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Fashion/패션과 사회

블로거 뉴스에 바친다-가난한 블로거의 영혼을 지켜라

패션 큐레이터 2007. 11. 4. 00:03



이춘영_Seed_캔버스에 유채_193.9×160cm_2006

 

언론은 우리들에게 하루하루의 일상에서 생각해야 할 몫의 씨앗을 마음속에 심는다.

언론은 그런 의미에서 농부와 같다. 농부는 대지에 언젠가는 소중하게 피어날 과실과 곡식을 위해

눅진한 마음이 배있는 진정성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 오늘의 주제는 바로 다음 블로거 뉴스다.

조중동과 같은 기존의 메인 언론과는 차별화된 블로거들을 통해 송고되는 뉴스로

우리에게 생각의 씨앗을 뿌려주겠다고 한 모양이다.

 

 
송진화_노고_혼합재료_25×20×3cm_2006

 

더구나 기존의 블로거들이 하나의 정보를 양산하는데 드는 비용을

조회수에 의한 광고수익으로 상쇄해주고, 사회적 지위를 만들어가는데 일조함으로써 명실 공히

후속주자로 등장한 다음의 블로그 뉴스는 일견에 성공한 듯 보인다. 2006년 베스트 블로거 기자상을

받은 분들의 글들을 보았다. 살이 에이는 수고와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설총식_자리만들기-눈치보는이_F.R.P위에 아크릴 페인팅_80×80×60cm_2004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원래의 목적과는 다른 의도가 표면으로

튀어 나오기 마련이지 싶다. 베스트 블로거 뉴스에 당선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온라인에서 자신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많은 일들을 한다. 가령 아래의 그림처럼

낚시질 기사를 쓰거나, "나는 월 6천달라를 벌었다"는 식의 기사로 가뜩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기자들의 영혼에 기쁜 수액을 뿌려주니 얼마나 기쁠소냐. 다음 블로거 뉴스만이 할수 있는

이 위대한 차별화의 노력이여......동영상 잘 만들면 30만원

기사 잘쓰면 10만원, 이게 웬 떡인가 싶다. 물론 다음 측에서야 다른 의도야 없다고 할 것이다.

기자들의 송고노력에 대한 대가이자 동기부여가 될수도 있다고 말하겠지.

 



이정록_Aquarium_아크릴,루어,낚시용미끼,금붕어_60×60cm_2003

 

하지만 그것을 아는가? 다음에서 다음 내부의 뉴스 에디터들에게 가장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필살기를? 그것은 네이버란 포털 사이트를 공격하고 블로그란 사인화된 개인의 의견을 빌어

객관성의 눈으로 포장하는 것이다. 이것 만큼 다음의 칭찬을 이끌어내는 기사는 없지 싶다.

항상 관련 블로거 뉴스를 실시간이나 메인에서 열심히 끌어주고 있다. 감사한다.

기업 전략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시장 점유율을 위해 대리전을 시키는 다음 포털의 고도의 전술에

박수를 보낸다. 거기다 공격을 하는 쪽이 도덕적 우위까지 점유하는 것 처럼 포장하는 저 대단한

마케팅 포지셔닝의 기술에 같은 마케팅 전략가로서 박수를 보낸다. 짝짝짝!!!!

 

 

 

나 또한 다음 메인에 참 여러번 올랐다. 가뜩이나 인기 없는 순수예술 분야 미술을

여러 번 다루어 주니 고맙기 이를 데 없으며 머리라도 숙여야 하나 하는 생각을 갖는다. (감솨감솨*^^*)

아니면 아래 그림처럼 초조하게 베스트 블로거 기자가 되기 위해 다음이 설정한 의제와

태그로 제공하는 정보에 철저하게 기대어서 글을 써야 할 의무감까지 느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기자로 등록은 했지만 보도윤리를 지키고 원칙은 지켜야 하는데

(생각은 하지만) 인터넷으로 지불되는 짭잘한 원고료가 너무나도 끌리지 않는가?

그럼 그럼 다음이 정한 주제만 써도 트랙백과 멋진 추천과 앞줄의 포장을 선사받는다

 

하긴 그 원고료의 힘이 세긴 한가보다. 2006년 베스트 블로거 기자로 뽑히신 분들의

활약을 살펴보았다. 참여연대의 간사란 이유만으로 멋진 정당성을 확보하고 계신 분의 멋진 글.

텅빈 충만을 위한 진보를 지향하면서 (배가)텅비는 것은 싫으셨는지 펀드에 대한 좋은 글을 쓰셨더라

어떤 팀블로그는 유도질문을 잘 던져서 삼성의 만행을 위해 멋진 답변까지 얻어내시고 계셨다.

(유도질문을 했다고 취재윤리에 벗어났다고 했다가 혼이 났다)

물론 이들의 글은 개인적인 블로그의 글이라고 그들은 주장하고 있다. 비판할때는 공정한 블로거의 글이며

자신이 쓴 글에 대해 비판을 하는 메타비평에 대해서는 <인신공격>이라고 한다.

