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Holic/책 읽기의 황홀

오른손은 모르는 위대한 왼손잡이들의 역사

패션 큐레이터 2008. 8. 13. 21:18

 

오늘 8월 13일은 세계 왼손잡이의 날이랍니다. 오른손잡이로 평생을 살아온 제겐 이날의 의미가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역사 속 위대한 인물 중에 과연 왼손잡이는 얼마나 될까 하는 궁금증을 풀어보고 싶었어요. 전 인구의 10퍼센트가 되지 않는 왼손잡이지만, 사실 이들에 대한 오른손잡이의 편견은 매우 강한 편이지요. 초등학교 시절 제 짝꿍이 왼손잡이였는데, 담임선생님이 손을 묶어두는 걸 보고 항상 놀라곤 했었어요.

 

동 서양을 막론하고 인류는 왼손을 쓰는 일을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왼손잡이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현존하는 가장 뿌리깊은 편견 중 하나지요. 그리스, 라틴어를 비롯해 유럽어에는 오른쪽이란 단어는 있지만, 왼쪽이란 단어는 아예 없었다고 합니다.

 

이후 왼쪽이란 단어가 만들어지긴 하지만 항상 불길하고 안 좋은 뜻으로 사용되는 단어들만 파생되었습니다. 오른쪽을 의미하는 단어는 솜씨좋은, 영리한, 정의로운과 같은 뜻으로 전성이 되지만, 왼쪽을 의미하는 단어에는 약한, 서투른, 뒤쳐진과 같은 뜻으로 사용이 되었하네요.

 

남성의 경우 12퍼센트가 왼손이고 여성은 8퍼센트만이 왼손잡이랍니다. 사실 과학적으로 왼손잡이가 왜 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해요. 자궁 속에서 태아가 과도한 남성 호르몬에 노출되면 왼손잡이가 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추정만 있을 뿐입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

 

왼손잡이들은 나름대로의 특징이 있습니다. 역사 속 왼손잡이들을 보면 8가지 정도의 특징이 있는데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직관력이 뛰어나 특별한 인식능력을 보인다
  • 자신의 직관력을 수학적, 음악적,미술적 영역에 쏟아부어 업적을 발휘한다
  • 우뇌의 지배를 받는 왼손잡ㄷ이는 시/공간 개념 영역에 뛰어나다. 화가가 많은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 인습에 사로잡히지 않은 사고를 한다. 같은 사물을 다른 시각에서 볼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다
  • 성격이 사납고 화를 잘 낸다
  • 전통과 법을 멀리하고 자신만의 규범에 따라 행동한다
  • 학업적 성과와는 거리가 먼 교실 부적응자가 많고 독학에 익숙하다
  • 오른손잡이가 만든 세상을 자신에게 맞도록 개조하기 위한 실험정신이 투철하다

다빈치와 미켈란젤로, 라파엘 모두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3대 거장이지만 이들 모두 왼손잡이였다는 사실 알고 계세요?

 

  

                            루이스 캐롤                                          나폴레옹                                            베이브 루스

 

이 뿐만이 아니랍니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를 쓴 루이스 캐롤과

야구왕 베이브 루스, 정복자 나폴레옹 또한 왼손잡이였습니다.

루이스 캐롤의 경우 환상문학의 창시자라고 알려져 있지요. 바로 왼손잡이의 특징인 공상을 잘 했기에,

그는 초유의 작품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나폴레옹의 경우, 공격성이 강하고 분노를 잘 하는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해지고요.

베이브 루스는 직관력이 뛰어나 공이 날아오는 순간 바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힘이 강했다고 하네요.

물론 팬들 한명한명을 만나, 사인을 해주는 따스한 공감능력도 뛰어난 선수로 알려져 있습니다.

 

 

코미디언 찰리 채플린 또한 왼손잡이였습니다. 오른손잡이가 99퍼센트인 헐리우드에서

그는 남들보다 뛰어난 적응력과 변화하는 능력을 가진 배우였습니다. 그가 남을 흉내내는 능력이

뛰어난 것도, 굉장한 관찰력과 사람의 흥미를 자아내는 능력도 바로 왼손잡이의 특징인

감정이입 능력에 기인한 것이라고 하네요.

 

저도 개인적으로 연기를 공부해봤지만, 채플린의 영화를 보면

이 사람만큼 필름 속 공간을 종횡무진 몸을 이용해서 잘 이용하는 이도 드둡니다.

바로 현재까지도요. 그저 신체훈련만을 통해서는 저런 능력이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대본에 치중하기 보다는 자신의 몸을 이용해 시/공간에 대한 장악을

끝까지 이루어낸 배우이기도 합니다.

 

                                          루드비히 반 베토벤                                                             마크 트웨인

 

그런데 왼손잡이라고 다 좋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른손잡이가 보기에 단점으로 느껴지는 것도 있지요. 고독감에 쉽게 빠지는 성향입니다.

그들에게 있어 싸워야 할 대상은 바로 외부가 아닌 내부의 자신인 것이죠.

그러나 이것을 극복할 때 위대한 작품을 산출하는 음악가가 된 것입니다.

 

이전 음악의 형식주의를 능가하는 인간적 감성이 녹아 있는 음악은

바로 베토벤의 이러한 왼손잡이적 특징에 기인하지요.

개인주의적 특성이 가미된 음악은 관현악에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마크 트웨인은 평생을 독학으로 익혔습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걸

좋아하는 그는 실험정신이 뛰어난, 개방성이 높은 작가였고요. 또한 인습타파적 성향이 강해서

구어체 문장을 이용해 미국 문학의 전반적인 특징을 바꿔놓았습니다.

 

 

기타리스트 지미 핸드릭스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지미 핸드릭스, 록음악을 좋아했던 형들 때문에

기타연주가 끊이지 않았던 우리집엔, 그의 음반이 빼곡히 꽂혀 있곤 했습니다.

그의 성공기를 보면 왼손잡이 기타리스트의 특징이 전형적으로 나타납니다. 그는 즉흥 연주에

뛰어났는데, 이를 위해선 함께 연주하는 뮤지션의 움직임을 예상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는 군요. 바로 직관력의 부분이 채울수 있는 면모입니다.

 

귀와 눈으로만 공부해 세계적인 전자기타리스트에 올랐던 그는

또한 독학의 천재였고, 입체음향 녹음기술에 헌신했던 그는 항상 새로운 소리를 시험했던

실험주의자였습니다. 간략하게 왼손잡이들의 역사를 살펴보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오른손이나 왼손이나 그 특징이 상호적이고

공존을 위해 사용될 때, 우리들의 삶과 문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이겠지요.

자기와 다른 방향의 손을 쓴다고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행동.....하시면 안되는 거에요.

 

내일 아침 원음방송 프로그램에서 이 책을 소개합니다.

많은 청취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