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루이 다비드
'마라의 죽음' 1793
캔버스에 유채,165 x 128.3 cm (65 x 50 1/2 in.)
벨기에 왕립 미술관 소장
미술사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항상 조심스럽게 발제할 필요가 있는 개념중 하나가
바로 '표절과 패러디'임을 많이 느낍니다. 비록 저 스스로가 학문으로서의 미술사를
전공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냥 아마추어로서 미술을 좋아하긴 하지만
오랜 시간의 결속에서 자신의 영혼을 마쳐 의미를 완성한 작가들의 노력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내리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작업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포스트 모더니즘이란 우리시대의 미감이 이제는 지배적인 예술의 원리로
떠오르면서 바로 다시 한번 진실의 무게를 재기 위한 주제로 등장하는 것이
'표절과 패러디'입니다. 가수 이효리의 갓챠가 미국 가수의 노래를 그대로 표절한것이
드러난지 오래이고, 이러한 표절과 배끼기가 대중예술에선 일종의 흐름이
되어 버린지 오래지요.
샌도우 버크
'매뉴얼의 죽음' 1991
캔버스에 유채 및 아크릴, 33*25
개인소장
미국의 현대작가 샌도우 버크의 '매뉴얼의 죽음'은 아주 기념비 적인 작품입니다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자라난 그는 현재도 L.A 에서 살면서 계속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파슨즈 예술학교를 졸업한후 사회적 문제점들에 대한 관심을
예술작품을 통해 재현하는 과정을 기민한 애정을 가지고 지속하고 있지요
도시내의 폭력과 그라피티(낙서), 다양한 정치적인 이슈들, 감옥, 서핑등
흔히 후기 베이비붐 세대의 정치적 미감과 예술적 정서를 가장 강렬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작가입니다. 그의 '매뉴얼의 죽음'은 앞에서 설명한 다비드의 그림에서 구도와 인물의 위치
등 많은 것들을 차용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그 내용은 완전히 다릅니다. 실제로
매뉴얼은 당시 갱단의 두목이었고, 근처의 다른 갱들에게 권총습격을 받은후의 모습을
그린 것이죠.
평론가들은 그의 그림 속 어두운 느와르필름 같은 정서들이
현대 L.A 라는 도시의 정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작품들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작품을 가리켜 흔히 오마주라고 하지요. 오마주란 영어의 homage 입니다
누군가에게 경배를 하다라는 뜻을 갖지요. 그에게서 원천적인 아이디어를 빌리되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처음의 아이디어를 넘어서는것을 말합니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쉬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따는 유디뜨'
캔버스의 유채,1620,78 3/8 x 64 in (199 x 162.5 cm)
우피찌 미술관, 플로렌스 이탈리아
자 이번에 보실 작품은 여러분들이 너무나도 잘 알고 계시는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쉬의
'유디뜨' 시리즈 중의 한편이지요. 유디뜨는 유대과부로서 당시 전시상황에서
정복군의 장군을 유혹하여 살해한 여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이 그림의 표현이
원체 강렬해서 사실 이 그림의 화가가 여자라는 사실은 당대에 일종의 충격으로
다가가기도 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남자의 목을 베는 여인의 모습이 실제로
조명효과를 입으며 더욱 강렬하게 잔인함을 더하고 있지요. 사실 화가는 어린시절
아버지로 부터 미술수업을 했고, 이 과정에서 아버지의 제자중 한명으로 부터
'강간'을 당하는 경험을 하게 되지요. 그 때부터 그녀가 겪은 성폭력의 경험과
이러한 심리적인 상처로 부터 벗어나려는 시도는 그림 속 아이콘을 통해서 재현됩니다.
샌도우 버크
'로레나 보비트의 복수' 1994
캔버스에 유채및 아크릴, 54*63
개인소장
자 이번에도 샌도우 버크의 또 다른 작품을 살펴봅니다. 앞에서 설명한 젠틸레쉬의
그림 속 이미지들을 차용한 것은 이번에도 명백합니다. 이번 그림의 사연은 정말이지
특이한 내용들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림 속 주인공은 바로 로레나와 존이라는 부부입니다.
1993년 6월 23일 남편의 폭력에 이기지 못해 로레나는 남편이 잠자고 있는 사이
부엌칼로 남편의 성기를 잘라서 버리는 엽기적인 사건이 일어납니다.
경찰은 이후 힘들디 힘든 탐문수사를 통해 유기된 성기를 찾아 봉합수술을 하게 됩니다
경찰 심문에서 그녀는 자신이 남편의 성기를 자른 이유에 대해서
'남편은 항상 이기적이었다. 한번도 내게 오르가즘을 선사한 적이 없어서 화가 났었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당시 상해죄가 성립되었지만 당시 일시적인 정신착란으로 인한
범행으로 기록되면서 무죄 방면됩니다. 더구나 남편은 그녀에게 습관적으로
폭력을 일삼았다고 해요. 이후 그녀는 정신병동에서 45일간의 치료를 받는 것으로
이 '엽기'적인 사건은 끝이 납니다. 사실상 이러한 엽기적인 폭력의 배후에는 로레나의
낙태가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지요. 그녀는 3년동안 남편에 의해 강압적으로 이루어진
'낙태'의 후유증을 앓고 있었습니다.
이후 로레나와 존은 1995년 6년간의 결혼생활을 마치고 이혼에 이르지요.
더 웃기는 것은 이혼 이후의 삶입니다. 그는 봉합수술을 받고 이후 포르노 스타가 됩니다.
그는 영화 '존 웨인 보비트, 다시 붙이다' 라는 웃기지도 않는 영화에 등장을 하지요.
이후 리무진 운전사와 바텐더, 포주등 다양한 가면을 쓰며 살아갑니다.
로레나 또한 자신의 엄마를 폭행했다는 죄로 다시 재판대에 서게 되지요.
그녀에게도 역시 폭력에 대한 바이러스가 감염된것이 아닐까 싶어요. 하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다시 풀려나게 됩니다.
그림 속 존의 성기를 들고 잔인하게 칼로 자르는 그녀의 이미지가 당시의 민족의
운명을 위해 칼을 들었던 유디뜨의 이미지와 중첩됩니다. 하지만 보는 이에게 다가오는
느낌은 매우 다르지요. 개인적 차원과 사회적 차원의 폭력과 상흔이 이렇게도 다르게
느껴지나 봅니다. 샌도우 버크의 패러디 그림들은 이렇게 과거의 기억과 형상을 빌어
현대를 새롭게 그려내는 작가적 상상력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어찌되었든....남자분들, '잘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Art & Healing > 내 영혼의 갤러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술 속 레즈비언을 찾아서 (0) | 2006.07.26 |
---|---|
Say Please.... (0) | 2006.07.25 |
가족-여전히 사랑할 수 있다는 희망 (0) | 2006.07.03 |
루체른에서-그림 속에 나를 맡기다 (0) | 2006.07.01 |
비너스를 찾아서-그녀를 생각한다 (0) | 2006.06.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