모  독자분께서 이런 분들을 위해 좋은 별명을 지어주셨다. 박쥐.....

 



송진화_살아내기_나무_13×20×15cm_2006

 

예전 다음에서 바비 스토리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http://blog.daum.net/film-art/8569193 원글이니 확인하시면 좋을듯 하다.

패션과 복식사를 좋아하다보니 컬렉터용 바비를 모으기 시작했던 터라 한국에서 전시가 시작된

바비에 대해서 비록 현장취재는 못갔지만 글을 써서 올렸다. 다음날 메인에 당당히 등극했다.

나는 원래 이글은 성격상 쉽고 재미있는 주제를 다루었기에 호응도가 좋았다고 혼자서 만족하고 있었다.

다음주 전시회를 갔다가 놀랐다. 이런 이 전시회의 메인 협찬사가 Daum이었다니.....

아하 그랬구나. 그래서 이 부족한 자의 글을 객관적인 블로그의 글로 조율하여

메인에 띄워주신 것이구나. 지난 10년동안 다음에서 글을 써온 나를 홍보 담당자로 새롭게

영입하려고 하시나 하는 멋진 착각을 해보았다. (성은이 감사합니다).

그런데 왜 기분이 찝찝하고 더럽지?

 



송진화_살아내기_나무_8×39×15cm_2006

 

하긴 위대한 Daum 포털에서 그 정도는 해야지 않은가? 그러니 다른 블로거가 쓴 기사도

떡 하니 메인에 올려놓고 이것을 기존 언론 기자들에게 프레스 키드로 송부하며,

(이글을 쓰는 이가 밝혔다. 자기또한 이 행사가 다음의 협찬 행사였다는 사실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쓰여진 다음의 이벤트 행사와

협찬에 대해서 멋진 자랑을 늘어 놓아주셨다. 다음은 이렇게 항상 블로그를 좋고 선한(?)목적에

사용하여 주신다. 그 사용 목적에 감사 드린다.

 

나 같이 정치 시사글을 쓸줄 모르는 시사 의식이 부족한 블로거는

어떻게 해야 하나. 문화 블로거의 이름으로 Daum이 하는 많은 협찬 행사에 좋은 글을 써올려

드리는 방법 밖에 없지 싶다는 결론이 들었다. 그렇다 내가 생각을 잘못한 거였다.

(그러고 보니 오르세 미술전에 대해서 왜 내가 쓰지 않았던가. 후회 막급. 그때 정말 잘 보일 수 있었는데.....ㅠ.ㅠ)

기생 해야 살수 있는데, 그래야 저 베스트 블로거 기자들처럼 뜰수 있는데 말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왜 그래야지? 돈 때문에?

글쎄 내 연봉은 그런 짓을 허락할만큼 부족하지 않은 것 같다. 광고도 붙이지 않은 블로그고 말이다.

(뭔 소리....그림 안보여? 살아내야지, 웬 배부른 소리냐!)

 



전덕제_밥 그릇 지키기_15×15×40㎝_대리석_2005

 

나도 내 밥그릇을 지킬 나이가 되었나 하고 생각해본다. 그렇다.

나는 무릎을 꿇고 다음이 정해주는 의제설정을 나의 식사거리로 삼아

가난한 영혼의 배를 채워야 했던 것이다. 아 나는 배가 고프다. 내 영혼은 배가 고프다.

위대한 다음은 내게 먹이를 달라. 보도윤리는 무슨 얼어죽을 윤리이며

취재윤리는 무슨 헛소리인가? 이명박을 비난하라면 할 것이며

삼성은 (관계된 사안과 별도로) 모든 요소에서 비난을 던질 것이며

네이버의 비효율성을 전략적 관점에서 밝혀 사랑을 받을 것이며

다음이 추구하는 정치적 성향의 후보에게 내 영혼의 글을 바칠 것이다. 나는 밥그릇을 지키고 싶다.

 

 

이행균_무사유_오석_180×130×220cm_2006

 

다음을 위해서라면 머리가 없는 무개념의 글도 쓸줄 아는 넓은 아량을 가져야 하며

취재윤리며 보도윤리며, 기사 요소를 전혀 갖추지 않는 글에 대해서도 메타비평이란 이름으로

그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된다는 걸 배웠다. 내가 무사유 해야 하나보다. 그런데 왜 이행균의 조각은

세번째 손가락을 들고 있는 것이야. 위대한 다음의 오픈 에디터들이 보면 기분이 나쁘실텐데.

그저 내 프로필만 보고 "댁은 주류"라는 식의 어이없는 말을 들어야 하는 나는, 그렇다 실수를 한것이다.

