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Healing/내 영혼의 갤러리

당신을 위한 프리허그

패션 큐레이터 2007. 12. 25. 06:47

 

지난주 토요일 올림픽 공원

소마 미술관에서 본 전시리뷰를 쓴다는 것이 계속 늦어졌네요.

작가 3인의 재발견전과 드로잉전, 이렇게 두개의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올림픽 공원에서 소마 미술관으로 향하는 길

스케이트장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이 그저 환한 것이 보기 좋더군요.

저도 피겨 스케이트를 3년째 배우고 있긴 한데, 한번 가서 타고 싶어요.

이제 겨우 턴을 조금 할수 있답니다. 피겨 선생님이 어려운 기술은 배우지 말라 하시네요.

그저 즐기라면서 아이스 댄싱 테크닉이나 익히라고 주문하세요.

좋아하는 해물바베큐도 사드렸는데, 홍기의견 완전무시하심. 나이 생각하라며 가슴 한구석을 찌르심.

 

 

오늘 소개할 재발견 시리즈의 작가 중 한분인 김주호 선생님이십니다.

 

 

예전 블로그에서 자주 다루었지요.

아마 우토로건으로 메인 기사를 다루었을때, '우토로를 위한 1인 시위-천국보다 낮선'이란 포스팅을

올린 적이 있을 겁니다. 그때 보셨던 참신했던 조각작품들을 떠올리시면 되요.

http://blog.daum.net/film-art/10971537 (원글입니다)

 

 

강화도에 살며 작업하시는 김주호님의 작품은

 해학적인 면모 속에 현대인의 초상을 담아낸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번 전시에선 강화 작업실 모습을 그대로 옮겨와 전시를 했지요.

마치 작가의 아틀리에를 보는듯한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김주호_싸랑해요_채유 후 초벌 질구이_62×23×19cm_2007

 

이번 성탄절은 뭐랄까.....조금 다른 해보다 조용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 크리스마스 이브에 청담동에 나갔습니다. 사랑하는 친구를 만나고

차를 마시고, 친구가 좋아하는 이탈리안 아이스크림을 먹습니다.

웰넛과 셔벳, 초컬릿까지.....다양한 향에 취했지요.

 



김주호_사랑해요_채유 후 재벌 질구이_65×31×18cm_2006

 

친구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신혼여행을 어떻게 보낼까 이야기를 나눕니다.

저는 솔직히 한국에서 결혼식을 하고 싶지 않거든요. 부모님께서도 어느 정도 수긍하고 계시고요.

프랑스에서 결혼을 하고 싶습니다. 비용도 저렴하고요, 도대체가 결혼식에 올 분이

없을 것 같은 위기감도 적지 않습니다.(직업상 친구들 결혼을 제대로 못챙겼어요)

유학하는 친구가 와서 연주도 하고, 목사님이 멋진 고딕식 교회도

 사용하게 해주시고, 예식 후 바로 세느강으로 고고씽! 자전거로 파리 돌아다니기.

 

솔직히 저는 신혼여행을 뜻깊게 다녀오고 싶습니다.

영국 옥스팸 행사 가서 자원봉사활동 하고, 프랑스 테제 공동체에서 짧게나마

묵언하며 친구 손잡고 눈만 보며 대화하고요. 신혼여행이 평생을 살아갈 계획을 세워야 할

시간이라면 뜻깊은 봉사활동을 함께하면 좋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렇게 아낀 비용은 기부하고 말이죠.

 



김주호_FREE HUGS_채유 후 재벌 질구이_65×20×18cm_2007

 

김주호의 프리허그 작품을 보니, 누군가를 정말 한껏 안아주고 싶더라구요.

전시회에 온 방학을 맞은 아이들이, 전시설명서에 직접 그곳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하나하나

공란에 적어가며 감상하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아이들 얼굴을 계속 보았습니다.

 

올해는 아쉽게 홀트에서 봉사를 못할 것 같습니다. 아쉽습니다.

산타 옷입고 아이들 업어주고 수염댕기면 "아야아야...산타할아버지 살려주삼" 하는게

제 특기인데 말이죠. 올해 구세군 냄비가 모금 목표에 미달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사는게 힘들고, 버겹다보니, 가난한 이웃에 대한 관심이 쉽지 않습니다.

몸으로 누군가를 따스하게 안아주는 일이 내 영혼의 낙헌제가 되길 기도합니다.

  


김주호_껴안기_채유 후 재벌 질구이_64×24×21cm_1996.2007

 

구름이 한 아름으로 산을 품에 꼭 안듯
모든 것을 훌훌 벗어버리고 그대를 꼭 안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온몸으로 느끼는 사랑 눈빛과 눈빛으로 가슴과 가슴으로
살갗과 살갗이 맞닿아도 좋은 사랑이면 얼마나 좋을까
 
사랑의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시간 아무것도 필요없이
둘만의 행복을 나눌 수 있는 시간 촉촉함과 격정, 그리고 기쁨과 행복
포근함과 따뜻함 사랑의 모든 말들을 느낄 수 있는 시간
 포옹은 사랑의 가장 아름다운 조화 사랑의 깊고 깊은 표현이다
말로만 느끼던 사랑을 눈길로 받아들이고
눈길로 받아들이던 사랑을 손길로 받아들이고
손길로 받아드리던 사랑을 온몸으로 느낀다
 
그대 나에게로 오는 날 깊은 포옹으로 받아들이면
한없이 걸어도 좋을 들판이 펼쳐지고
한없이 떠내려가도 좋을 바다 위에 떠 있을 것만 같다

 

용혜원의 <포옹>전편

 

이번 성탄에는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행복의 기운을 따라

소중한 이 땅의 사람들, 공짜로 수도없이 여러번 그냥 껴안아 주고 싶습니다.

행복한 성탄절 되세요.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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