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Holic/일상의 황홀

문화공간 Kring에서-건물 안에서 민들레 홀씨가 날린다

패션 큐레이터 2008. 9. 28. 01:44

 

 

해맑게 푸르던 가을날, 삼성동 지역의 갤러리들을

돌아다니다, 편안하게 커피 한잔을 마실 요량으로 얼마 전 개장한

문화 공간 KRING에 갔습니다. 여름에 한번 갔고, 이번 KIAF 보러가기 전 또 들러 전시를 봤지요.

건물이 아주 특이하지요? 퐁피두 센터와 같은 랜드마크를 짓기 위해 건축했다는데

외형적인 측면만 놓고 봐도 매혹적입니다. 간결하면서도 강력한

메세지를 전달해주는 집의 형태를 하고 있지요.

 

 

저번 KIAF 전에 앞서 들렀을 때는

도자기를 구워 그 위에 태권도 품세와 발차기 모습을 채색한

여화선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아트와 스포츠의 만남이라고 할수 있겠죠.

 

 

유약을 사용하지 않아 질박한 느낌 그대로의 도자 위에

우리 태권도의 강인한 뿌리와 힘찬 동세를 세겨 넣었습니다.  

 

 

360센티미터의 원형에 수천개의 정육면체를 도자로 구워 흩뿌렸더군요.

위에서 보면 더욱 뚜렷하게 보입니다. 전 세계에 태권도를 보급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합니다.

 

 

사실 크링이란 이 공간을 알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습니다.

최근 미술관 관장님들과 회동이 잦았는데, 한분께서 이곳에 가서 꼭 공간을

살펴보라고 하시더라구요. 금속성이 강하게 발현된 느낌이

마치 드럼세탁기처럼 보이는 천정 구조물도 눈에 띕니다.

 

 

건물 아래에는 공간을 돌아다니다 편히 쉴수 있도록

인터넷을 비롯한 다양한 설비를 쓸수 있도록 배려해 놓았죠.

문제는 수동적으로만 쓸수 있도록 해놓아서 그건 별로였습니다.

다만 앉을수 있는 쿠션이 너무 편하고, 2층에서 본 아래층 바닥의 빛깔이 곱지요.

 

 

이건 저번에 놀러갔을 때 찍은 작품입니다.

민들레 홀씨가 건물 안에서 흩뿌려지는 모습이 굉장히 섬세하게

펼쳐지고 있었죠. 저도 사진을 열심히 찍었습니다.

 

 

작가 유영운의 팝아트 작품도 보이고, 다른 설치작품도 보입니다.

(이 전시는 이미 끝났습니다. 제일 처음 갔을 때 찍은 사진들이랍니다)

 

 

크링은 복합문화센터의 역할을 하기 위해 지어졌습니다.

안에는 극장과 전시관이 있습니다. 물론 대한민국 바리스터 1호인 안병규 선생님이

하는 커피샵도 있지요. 좋은 건 가격을 받는 구조가 아니라, 기부를 하게끔 되어 있다는 것과

그 값이 2천원이라는 것, 아주 저렴하게 커피를 마실수 있어요.

사실 그래서 가고 싶기도 했답니다.

 

 

세미나룸과 컨퍼런스를 할수 있는 소규모의 방들이 있었는데요.

다음에 문화의 제국 독자분들과 이곳에서 모여 차 마시면서 미술강의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청바지 클래식> 폴더를 만들어놓고 너무 게을리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죄송한 마음이 많습니다. 곧 준비해보도록 할께요.

 

 

여기는 옥상에 있는 공연장과 그 아래로 연결된 붉은 벽의

계단을 찍었습니다. 건물 자체로 보면 매우 기능주의 건축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미술관의 기능보다, 건축양식이나 다양한 구조설계상의 디테일을

공부하기 위해 사진을 찍는 학생들이 더 많더군요.

 

 

커피샵에 들러 습관처럼 커피를 마시고

책 한권 읽고, 친구와 만나 준비해간 쿠키와 치즈, 바케트 빵으로

오후의 시간을 채웁니다. 10월 2일 부터 영국 현대미술전이 열리더군요.

오프닝 파티에 가고 싶은데, 아쉽게도 그날 대전시립미술관에서 강의를 하는 날이라

파티는 참석하기 어려울 듯 합니다.

 


 요즘 행복한 일이 참 많습니다.

두번째 책을 위한 계약을 마쳤고, 원고를 정리하면서

많은 생각에 빠져봅니다. <문화의 제국>을 이끌면서 그저 독자분들의

사랑을 너무 많이 받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요즘은 행복한 고민을 많이 한답니다.

잡지사와 인터뷰하면서 반 화보활영을 해보질 않나, 국내 최고의 신문사에 고정기고를 할수

있는 가능성도 얻고요. 독자분이 작은 선물이라며 보내주신걸 봤더니

예전 제가 피부가 민감해서 화장품을 가려 쓴걸 기억하시곤

오가닉 화장품을 보내주셨어요. 이 자리를 빌어 감사 인사 드립니다.

 

피부만 예쁜 홍기가 아니라, 항상 이 공간에서

여러분들에게 제가 드릴수 있는 것 다 드리고, 이 세상을 떠나고 싶다는 것이

지론이었고, 제 마음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거구요.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해요.....여러분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