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쇠라가 그린 '그랑자트 섬의 오후' 2.몬드리안의 그림을 드레스로 만든 이브생 로랑의 작품
3. 장 폴 골티에의 작품 4. 샤넬 초상화
이번주 <주간한국>의 테마는 패션과 도시였다. 관련된 글을 책으로
쓴 관계로 원고 청탁이 들어왔다. <샤넬 미술관에 가다>에서 처럼 패션과 미술의 관계를
시계열적으로 통사적인 관점에서 쭉 정리해주는 글을 써달라는 것이었다.
A4 2장에 그 긴 내용을 정리하기란 쉽진 않았다. 패션과 미술의 결혼은 현재 더욱 뜨겁게
진행중인 사안이고, 앞으로 심화될 가능성이 더욱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쇠라가 그린 그랑자트섬의 오후에는 패션의 동일화 현상
혹은 대중적인 '똑같아지기' 현상을 점쳐볼 수 있는 풍경이 그려져 있다.
부동산 투기가 들끓었던 당시 파리외곽의 베드타운, 그랑자트, 그 곳에는 예전 귀족 여성들이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입고 모방하며, 자신의 계층의식을 높이려는 여자들로
가득했던 곳이다. 패션은 어느 시대나 차별화의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
5. 심플한 고대 그리스 풍의 슈미즈룩 6. 빅토리아시대의 의상. 7. 빅토리아시대의 의상을 실물로 재현한 것
패션은 신체 위에 걸치는 외물이 아니다.
그것은 사회 속 일원인 우리 자신의 정체성, 심리, 예법, 지위, 라이프 스타일
모두를 망라하는 기호이자 정신적 형상을 찍어내는 거푸집이다.
이번에 기고한 글의 핵심이다. 나는 미술사를 좋아했지만
3차원의 인체위에 덧입혀내는 옷의 역사를 통해
더욱 많은 인접지식들을 수용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속에는 사람이 있었고, 시대정신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상처와 눈물, 좌절감이 '르네상스' 시대의 의상을 입음으로써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변화되는 것도 보았다. 오늘 강의주제가 '앵그르'였는데
사실 앵그르의 패션 초상화가 철저하게 낭만주의 노선을 걷는 것은
나폴레옹의 독재에 대한 그의 환멸감 때문이다.
옷은 항상 정치적인 발언을 한다.
5번의 이미지를 보라. 레카미에 부인이 입고 있는 슈미즈룩은
당시 리용의 견직물 산업을 부흥시키려는 나폴레옹 황제의 정치적 책략에도
불구하고 여인들의 머스트 해브가 되어 당시 정부를 괴롭혔다.
추석 명절동안 관련 원고를 쓰느라 힘이 들었다
계속 같은 주제로 글을 쓰지만, 쓰면 쓸수록 할말이 많아지는 이 소이를
도대체가 알 길이 없다. 오늘 삼성 플라자에서 강의를 마치고 허기진 배를 채울겸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회사에서 나가 분당까지 가면 보통 점심을 굶게 된다)
쿠키 몇개랑 커피, 시폰케익을 먹고 있는데, 강의를 들으셨던
분 중 한분이 한 학기로 해야 할 강의를 너무 짧게 한다고
아쉬워하셨다. 나도 할말이 너무 많은데 아쉽다.
패션, 미술의 바다를 유영하다라는 제목을 쓴 것은
패션이 자신의 상상력을 미술에서 일방적으로 빌려왔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미술또한 패션의 요소를 차용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의미가 되는 요즘이다.
서로의 내면에 깊이 자리한 푸른 바다를, 블루오션을 유영함으로써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패션, 미술의 옷을 벗기다>란 제목이 채택되지 않았던 이유를 밝히지 않았던가
패션이 주가 되기때문에 곤란하다가 답이었다. 여전히 미학과 미술은 주체의 문제로
싸운다. 사업을 하는 내겐, 그게 뭐 그리 중요한 문제인가 싶은데 여전히 아니긴 한가보다.
내일 성균관 대학교에서 특강이 있다. 대학 1 학년을 대상으로 한다는데 기대된다. 이후 며칠전 소개했던
고양이 그림의 화가를 만난다. 두 마리 고양이에 관계된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볼 생각이다.
내 기사의 원문은 아래를 클릭하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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