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Healing/내 영혼의 갤러리

내 영혼의 사진들-2007년을 마감하며

패션 큐레이터 2008. 1. 1. 04:52

 

송구영신 예배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늦은 새벽의 시간까지 잠이 오지 않네요. 오늘 쓰는 글에는 2008년 1.1일 이라는

적요가 생기겠군요.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교회에서 작은 사진전을 열었습니다. 한해동안

활동한 모습들을 찍었고, 이것들을 분류하고 선정해 45점을 골라 교회 벽면에 걸었지요.

제가 큐레이터를 맡아서 글을 쓰고, 메인으로 키울 작품들 일부를 골랐고요.

옆에는 오늘 소개할 사진을 찍은 동아일보 사진전문기자 홍진환 기자입니다.

 

 

세계 3대 빈민촌인 키베라 지역에 설립한 글로리 스쿨의 모습이다

광염의 손길을 통해 세워진 이 곳, 점심시간에도 공부에 열을 올리는 아이들의 눈빛이

곱기만 하다. 가난과 싸우기 위한 희망의 씨앗이 이곳에서 시작되길 바람한다.

아이들이 읽는 한권의 책, 이 모든 것을 가능케한 모든 분에게 감사한다.

 

 

케냐 카리오방기의 아이들

놀라움을 금치못한 아이들의 춤 솜씨

우리를 맞아준 그들의 작은 공연을 보면서 흥에 겨웠다.

아프리카 특유의 리듬감이랄까, 아이들의 손끝과 웨이브엔

그들만의 생동하는 그루브가 있다. 자유로움이 토해내는 감정의 빛깔에 끌린다

땅의 빛깔을 닮은 갈색 유니폼, 고수머리의 아이들, 맑은 눈동자.

이곳에 펼쳐질 하나님의 기적을 미리 보여주는 듯 하다.

그 기적의 방식은 아이들이 보여주는 춤 속에 다 배어나온다.......고마와 케냐의 원더걸스!

 

 

난 개인적으로 이 사진이 참 좋다

붉은 빛 도는 땅, 하늘을 닮은 빛깔을 한 녹슨 철문

깨끔발을 하고 서있는 아이들, 밖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들을 바라보고 있나보다.

아직 수업이 끝나지 않아 나갈수는 없고, 궁금증은 컸나보다.

발은 4개인데 눈은 두개, 아마도 한 아이는 키가 작거나

혹은 좀 더 어린아이일까? 아니면 옆에서 "야야 비켜봐 나도 보게" 하고 말하지 않을까?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일에 이렇게 궁금해 한다면, 그 순수의 빛깔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참 좋겠다. 다음번엔 아이들을 위해 목마를 태워줘야지.

 

 

세상 어디에서나, 아이들은 환하다.

카리오방기의 작은 학교, 철봉에 매달린 아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우리들을 바라보는 아이들. 그러고 보니 철봉에 매달린

꼬마아이의 남대문이 열렸다. 부끄부끄!

지금은 낮설지만 조금씩 그 마음의 벽을 허물어 갈수 있겠지

가까워지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 철봉연습마냥......

 

 

카리오 방기의 학교에서 열린 코리안 페스티벌의 한 장면

사물놀이 공연을 펼치는 청년 1부 지체들의 모습

오방색이 어울어진 복장에, 북과 장구, 징이 흥에 어울리며 두리둥실

그 소리를 발산한다. 흥겨움 속에 담긴 따스한 예배의 열정, 타자를 향한 비전이

더욱 크게 번져나가길 바람한다.

 

 

중계본동 달동네에서 벌어진 사랑 나눔 행사에 따라 나선,

연탄을 든 아이의 표정이 해맑고 개구지다.

나눔을 통해 우리는 성장하고 성숙한다. 나눔의 능력은 인간이 가진 특유의 본능이자

능력이다. 이 또한 계속해서 갈고 닦아야만 하는 숙련이

필요한 능력이다. 올 겨울, 영혼을 벼리는 따스한 시간.

 행복한 연탄배달부들에게 사랑을 보낸다.

 

 

마사이족 방문때 만난 아이들

깨진 창문틈으로 우리를 바라보는 아이들

사진 속 산과 들과 바다의 풍광이 하나가 될때 그 아름다움이 발산되듯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 그 경계선 위로 환한 꽃이 피어난다.

 

 

마사이에서 보낸 짧은 시간.

백내장이 심해 수술이 불가능한 한 부락민이 우리를 찾았다.

해줄 수 있는 것은 간절한 기도일 뿐. 이 사진을 한창 보다 그만 울어버렸다.

세상엔 불가항력이 있다는 걸 또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곧 다시 손을 모은다. 저 붉은 마사이의 땅, 견고한 대지를 뚫고

나오는 푸른 잎파리처럼, 불가항력의 힘을 누르는 소망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을 믿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빛을 향한 마음으로 환자의 눈에 생기가 돌고

세상을 향한 가슴 하나 반드시 열게 될 것을 믿는다.

 


케냐 롱가이교회에서 벌인 의료 선교의 현장.

수직으로 쏟아지던 오후의 햇살이 사라지고 다가오는 어둠의 시간 

전기 시설 하나없는 상태에서, 손전등으로 불을 밝히며 치과 진료를 했다.

마지막 한명까지 돌보는 의료팀의손길이 유난히 곱다.

축복 가득하기를......

 

다가오는 2008년에도 우리의 손길이

우리의 안과 밖을 지향하는 열린 손길이 되길 바랍니다.

감싸안아야 할 사람들, 도와주어야 할 사람들, 너무나도 많지요.

 온라인 세상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우선순위를 두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기도 하지만, 결국 돕는 손길은 어디에선가 나타나고, 그 손길은 각자의 삶과 가치

행복을 통해 다른 이들을 돕습니다. 오늘 예배 마치고 교회에서 선물받은 2008년 축복의 말이

액자에 담겨 있었습니다. 너무 좋은 말이라 이곳에 꼭 적어놓고 싶습니다.

 

주께서 밭고랑에 물을 넉넉히 대사

그 이랑을 평평하게 하시며

또 단비로 부드럽게 하시고

그 싹에 복 주시나이다.

시편 65편 10절

 

2008년 한해 여러분과 함께 영혼의 묵정밭을 경작하는

농부가 되었으면 합니다. 여러분 마음 속 상처의 이랑들이 있다면

평평하게 하고, 때로는 단비가 될만한 작은 생의 선물들

하나하나 풀어가보면 좋겠네요. 꼭 그렇게 될거에요. 믿어보세요.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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