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해를 등지고 놀다

미이라가 된 아기 매머드-디마를 만나다

패션 큐레이터 2008. 4. 1. 05:20

 

오늘은 어디로 갈까요?

도로시의 빨간 마법신발을 신고

상트 페테르부르크 거리를 활보하다 잠시 선착장 위에서 숨을 고릅니다.

 

 

멀리 내다 보이는 연청록빛의 에르미타주 미술관

건물의 색감이 그대로 물의 잔영위에 녹아 있는 겨울 물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깁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걷다보면

그 예전 계획도시로 설계된 곳이 확실히 맞구나라는 생각이

면면히 납니다. 가로수의 형태, 정원들과 공원의 형상들, 이정표들

물길을 따라 즐비한 건물들의 외곽선, 이 모든 것들이

인위적인 설계를 통해 구현된 곳이라는 점을 간과하기 어렵습니다.

 

 

일리야 레핀이 다녔다는 상트의 미술학교를 보고 나와

걸어간 곳은 <동물학 박물관>이란 곳입니다. 뭐 이런 경우 대부분 자연사 박물관이라고

번역하는데, 책자에 동물학 뮤지엄이라고 나와 있어서 어떤 곳인지 들어가 봤습니다.

입구의 문을 보고 규모가 작겠군 하는 생각을 했었더랬죠.

  

 

들어가서 입이 딱 벌어졌습니다.

규모가 어찌나 크던지요. 박물관 역사에 대해 찾아보니 1832년에 과학 아카데미의 일환으로

지어진 건물이더군요. 4만 마리의 동물과 1500만개 이상의 생물학 견본이 전시 되어 있다니 그 규모의

방대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동유럽에서 가장 큰 자연사 박물관입니다.

 

사진의 주인공은 바로 바이칼에 사는 민물 바다표범인 네르파 실이란 것인데요

박제로 만들어진 걸 보고 있는데 어찌가 귀엽던지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곳 동물학 박물관이 세계적인 명성을 끌수 있었던 데는

시베리아를 비롯 러시아의 다양한 생물학적 다양성을 보여주기 위한

체계적인 채집과 컬렉션에 있습니다. 다윈의 진화론을 증명하는 생물 샘플을 가장

많이 소유한 곳이라고 하네요. 매머드에서 지금의 코끼리형태로 진화하는 과정을

연대기 별로 석고 모형을 해서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걸 볼때 마치 미술

설치작품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펭귄들의 모습이 너무 앙징맞습니다.

엄마품은 동물이든 사람이든 다 좋은가 봅니다......

 

 

동물학 박물관은 2층으로 되어 있습니다. 1층은 주로 체계적인 동물샘플과 컬렉션이

자리하고 있고 2층은 생태학 전시관인데요 주로 곤충 샘플 전시 및 자연보호에 관한 캠페인을 하더군요.

바이칼을 비롯 러시아 등지에 사는 바다표범의 박제와

세계에서 가장 긴 고래뼈를 1층 중심부에 컬렉션 해놓았습니다.

 

 

1977년 금광 부근에서 암반 분쇄작업을 하던 불도저 운전사인

로가체프씨가 발견한 지구상에 하나밖에 없는 아기 매머드 '디마'의 모습입니다.

이 디마는 미이라 상태로 보존되어 있다가 발견되었습니다.

빙하시대의 생물군을 대표하는 아기 매머드의 형태가 너무 적나라 하지요.

이 박물관에서 가장 중요한 생물 샘플 중의 하나라네요.

 

 

매머드의 뼈를 모아 조립한 구성도입니다.

사진으론 제대로 알수 없습니다. 규모가 굉장히 컸었습니다.

 

 

 이 외에도 이 동물학 박물관이 나름대로 재미있었던 이유는

동물 박제를 할때, 야생 상태의 모습을 상정해서 만든 것이 좋았습니다.

장면 별 구성을 했다고 할까요.

 

 

유리속에 박제되어 있는 생물들이지만

학습을 위해 만든 것이니, 조목조목 살펴보며 이런 것들도 있구나....하는 생각에 빠져봅니다.

 

 

이 생물의 이름은 잊었는데요.

개인적으로 너무 기르고 싶습니다. 왜 이렇게 귀여우삼!

 

 

처음엔 입구도 조그만하고 그래서

그저 동네 과학관 같은 건가보다 하고 들어갔다가

규모가 너무 커서 3시간 이상 보았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긴 고래의 뼈입니다.

어떻게 잡았는지 정말 그것도 당시 기술로 이 정도 잡으려면 참

만만치 않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허만 멜빌의 백경이 떠올랐습니다.

 

 

위의 사진은 고래를 잡았던 창과 작살입니다.

살벌하긴 하네요. 생각지 않게 괜찮은 박물관을 봤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번 들러보세요. 아이들과 여행하시는 분이라면 말입니다.

 

집에 오자마자 피곤한 탓인지 잠들어 버려서

새벽 3시에 깼습니다. 커피 한잔 마시고 글을 쓰니 5시네요.

행복한 한주의 두번째 날을 맞이하시길. 매일 제가 일별 관리 합니다.

하루 어떻게 지내셨는지 알려주셔야 해요.....꼭이요.

 

가야금 연주로 듣습니다. Let It Be.....

저번 블로거 컨퍼런스 공연때 듣고 너무 좋아서 샀는데 오늘 올리네요.

힘들때마다 '내려놓기'를 연습하는 우리들이 되길 희망합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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