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Healing/빛으로 그린 그림

우기의 사랑-물빛 아래로 걷다

패션 큐레이터 2004. 12. 6. 00:30

 

 

 

  

오늘은 캐나다의 사진작가 그렉 슈렙의 사진집 '폭풍의 여행' 중에서

수중 댄스편을 골랐습니다. Oceanide란 테마로 2년여에 걸쳐

만들어진 프로젝트 사진집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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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가 사진속의 주인공이 되었답니다. 이 사진 속에서 그렉이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다름 아닌 수중이라는 무중력 상태에서 무용이란 육체의 아름다움이 어떻게 병치되는가를 그려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수중 속에서 마치 인간을 자신의 의지대로 이끌고 다니는 중력의 힘으로 부터 자유할 수 있도록 만드는 그 물의 이미지를 아름답게 포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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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의 힘 앞에서 항상 자유로운 무용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사진속의 그녀가 무척이나 아름다와 보입니다.

 

돌아오고 있다 우떼가 되어 그가 일으키는 발소리에 나뭇잎이 떤다 나도 오래 전 그가 온 것처럼 왔을 것이다 청춘의 사순절을 지내고 거친 숨소리로 악어가 도사린 강을 건너고 상처로 쩔뚝이며 건기의 도시를 지나 젖은 눈으로 사랑을 찾고 젖은 눈으로 그리워하려고 왔을 것이다 꿈속에서도 잘 떠오르지 않는 길을 더듬어 왔을 것이다 죽음의 사막 몇 개 저렇게 건너 왔을 것이다 어떤 귀소본능이 마른 그의 등짝을 후려쳤나 보다 아니면 오래 전 피로 유전된 길을 따라 그가 오나보다 밀렵꾼처럼 도사린 어둠 속으로 그가 돌아오고 있다 우기의 하늘을 밀고 밀어 돌아오고 있다 자세히 보면 벌써 몇 뼘 더 자라있는 그리움의 풀들 세상을 더듬으며 비 내리고 옛사랑이 돌아오고 있다 그가 돌아오고 있다

 

김왕노의 '우기의 사랑'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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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내린 겨울비로 더욱 스잔한 겨울 아침을 맞이하겠네요. 김왕노 시인의 글을 읽다가 제가 있던 캐나다의 벤쿠버는 지금 한창 우기란걸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어요. 비오는 벤쿠버 거리며....추억은 방울방울 내 기억의 겹겹이 쌓여있는 시간의 레이스를 뚫고 들어옵니다. 이때가 되면 제가 매몰차게 거절했던 케네디언 친구의 청혼도 생각나고.....기억은 구부러지지 않는 형상기억합금으로 만든 정신의 틀 같이 느껴집니다 그렇게 우기의 사랑은 우리를 감싸고 도는듯 합니다.

 

행복한 한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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