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Healing/내 영혼의 갤러리

루체른에서-그림 속에 나를 맡기다

패션 큐레이터 2006. 7. 1. 01:28

 

 

토마스 콜(1801-1848)

먼곳에서 본 나이아가라 폭포, 1830

패널에 유채, 47.9*60.6 cm

시카고 인스티튜트 오브 아트

 

오늘 아마존에서 새로 산 시카고 인스티튜트 오브 아트의

도록이 도착을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참 많이도 모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미국의 미술관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캐나다에서 유학하던 시절

후배 부부와 함께 동부의 주요 5대 도시를 돌면서 미술관들을 거의 다 답파했던 그때가

그립습니다. 워싱턴 내셔널 갤러리, 보스턴 파인아트 미술관, 하버드 포그 미술관, 필라델피아

미술관, 스미소니언 미술관등 이 외에도 출장이나 여행길에 가본 뉴욕의 주요 미술관들

구겐하임과 메트로폴리탄,뉴욕 근대미술관,브룩클린 미술관등을 다녔었지요.

 

생각해보면 아직도 가보지 못한 미술관이 수두룩 합니다.

미국은 역시 세계의 중심답게, 유럽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미술관에 못지않은

콜렉션을 자랑하는 탄탄한 기조의 미술관들이 많이 있지요.

특히 킴벨 미술관과 디트로이트 미술관, 오렌지카운티 미술관등이 아주 인상에

남습니다.

 

시카고 미술관에 걸린 미국화가인 토마스 콜이 그린 나이아가라 폭포의 풍경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망막속에 맺혀가는 수액이 더욱 끓어오르듯, 인간의 시선으로 규정하기

어려운 풍경의 장엄함이 바로 포화 상태의 내 시야 속에서 펼쳐집니다.

19세기 미국 미술은 장엄한 풍경화의 시대가 열렸던 때였습니다.

토마스 콜은 바로 이 시대의 바로 중심에 서 있던 작가였지요.

 

 

나이아가라는 캐나다와 미국에 있을때 각각 다 가본 적이 있습니다.

흔히 캐나다에서 보는 풍경이 더 아름답다고 알려져 있지요. 토론토에서 갈수도 있고

뉴욕에 갔다가 시간을 내어 간적도 있습니다.

장엄함.....음성의 극한을 넘어서는 거대한 물의 움직임이

시야 속에서 길들여 지지 않는 자연의 본래적 속성을 보여줍니다.

삶의 송연함을 그대로 재현하면서, 이 거대한 물줄기 조차도 언젠가는 또 다른 거대한

물의 정거장에서 사멸의 운명을 밣아야 하는 것임을 말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부드러운 직선으로 하강하는 폭포의 운동성은 결코 원시적이지만은

않은것 같습니다. 세상의 가장 낮은 곳을 깊숙하게 어루만지며 흐르는 저 물의

견고함 속에는 이미 내밀하게 속삭이는 '정신'의 풍경이 살아 숨쉬는 것 같습니다

 

 

나이아가라 폭포 앞에서

                                                    차 수 경

필경,
에덴에서 아담을 부르시던 당신의 음성
아담아 네가 어디 있느냐
우뢰처럼 절벽에 내리 꽂히는 위엄 앞에
처참히 부서지는 흑암의 절규
 
땅이 흔들리는 거대한 진동
가까이 다가설 수 없는 당신의 광채 앞에
물안개처럼 낱낱이 피어오르는 허물
주여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이아가라 폭포의 케스타 벼랑
비단결처럼 고운 풍요의 포말 속으로 수장되는
위태한 불신의 주검들
국경을 가로질러 무지개가 불꽃으로 빛나다

 

 

알버드 비어슈타트

루체른 호수, 1858

캔버스에 유채

워싱턴 내셔널 갤러리

 

알버트 비어슈타트는 이 그림을 통해서 화가로서 성공의 대열에 끼게 됩니다

1856년 화가는 독일과 스위스로 여행을 떠납니다. 그곳에서 특히 루체른에서 여름 한철을

보내게 되지요. 그는 그곳의풍경을 그리면서 향후 자신의 일생동안 반복해온

일종의 화법을 완성하게 되지요. 여러벌의 스케치를 그리고

스튜디오에서 채색을 통해 완성하는 방식을 택하게 됩니다.

 

 

 

그가 그린 루체른의 맑은 물빛 아래 흐르는 적요의 풍경속에 몸을 담구어 보고

싶습니다. 풍경은 아마도 그런것인가 봅니다. 내 망막의 뿌리를 생성시키는 힘을 가진

씨앗과 같은 것. 내가 보고 느끼고 맛본 이 풍경의 전체가

우리가 생각하고 사유하며 그려내는 이성의 그림 속 전부가 된다는 사실을 말이죠

 

 

 

여행은 자발적 귀향이라고 한다더군요.

루체른에 갔을때도 사실 그랬습니다. 마음은 부서져 있었고

 고요한 물들의 정거장엔 내 눈물의 따스함으로 적시지 못하는 구름조각만이 떠있을 뿐이엇지요

여행은 귀향을 떠나온 여행객의  마음을 붙잡고 그냥 풀어버리라고

그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이 생이 계속되는한, 여행이란 일종의 도전감 앞에서

항상 자유로운 영혼이 되길 기도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배웠던 것들과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새롭게 보게 해주었던

모든 것들에 대해서도 감사합니다.....

 

그림속 풍경은 이미 그곳을 지나친 여행객에겐 그냥 그림 속 풍경이

아닌가 봅니다.....

멋진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