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Fashion/패션과 사회

일본대사관 앞 시위현장-원더걸스의 텔미를 부르다

패션 큐레이터 2007. 11. 28. 01:22

 

저번 3회에 걸쳐 블로거 환경기행에 관한 기사를 실었던 것 기억하시죠

그때 시멘트 공장을 방문했다가 용역들에게 봉변도 당했고요.

본의 아니게 이런 에코 투어, 환경기행을 통해 현재 한국의 시멘트 공장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들의 현실에 대해서 눈뜨게 되었지요.

 

 

http://blog.daum.net/film-art/11475482 (원글입니다)

1999년 이후 생산된 시멘트엔 온갖 중금속과 폐쓰레기들이 재활용이란 미명아래

소각로에서 함께 태워지고, 거기에서 발산된 온갖 유해물질들을 대기속으로 마구마구 버리고 있다고

제 또 다른 기사 <영월에는 붉은 비가 내린다> 편에서 말씀드렸습니다.

 

 

블로거들과 환경연합, 해당 주민들이 모여 작은 시위를 하기 위해

아침 10시에 일본 대사관 앞에 모였습니다. 뭐 시위라고 하기엔 떠들썩한 규모나 목청을 키우는

그런 항의는 아닙니다. 그저 우리의 작은 바람과 요청을 환기시키는 시간이었습니다.

 

 

일본으로 부터 무차별 수입되는 폐타이어와 철 슬래그, 석탄재들

일본 현지에선 매립이 불가한, 중금속 중에서도 가장 그 농도가 강한 것들을

한국 정부를 이용해, 그것도 시멘트 회사에 헐값으로 돈을 주고 팔아넘기는 일본 정부에

규탄하는 의미로 폐타이어를 꽃으로 꾸몄나 봅니다.

 

이것을 한국정부의 관료와 업체 사장들에게 주는 퍼포먼스를 했습니다.

 

 

시멘트 공장의 소각로에서 무책임한 관리 속에 토해져 나오는 다이옥신과

육각크롬, 슬래그, 카드뮴등 가장 해악한 중금속들이

우리의 대기속에 하루에도 얼마나 더 산포되는지 알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1999년 이후 지은 모든 아파트는 이 값싼 쓰레기 시멘트로 지어졌다고 보아도

거의 무방하지요. 그래서일까, 제 집을 한번 찍어서 보여드리고 싶기도 했답니다.

2001년 지은 제 아파트엔, 입주당시 3일동안 불을 지펴 구웠지만, 어머니는 몸져 누워 3주가 넘게

죽다 시피 했고, 제가 소장한 그림들의 상당수가 깨져버렸습니다.

(인체에 안좋은 것은 그림이 빨리 알아챕니다. 표면이 상하고 균열이 생기거든요)

혹시라도 이 내용이 궁금하시면 저번주 MBC 드라마 옥션 하우스를 보시면 비슷한 사례가 나온답니다.

제 옆집의 주영이와 혜민이는 3년째 아토피를 앓고 있습니다.

 

 

환경연합의 임지애 국장님의 말씀이 계셨구요.

그 뒤로 대오를 지어 서 있는 전경들이 눈에 보입니다.

대학시절에도 시위라곤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터라, 저는 사실 이런 풍경이 많이 낯설었습니다.

추운겨울날, 대사관 앞에서 퍼포먼스를 벌이는 우리만큼이나

저 동생같은 전경들 또한 추웠을 겁니다.

 

 

 

한겨례와 연합신문을 비롯한 다양한 언론사에서 이 퍼포먼스를

취재하러 나오셨더라구요. 물론 주요 언론사들의 취재를 얻어내진 못했지만

그래도 만족합니다.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알려지다 보면

언젠가는 환경에 대한 정의, 기업이 일방적으로 국민들에게 발생시키는

경제적 외부효과와 사회적 비용의 문제가 환기되고 알리는 계기가 촉발되리라 믿습니다.

 

 

오늘 일본 관료에 의한 폐타이어를 한국 정부에 넘기는 이 퍼포먼스는

다양한 의미를 갖습니다. 오늘은 바로 일본과 한국정부의 폐쓰레기 수입에 관한

재계약 시한 첫날이었습니다. 또 재계약이 될수도 있겠지요.

자신의 땅에선 이따이이따이 병과 같은 온갖 중금속에 기인한 질환들을 당했으니

그저 힘없고 약한 나라에 헐값으로 넘겨 처리하려는 그 마음 일견에 이해는 합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일방적인 희생을 왜 우리 한국 시민들이 그대로

당해야 하는 지, 여기에 답하지 못하고, 모니터링 조차도 제대로 못한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환경부의 무관심에는 분노를 느낍니다.

저 가면속 일본인에게 돌을 던지고 싶습니다......아프겠지요

제가 그 돌 맞아도 좋으니, 여러분이 함께 성토하고 화내주시면 좋겠어요.....제가 그 가면을 썼었거든요.

너무 추웠던 탓에 손도 좀 얼고....그래서 가면을 벗은 모습이 영 아니지요ㅠ.ㅠ

 

 

왠지 저 일본 관료가 꼭 우리 한국 정부 앞에서 빈정거리며

원더걸스의 Tell Me Tell Me를 부르면 딱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원래 이 노래가 <두마음>이란 곡에서 샘플링 한 것이잖아요.

(그렇게 머리만 숙이며 들어가는 한국정부도 화가 납니다)

해보니 이 텔미텔미 노래가 제 마음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시위할때 꼭 이 노래를 써먹어보고 싶네요.

 

너도 날 좋아할 줄은 몰랐어. 어쩌면 좋아 너무나 좋아

(어머 쓰레기도 다 받아주고....너무 좋다)
꿈만 같아서 나 내 자신을 자꾸 꼬집어봐. 너무나 좋아

(그것도 가장 나쁜 중금속 폐타이어와 쓰레기들을 다 받아주다니....)
니가 날 혹시 안 좋아할까봐 혼자 얼마나 애태운지 몰라

(그래도 식민지였는데, 이제 다 잊고 우리의 고충을 이렇게 깨끗하게 받아줄줄 몰랐거든)

그런데 너도 날 사랑한다니 어머나 다시 한 번 말해봐 

Tell me, tell me, tell tell tell tell tell tell me
나를 사랑한다고 날 기다려왔다고 
Tell me, tell me, tell tell tell tell tell tell me
내가 필요하다 말해 말해줘요 

 

한국정부와 시멘트 생산기업들은 제발 국민에 대한 두 마음을 버리고

투명한 배출정책과 환경 모니터링에 더욱 박차를 가해줄 것을 요구합니다.

영월땅에 더 이상 붉은 비가 내리지 않기를, 아토피와 중금속 오염으로 죽어가는 농부들의 숫자가

하루속히 줄기를, 그렇게 행복한 눈물을 흘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반드시 바람하고 말 겁니다.

저 폐타이어에 장식한 꽃들처럼, 이 땅에서도 저 오염된 대지에 다시 한번 생명의 꽃들이

피어나 하늘 아래 한없이 펼쳐지는 그 날이 오길 기도하며 현장에서.....원더걸스 광팬 김홍기였습니다.

 

원더걸스가 부릅니다. Tell Me, 행복한 하루 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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