물이 났습니다. 우리를 아프게 하는 분은 누구일까요. 

 

 

위대하신 이명박 대통령께오서는

모든 국민들이 하나가 되어 경제를 살려야 할때

전직 대통령의 망상에 빠져 국력이 소진되는 것이 옳지 않다 하시매

의금부 견찰을 시켜 분향소를 폐쇄하고 그 영정사진을 바닥에 내동댕이치사

오로지 국민들의 영혼이 새롭게 벼리워지도록 하시었습니다.

 국민을 향한 그 높으신 뜻을 숭앙하리로다.

 

글을 쓰고나니 헛웃음이 납니다. 조선일보가

우리 나라의 사초가 되어서는 안되는 이유는 역사의 기록은

왕의 죽음에의 협박, 궁형을 선고받고 성기가 잘리더라도 사실 그대로

남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편법과 불법, 반칙을 일삼는 집단에게 면죄부를 허락하며

권력을 영속화하려는 정부임이 이번에도 드러났습니다. 이명박씨에게 말합니다. 옹졸하고

비겁한 당신, 국민들의 가슴을 얼마나 더 찟어야 속이 시원한가요? 정말 당신과

내가 같은 크리스천인 것이 나는 마음 아픕니다. 왜냐하면 나는 당신같은

인간을 위해서도, 구원을 위해 손을 모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바보 노무현이 그저.......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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