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Holic/책 읽기의 황홀

나를 위한 인터페이스-시간의 풍경

패션 큐레이터 2004. 6. 5. 11:18

S#1-Sensitivity of Time

 

오늘은 우리를 둘러싼 풍경과 그 속의 나를 생각하는 두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바로 변화를 위해 가장 먼저 직면해야 할 첫번째 요소로서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찰라가 쌓여 영겁이 된다는 것' "시간은 강물, 사물은... 오직 사라지기 위해 존재한다"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의 한구절을 이야기 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시간의 흐름속에 몸을 맡기고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점에서 우리에게 시간의 흐름에 대한 우리의 감각을 어떻게 조직화 하고 타인들이 조응하는 시간의 속도를 이해 할 것인가를 이야기 해야 합니다. 기업철학에서도 바로 이러한 시간에 대한 감성은 커다란 작용을 합니다. 왜냐하면 기업은 시간에 투여된 비용에 대한 효과(efficientcy)를 가지고 기업의 존재가 살아가는 목적인 영리창출의 '능률'이란 요소를 측정하기 때문입니다.

 

 

철학자 폴 리쾨르는 자신의 저서인 '시간과 이야기'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합니다. “시간은 서술적 양식으로 엮임에 따라 인간의 시간이 되며, 이야기는 그것이 시간적 존재의 조건이 될 때 그 충만한 의미에 이른다”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이렇게 해석해 보았습니다. 시간이 서술적 양식으로 엮인다 함은 시간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내 삶의 모습이 하나의 개별성을 갖는 이야기이며, 우리가 만들어 가는 이야기가 있을때라야만이, 우리가 규정하는 거대한 시간의 압력으로 부터 자유롭게 우리는 내 안에 있는 풍경들을 만날수 있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시간을 분류할때 흔히 우리는 템포와 듀레이션이란 두가지 용어를 사용합니다. 템포란 음악에서 나온 용어이지요 이 말의 어원이 바로 '템푸스'입니다. 음악에서 템포는 악곡의 물리적 속도에 머무르지 않고 작품의 표현내용·구조형식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집니다. 연주에 임해서는 거기에 연주자의 특성·양식·음향성 등이 관계를 갖게 된다. 따라서 어떤 악곡의 템포를 절대로 객관적으로 규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요. 그만큼 '템포'란 주관성으로 가득한 것입니다. 우리 자신이 만들어 가는 내면의 리듬을 구성하는 최소의 요소라는 것이지요. 그것은 주관적인 시간이자 획일적으로 흐르는 것이 아닌 시간을 의미합니다.

 

 

이와 반대로 크로노스란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물리적인 시간이며 저 사진속 시계들의 초침들이 가리키는 시간입니다. 그것은 되돌릴수 없다는 점에서 우리를 구속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간이란 개념은 지속이란 개념과 만나서 새로운 의미를 우리에게 부여합니다. 즉 우리들의 삶이 펼쳐지는 시간 속에서 우리가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단속적인 것이 아니라 장기로 지속되는 성질의 것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지루할 정도로 시간의 개념과 풍경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데는 개인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우리내 삶을 위한 인터페이스'를 조율하기 위해서 왜 시간이란 존재를 고려해야 하는가는 바로 나의 시간을 '타인'과 함께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과 타인의 시각을 함께 조율하지 않는한, 시간속에서 만들어 가야 하는 우리내 생의 이야기는, 삶의 실타래는 쉽게 풀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업을 중심으로 생각해 보도록 하지요. 연구를 하는 사람들은 장기를 바라보지만 영업이나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은 단기를 바라봅니다. 시간에 대한 감각이 다르다보니 둘은 항상 잘 싸우게 됩니다. 이 사이에 끼어있는 생산과정은 더욱 그렇지요. 이 경우에 생산은 템푸스가 아닌 크로노스, 물리적 시간의 흐름과 싸우는 사람들입니다. 납기일을 맞추고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타인이 바라보는 시간의 감각을 이해하고자 할때 우리내 삶의 물꼬가 더욱 원할하게 터질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사실 주관적 시간의 흐름속에 묶여 있기에 우리내 생의 테우리를 구성하는 외부의 환경과 불우한 관계를 만들기 쉬웠다고 생각하니까요. 자 이제 여유를 갖고 우리 밖에 있는 저 물리적인 시간은 불태워 버리는 것은 어떨까요? 오로지 즐거움과 유쾌함, 행복이 가득한 저 주관의 시간들을 그려갈 마음의 캔버스를 하나씩 준비하는 삶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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