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Holic/책 읽기의 황홀

新 여우의 기술-남자와 애완견 길들이기

패션 큐레이터 2007. 5. 27. 19:47

 

어느 시대나 사람들은 사랑이란 마술을 믿고 사나 봅니다.

사회학자 앤터니 기든스는 사랑은 우리시대의 종교라고 까지 하더군요

요즘 서점에 가면 부쩍이나 연예 필살기를 다룬 책들이 많아졌습니다.

사실 이런류의 책을 썩 좋아하지 않는 저였지만

한번 재미삼아 읽어볼 요량으로 서점에서 한권의 책을 샀습니다.

 

저는 대학시절 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란 책을 아주

인상깊게 읽은적이 있습니다. 이후 언어학자인 데보라 테넌의

<남자를 토라지게 하는 말, 여자를 화나게 하는 말>이란 책도

꽤 열심히 생각하며 읽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남자와 여자 사이에

언어적인  차이랄까. 그런 것들이 빗어내는 차이의 공명을

이해하고 대화에 기반한 만남을 갖고 싶었고, 이 책들은 이런 제 궁금증을

꽤 잘풀어준 책들입니다. 특히 데보라 테넌의 책은

 

저 처럼 조직심리학과 기업내 행동론을 좋아했던 학생에겐

기업을 비롯한 일반 사회에서 동료인 남성/여성에게 어떤 언어의 차이가 있는지

어떻게 접근하고 말을 붙여야 하는지, 어떻게 공감하는지, 어떻게

불편함을 표현하는지에 대해 아주 좋은 정보들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앞에서 읽은 원론적이거나 학술적인 내용의 책이 아닙니다.

사랑에 대한 필드 가이드랄까요? 실전 가이드라고 보면 좋을듯 합니다.

제목은 솔직히 좀 진부합니다.<新 여우의 기술>

 남녀관계란 것이 몇몇 학자들, 전문가들에 의해

규정될 수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항상 사랑에 대해선

지나칠 정도로 카운셀링을 받기 위해 노력합니다.

 

선배건 누나건, 혹은

여러 의미있는 타자들에게 우리는 사랑에 대한 기술(?)을 전수받지요.

하지만 결론이 꼭 그 기술의 완성도와는 상관없이 끝나는 경우가 많은듯 합니다.

 

이 책의 저자 최재경은 인터넷 커뮤니티 <노처녀통신>을 이끄는

멘토이자 수장입니다. 34살의 나이에 자신만의 연애이론을

완성하고 자신의 말로는 그 이론을 접목해서 <결혼>에 골인한 이력을 가진

실전과 이론을 겸비한(?) 카운셀러인 셈이죠.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읽는데....오호라 솔직히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고, 글 속에서 여성에게 주는 충고를 남자로 바꾸어도

사실 별 차이가 없어 보이더군요.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챕터가

오늘 소개할 <남자와 애완견 다루기의 공통점>이라는 장입니다.

 

 

저자 최재경은 애완견을 키우다 보면 남자들과

사귀면서 느끼게 되는 걸 배우게 된다고 말합니다. 궁금하시죠?

외로움에 지쳐 애완견을 키워본 사람들은 알 겁니다.

처음에는 <저 불렀어요?> 하고 조르르 달려오고 꼬리치던 강아지가

언제부터인가 심드렁하고 자기가 오고싶을 때 오는 그런 사태가 벌어지지요

버릇을 잘 못들였다고 우리는 흔히 이야기 합니다.

 

이걸 저자는 <종속자 증후군>이라고 부르더군요.

말 그래도 은연중에 개의 시녀 노릇을 하며 개에게 왕자병을 키워주는 행동방식

이라고 이야기 하더군요. 연애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연애 초기에는 분명히 공주 대접을 받다가 시간이 지날 수록

왜 여자분들은 자신이 하녀처럼 되어갈까를 궁금하게 생각하게 될 거에요

이 책은 아주 명쾌하게 그 점에 대해 지적합니다.

 

그 원인은 결국 여자에게 있다는 거죠.

사랑한다는 이유로 마음대로 베풀고 상대의 필요를 채워주려 노력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러한 세심한 배려는 아주 당연한 것으로 치부되고

습관화 되는 것이라고요.

 

관심있게 보살피되, 상대방이 목말라하기 전까지는

함부로 물을 주지 말라는 것입니다. 사랑에는 절제가 필요한 법이라는 걸

이런 장을 통해서도 배울수 있겠다 싶네요. 하긴 이건 남자분들에게도

공통적으로 해당되지 않을까 싶네요. 솔직히 선물공세만 펼치는

어리숙한 남자치고 제대로 원하는 상대랑 만났다는 분 못봤던 거 같습니다.

 

 

 저자의 의견에 무조건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저는 사실 사랑이란 감정도 배워야 할 감정이고, 무엇보다도

절제가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기업경영으로 치면, 효율적인

자원배분이 이루어져야 하는 장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죠.

 

기업경영을 위해서 다양한 자원들, 가령 마케팅과 재무, 인사, 정보, 생산, 기획등

다양한 요소들이 서로의 우위를 위해 한정된 조직 내의 자원을 가지고

싸우게 되는데요. 이를 위해 서로간의 조율과 효율적인 배분이 필요하거든요.

사랑도 이렇지 않을까요? 마구 퍼주다가는 언젠가는 동이 날수도 있고

 

습관화 되고 굳어져버린 감성에 기대치 이상의 고객만족을 주려면

그 이상의 것을 끊임없이 해낼수 있다면 모르겠으나, 사람의 일이 어디 그리 쉽겠습니까?

그렇다고 하면, 사랑이란 기업을 영속기업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사랑을 위해 투자하는 자신의 감정과 물질적인 배려 모두, 효과적으로 배치하고

나누는 작업이 필요하지 않을가 싶네요.

그리고 적절한 거리가 확보될 때, 항상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신비감이 유지되기 마련이니까요......

 

<신 여우의 기술>을 읽고 엉큼한 남자들을 한번 사로잡아 보고 싶은 분들은

일독 해 보세요. 이 외에도 좋은 내용의 지침들이 많이 있는 거 같습니다.

저는 솔직히......이제는 안읽어도 될듯 한데.....착각이라구요?

 

앙파의 목소리로 듣습니다. 신곡이죠

<사랑.....그게 뭔데> 그럼요 편안하게 이 책 읽으면서 듣고 있습니다.

참....사랑이 뭐길래 말이죠.....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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