 

급한 사안을 위해서는 펌프질에 동원되어 그들의 노력을 도와주어야 했는데

(물론 그들에게 있어 조직적인 펌프질은 삼성경제연구소나 조중동이 획책하는 의제설정과는 다르게

순수하다(?)는 이유만으로 그 아름다운 면죄부를 얻는다. 여기서 더 나가면 궁핍한 시대의 시인이라는

도덕성 까지도 얻어낼수 있을 듯 보인다.) 하긴 궁핍하고 배고픈 우리를 위해

베니건스와 시즐러까지 우리 블로거들을 위해 한몫을 거들고 있다고 들었다. 감사드린다.

그렇지 못했고, 베스트 블로거 기자간의 상호간의 그 아름다운 친밀감과 대화를 통해

아름다운 숫자 10을 얻었어야 했는데 왜 난 이런 삶의 지혜를 얻지 못했단 말인가......

 



황희진_교감_장지에 분채_118×91cm_2007

 

호분을 곱게 갈아 아교분을 넣어 손으로 치대고 손가락으로

계속 문지르는 채색화 밑 작업의 촉감은 황희진의 그림에서 묻어날 듯 곱다. 그녀의 그림은

곱고 아름다운 것에 대한 자신의 사랑, 열정을 표현하지만 그림 그리는 형태는 절대 곱거나 아름답지 않다.

그런 자세를 고집하는 그녀의 방식에서 그녀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얻게 된다.

 

교감이란 때론 이런 것이다 싶다. 고아 보이는 씨앗들의 잔치, 다음 블로거 뉴스에선

진보를 위한 열정과, 투명성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지만, 그것을 표현하고 송고하는

기사의 형태는 절대 곱거나 아름답지않다. 하지만 어쩌랴. 이것이 사회적 약자이고 힘든 그들이(?)

선택한 최선의 방식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않을 경우, 아니 이렇게 포장해주지 않을 경우  

엄청난 또 다른 방식의 폭력에 시달리게 되는 것을

 

그런데......난 왜 그 소이가 싫은 것일까? 조만간 김앤장을 찾아 가야 될 일이 생기겠다.

가난한 영혼의 블로거여. 그 배를 채우기 위해 아름다운 원고료를 받아라.

난 그냥 굶어버릴란다.

 

다음 미디어는 명실공히 네이버에 이어 국내에서  두번째의 시장적 위치를 차지하는 CP가 되었다.

정보의 흐름을 조율하는 유통업자인 셈이다. 최근 모 할인점의 지배적 위치에 대해 비난하는 글들이 온라인을

채웠다.유통업체가 제조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정보란 상품에 대해서도 패권이 바뀌어서 이제 다음 포털이

기존의 언론들(제조업체)들을 휘어잡을 때가 된 것이라고 생각해야 하나? 그렇다면

지금 다음의 행태는 바로 이마트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유추해도 되는 것인가?

여기에 관해서는 왜 비판의 목소리를 블로거는 내지 못하는지 난 궁금하다.

자신들의 의제설정은 옳고, 필터링 또한 옳으며,블로거를 자신의 홍보대사 정도로 아는 지금의 다음이

대안을 꿈꾼다라......그 꿈이 이루어지기를 바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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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을 한 후 많은 의견들을 보내주셨습니다.

글을 쓰고 나서 너무 강성의 목소리를 낸 것은 아닐까 후회도 하고

내가 굳이 이렇게까지 글을 써서, 미술 블로그로 그저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살아온 지난 10년의 세월을

흔들 필요가 있겠는가 하고 자문해 보았습니다. 블로그가 만들어지고 우리 스스로가

이 공간의 새로운 가능성에 놀라고 있습니다. 어느 경제 시스템보다

일인 개인 주체의 매력이 드러날 수 있는 반면, 소시민들의 답답함을 풀어줄 수 있는

행복한 해우소가 될수 있는 장점 뒤에는, 자본의 힘으로 여전히 우리를 낚아채어, 패를 가르고(클랜)

이념적 분지를 만들고, 자신의 경쟁자를 위해 대리전을 시키고, 특정 정치성향을 강조 하기위해

 달콤한 경제적 미끼를 던지고, 기업 이벤트와 행사를 객관적으로 포장된

블로그의 눈으로 승인받은 양 교묘하게 이루어내는 작태가

활동할수 있도록 설계된 경제구조를 만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Daum에게 물어야 합니다. 정보CP인 Daum은 블로거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블로거들을 더 이상 Daum 이벤트와 행사에 들러리 글쓰기꾼으로 전락하지 않게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블로거 스스로도, 패거리 주의에 빠지지 않기 위해

어떤 마음의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어떻게 현재 우후죽순처럼 늘어가는

이 블로거 뉴스 공간을 재설계해서 더욱 강건하게 할수 있을지를 물어야 합니다.

 

다음 내 블로거 뉴스가 점점 변질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속속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블로거 자신을 비판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비록 다음이 제공하는 온라인에서 우리가 만나 활동하고 만나지만, 정보를 교환하고 생산하는 주체는

결국 아름다운 우리임을 확인하고 다시 한번 이 공간의 변질을 막고

처음처럼.....처음처럼 그렇게 다시 돌아가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희망입니다.

 

Daum 블로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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