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Fashion/패션과 사회

현장르포 '동행'을 보고-호두빵 장수 종철씨의 꿈

패션 큐레이터 2007. 11. 23. 14:49



김덕기_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면 우리는 산으로 놀러가요!_장지에 혼합재료_132×150cm_2007

 

어제 월드비전 모임을 끝내고 집으로 들어와

우연하게 텔레비전을 켰습니다. KBS에서 하는 현장르포 '동행'이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양극화 시대, 소외된 계층들의 경제적 곤핍은 더말할 필요없이

사회에서 정서적인 소외까지 당하는 형국이 되어버린 지금.

 

<우리들 이웃>의 모습을 생생한 르포르타쥬 형식으로

담아낸 이 프로그램을 보고 그만......울어버렸습니다.

<호두빵 장수 종철씨의 꿈>이란 제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최근 한국사회에서 부상하는 편부가정입니다.

 

여성가족부는 편부모 가정에 대한 지원을 확충하겠다고 주장했지만

편모가정과 모자가정에만 배분을 했습니다.

국민의 세금은 성특법과 성매매여성들에 대한 자활기금으로 흘렀습니다.

그나마 실제 성매매 여성들은 거리로 방치되었고 낮에는 자활기금을 받고 밤에는 다시 매춘에 종사하는

이중적 모순만을 낳았지요. 이렇게 국민의 세금이 여성단체의 막후 세력을 키우고

산하여성 단체들의 밥줄로 방만하게 사용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김덕기_가족_캔버스에 유채_45×53cm_2007

 

종철씨에게는 두 아이가 있습니다. 개구진 9살박이 태오와

뇌병변에 걸려 하루에도 수십차례 경기을 일으키며 인공산소를 마셔야 하는 주미가 있습니다.

엄마는 자신의 삶을 위해서 떠났다고만 했습니다. 그 삶이 만만치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남겨진 아이들을 위해 하루에 18시간을 온갖 아르바이트와 호두빵을 팔아도

돌아오는 건 2만원 남짓의 돈일뿐, 사정은 쉽게 풀릴 기세를 보이지 못합니다.

 



김덕기_노래 중의 노래_캔버스에 유채_116.3×90.5cm_2007

 

생후 6개월 부터 뇌병변을 앓은 주미는 요즘 경기를 하는 횟수가 늘어서

걱정입니다. 오빠인 태오에게 아버지는 수차례 당부를 합니다만,

하루의 삶을 살아가기위해 그는 주유소 아르바이트와 호두빵 장사, 최근에는 호두빵 기계 영업에

이르기까지 별의 별 일을 다하고 다닙니다. 물론 성과가 꼭 좋지는 않습니다.

부모의 사랑이 필요한 9살 태오에게도 이 상황은 어렵기 마찬가지입니다.

아빠가 집을 비운 사이 아이를 돌보는 태오도 지쳐갑니다.

그들에게도 다시 한번 <가족>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기회가 올까요?

 

69년생 화가 김덕기의 그림 속 <가족>의 모습이

그저 신화속에 존재하는 이상형의 모습이 되는 사회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하염없이 흐릅니다. 행복의 조건은 정말이지......아래를 향해 흘러야 합니다.

 



왕열_동행_천에 먹, 아크릴채색_61×91cm_2006

 

주미의 경기가 더욱 심해질수록, 뇌병변이 더욱 악화될수록

기억이 사라진다고 하네요. 아빠의 더 큰 걱정은 아빠 조차도 알아보지 못할까

두려운 것입니다. 새들이 나는 떼를 지어 이동하는 이유는

그렇게 함으로써 힘을 아낄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우리 내 삶에서도 동행이 필요한 것은

단순히 말벗이나 정서적인 도움 때문만은 아닐겁니다. 이 척박하고 힘든 생을

살아갈 때, 동행이란 단어 한마디의 힘만으로도 버텨볼수 있는 큰 힘이 그 속에 있기 때문이겠죠.



왕열_동행_천에 먹, 아크릴채색_112×145cm_2005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그 예전 가족해체를 경험했던 서구는 이제 가장 주요한 가치가 <가족>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가족의 보험기능이 약화되어서, 이제는 소용이 없다고 까지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학자들이 이러한 차가운 시선은 실제 세상의 모습과는

항상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아직 충분히 따스하고 넉넉합니다. 자칭 사회학자들의 눈에 그것이

보이지 않을 뿐이지요. 왜냐면 그들은 특정한 색깔의 안경을 쓴 자들이니까요.



왕열_동행_천에 먹, 아크릴채색_80×117cm_2005

 

힘겨운 삶. 누구나 포기하라고 말하는 그 생을 즐겁게 받아들이고

오늘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종철씨의 모습에서

오히려 큰 힘을 얻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그리고......참 많이 미안합니다.

이렇게도 넉넉하게 살아오면서 다시 한번 낮은 곳 향해 보지 못하고

시선 돌리지 못해 정말 미안합니다.....가서 돕겠습니다. 그리고 꼭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뵙고 싶습니다.

따스한 밥 한끼 제가 만들어드리겠습니다. 좋은 프로그램 보여주신  KBS 김용두 프로듀서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우리들 이웃의 이야기들을 많이 다루어주세요.

고맙습니다.......

 

오늘 나가는 길에 후원자 계좌로 약간의 돈을 넣었습니다.

문화의 제국을 (공짜로) 즐기신 행복한 독자 여러분 오늘은 시청료를 받겠습니다.

여기로 넣어주세요. 경남은행 603-22-0272310 예금주 강주미(극중 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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