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Fashion/패션과 사회

한기총의 SBS 방송장악 시도에 개탄한다

패션 큐레이터 2008. 6. 30. 16:07

 

 

 

오늘 6시 덕수궁 앞에서 전국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가 열립니다.

정부는 이 미사에 대해서까지도 원천봉쇄를 단행했고

애초 시민광장에서 열려고 했던 미사를 덕수궁 앞으로 옮겨야 했습니다.

만약 뉴라이트의 목사들이 신도들과 함께 구국기도회를 했다면 어떤 결정이 내렸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지 않을 수 없네요. 매년 종교관련 연감을 보면

각 종교별 추정 성도수와 증감률이 발표됩니다. 개신교는 매년 30만 이상이 줄어들고 있지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종교의 양태가, 더 이상 구원의 메세지를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양적 성장 속에 자기성찰과 반성없이 교리의 강화와 타 종교에 대한 철저한 배척,

초기 프로테스탄트의 정신을 잃은 까닭입니다. 말 그대로 초심에서 완전히 벗어나있기 때문이죠

 

일반 언론에서 흔히 기독교라고 할때는

카톨릭과 개신교를 함께 묶어서 표현하는 겁니다. 더 재미있는 건

교세의 힘을 자랑할 땐, 카톨릭과 묶어서 표현하고, 사회적 이슈와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자신들 스스로 조직화 해서 움직이는 이중성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이 땅의 개신교만이 정당하고, 자신들만이 옳다는 식의 갖은 오만과 악행이 여전히 이곳 서울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뉴라이트란 정치단체가 종교와 결탁하며

만들어낸 종교의 정치세력화는 수행과 참선을 강조하는 불교와 사회적 공의를

강조하는 카톨릭마저도 이단으로 몰아세우며 세력 불리기에 나서려 합니다.

어찌보면 세력불리기라기 보다는 스스로 정당성을 잃어가는 개신교의 발악이라고 봐야지요.

 

 

루벤스 <예수의 처형> 캔버스에 유채, 벨기에

 

여기서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하는 것은 대부분의

교회가 그렇다...라는 식의 프레임에 빠져서는 안됩니다. 이 땅의 대형교회들이

보여준 자기 모순의 십자가에서, 저는 절망합니다. 그 예전 역사 속의 예수를 정치적 심판으로

죽였던 자들이, 바로 지금, 이곳 서울에서 다시 한번 예수의 십자가를 짓�고

조용기 하나님, 김홍도 하나님을 모시라고 떠드는 지금의 작태에

나는 분개합니다. 이 땅의 기독 교주들은 하나님 앞에 무릎꿇고 자신의 죄를 회개해야

함이 마땅합니다. 한기총은 바로 이러한 극우 보수세력과 개신교의 결탁을

보여주는 가장 완벽한 예일 뿐입니다.

 

갈릴래야의 예수는 역사 속에 실존한 역사적 존재입니다.

그는 공생애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도래함을 알렸고, 소통불능의 유대교와

종교지도자들이 정치와 결탁하며 만든 사회악과 맞써 싸웠습니다. 이 땅의 교회들은

예수의 삶에 대해 철저하게 눈을 감습니다. 그저 존재론적 죽음과 구속사적 관점만 강요하지요.

왜 일까요? 이것만큼 교세확장과 성도들에게 죄의식을 심어주는데 효과적인

담론이 없기 때문입니다. 죄에서 자유를 외쳤던 예수의 실제 움직임과는 완전 정 반대의

목소리를 우리를 옥죄는 교리를 만든 자들이 바로 저들이란 사실입니다.

 

우리는 흔히 입장과 사실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할때를 잊습니다.

예수의 죽음은 분명 사실입니다. 단 이 사건을 해석하는 입장은 다양합니다. 당대의 종교체계와

싸웠던 역사적 예수를 복원하는 사실은 이런 맥락에서 중요합니다. 당대의 치열한 상황이

지금과 다르지 않고, 인간의 몸으로 화하여 신의 뜻을 전한 그의 삶 속에서

진정한 기독의 정신을 찾아야 하니까요.

 

SBS는 인간의 길, 신의 길이란 다큐멘터리를 방영한다고 발표를 했고

그 내용도 자세히 보지 않은 채, 한기총은 기독교 교리에 대한 의문제기를 내용으로

 포함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SBS의 이번 기획의도에 대해 공감의 뜻을 전합니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김종일 SBS PD는 "개인적으로 예수가 존재했다고 믿지만 일부 보수 교단이

해석하는 예수의 모습은 왜곡된 측면이 있다"는 사실을 밝히며 "이 프로를 통해 이를 바로잡고 진실을 확인하려 

한 것이지 예수의 존재를 부정하려는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첫 회가 나간 뒤 반발이 있어도

절대 내용을 고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기독교계가 반발할거다...라고 하는데

개신교가 반발한다고 쓰는게 옳습니다. 기독교는 천주교와 개신교, 나아가 그리스정교를

다 아우르는 개념입니다. 예수의 죽음은 분명한 사실이나, 이것을 해석하는 하나의

관점을 철저하게 교인 길들이기에 이용한 개신교, 그것도 극우 기독교 단체 일부가 반대하는 것이죠.

극우보수 단체인 한기총은 예수의 사회학적 죽음이나 정치적 죽음을 언급하면

하나같이 색깔론으로 몰아세워왔습니다. 그러나 다시 말해서 예수의 죽음을 부인하지 않는 한

그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 한, 자신들이 내세우는 구속사적 관점만이 옳다고 떠들어 대는 것이야 말로

바로 폭력이고, 우리를 향해 신이 주는 다양한 은혜의 무늬를 짓�는 행위입니다.

자꾸 이런 논쟁이 나올때마다, 기독교 전체의 의견인양, 한기총은 의견 개진을 하는 경향이

있더군요. 매우 사회적 관점에서는 경계해야 할 행동입니다. 자신들이 무슨

기독의 거대한 흐름에 한 획을 긋는듯한 대표성을 띄는 것 처럼

포장을 하는 행위, 그 자체가 하나님 앞에서 그의 신성을 모독하는 일입니다.

 

역사적 예수를 복원하고, 기독의 정신을 바로 세우는 것.

교리 중심으로 교인들을 묶고 구속하려는 기독교란 종교의 양태에 대해

현명하고 바르게 사유하려는 움직임이 이제 한국에서 새롭게 시작됩니다. 저들의 저항이

거세겠지요. 그러나 다시 말합니다. 저 또한 개신교 신자입니다.

그러나 한기총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한기총은 한국의 교회 중 특정 부분을 아우르고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조직이지, 기독의 역사와 본질, 그 속에서 강물이 되어 흘렀던 하나님의 공의를

대표하는 조직이 아님을 다시 한번 밝혀둡니다. SBS의 방영 결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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