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Holic/일상의 황홀

수영장에서 열대야와 연애에 빠지다

패션 큐레이터 2008. 8. 2. 00:46

 

 

스타일 H 잡지의 패션 팀장과 함께

새로 오픈한 청담동의 분더샵에 갔습니다. 흔히 컨셉샵이라고

불리는 매장인데, 저번에 소개해 드린 꼬르소꼬모와 비슷한 유형이라고 보시면 되요.

 

언론사와 VIP 고객만을 위한 오프닝이어서

보내온 초대장을 가지고 서둘러 갔습니다. 매장 전체를 둘러보았는데

외형이 마치 미니멀리즘적인 느낌이 물씬 드는 미술관의 외형을 하고 있어서

인상적이었으나, 오픈 준비를 많이 하지 못했던지, 컨셉샵의 특징이

어디에 있는지 잘 찾아내지 못하겠더라구요.

 

스텔라 맥카트니와 장 폴 골티에, 드리스 반 노튼

제가 좋아하는 마이콜 콜과 같은 최상의 디자이너 상품들이

있더군요. 가격대가 너무 어마어마해서 그냥 쳐다보다 왔습니다.

(가격대가 왠만한 상류층도 소외감을 느낄 가격입니다)

 

 

 일을 마치고 부랴부랴 집에서 가져온

수영복과 도시락을 챙겨, 잠원 시민공원에 갔습니다.

최근 열대야 기간동안 밤 10시까지 개장을 하기 때문에 야간에 수영을

하고 싶었답니다.

 

다른 어떤 것보다 좋은 것은

야간에 가면 사람이 한산해서 물도 더 청신하고

주변도 북적거리지 않고, 야간 등 불빛 아래 청록빛 풀장에

몸을 담구고 수영하기가 아주 제격입니다. 5천원에 이 정도면 딱 제 수준에 맞습니다.

 

 

열대야를 견디기 위해

가족단위로 많은 분들이 와 계시더군요.

오늘은 사실 먹구름이 많이 끼고 바람이 세게 불었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비가 약간 내렸습니다) 자외선으로 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밤 수영장에서 마음껏 수영하고 즐겼습니다.

 

 

예전 벤쿠버 UBC에 다닐때 학생들은 마음 껏

하루에 세번 학교 수영장과 헬스장을 사용할 수 있었거든요.

여기 수영장이 국제 경기를 위해 사용되는 규격인데다, 다이빙 시합을 위해

지은 것이라, 가장 높은 곳은 7미터의 수심을 가졌답니다. 그래서 그 부근엔 사람이

많질 않았습니다. 저야 물론 항상 그 곳에서 수영을 즐겼었지요.

 

아이랑 저녁에 수영장에서 노는

아빠의 모습을 찍고 싶었는데, 아쉽게 오늘 디카를 빼놓고 가서

핸드폰으로 찍어서 화질이 좋질 않습니다.

 

 

최근에 베네통에서 패션 분야 파워 블로거에게

Green is My Religion이란 로고가 새겨진 백을 하나씩 보내주었습니다.

보그 파워 블로거들에게 준 것인데,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면

슈퍼모델 장윤주의 촬영현장을 공동 취재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해서

저도 할수 없이 응모하려고 찍었습니다.

 촬영현장에 가고 싶은데, 보그 매니저를 괴롭혀야 할듯 하네요.

 

요즘 열대야 기간이 점점 길어진다고 하지요.

보통 서울은 9일 대구가 15일 이런데, 요즘 들어 이 기간이

더욱 길어지는 추세라지요. 도시의 열섬현상이나, 인공도시가 만든

뜨거운 열이 바깥으로 나가지 못해서죠. 인간의 도시를 지으며 자연과 함께

공존할 여백을 남기지 않은 잘못을 감내해야만 하는 열대야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작년 한해 열심히 싸우며 여론을 환기시켰던

쓰레기 시멘트 사안이 현정권과 더불어 원점으로 돌아가버렸네요.

언제까지 이런 싸움을 해야 할지, 참 지치기도 합니다. 오늘은 그래도 시원하게

강바람 맞으며 물살을 갈랐습니다. 그래서 힘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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