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제가 하고 있는 유비쿼터스 분야 중에서 차량용 애플리케이션 제품들을
기획하고 시장 전략을 구상하는 일입니다. 흔히 말하는 상품기획과
기업의 예산을 이러한 기획에 연계하는 전략가로서의 양면의 일을 하지요.
그래서일까? 태어날때 부터 길눈이 어두운 이 요상한 조합 앞에서
외국을 갈때 마다 습관적으로, 혹은 내 자신에게 말을 걸기 위해 하는 일이 바로
이정표를 사진에 담아두는 일입니다.
위의 이정표는 이번 봄, 독일 신샤임에서 있었던 전시회에 갔다가 찍은 것입니다.
항상 길이 끝난 곳에서 길이 시작되듯, 삶의 이정표는 제게 새로운 길을 위해 도전하라고
그렇게 외치고 있습니다.
사실 개괄적으로 이야기 하곤 있지만 제가 있는 분야의 특성이란 것이
너무나도 빨리 변하는 기술의 진화 속도를 '이해'하고 적용하는 것이어서
항상 많은 스터디를 해야 합니다. 앞으로는 이동하면서도 편하게 대용량의 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한 와이브로의 세상이 되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에 대해서
저는 요즘 고민도 하고 일종의 시나리오도 써보고 있습니다.
영화와 패션이란 장르의 상품을 기획해 봤고, 현재의 유비쿼터스 관련된
응용제품들을 기획하고 시장을 읽는 일을 할때 의외로 중요한 것이 바로 '시나리오'를 쓰는
일입니다. 상상력을 동원하여 가정의 인물을 상정하고 그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들
혹은 그에게 필요할 수 있는 것들을 마치 소설을 쓰듯 표현해 보고 줄거리를 구성하고
거기에 기술구현이 가져다줄 편익(benefit)과 또한 어떤것을 소비자들이 추구할까
하는 것을 동시에 입체적으로 마치 옷을 입히듯 그렇게 입혀보는 일이지요.
앞으로의 자동차는 더이상 거리를 주행하는 이동기계가 아니라, 세상을 향해 열려있는 창, 바로 윈도우가 될 겁니다.
이미 손가락 하나만 있으면 꼭꼭 집어내는 네비게이션과 이동중에도 떨림없이 방송을 수신하는
DMB 서비스가 무르익었지요. 앞으로 와이브로란 기술이 접목되면
이동중에도 수강신청을 하거나 혹은 함께 모임에 가기로 한 친구가 길을 잃어버렸을때
화상으로 약도를 그려가며 설명해 줄수 있는 그런 기능들이 이미 구현되어 시판될
나날들 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출장을 원체 많이 다니다 보니 지인들과의 관계도 많이 소원해 졌습니다.
이럴때 항상 해보고 싶은 것이 제 차에 장착된 모니터를 통해 사람들의 표정을 보고
안부를 전하고 내가 갔던 모든 장소들, 가령 프라하나 뮌헨등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영상으로 담아 사람들에게 '결혼식'에 가지 못한 핑계에서 부터
여러가지 핑계를 만들어 보내고 용서를 비는 일입니다.
기계와 컴퓨터가 인간의 노동을 대치하는 비율이 점점 더 높아지는 지금
휴보, 인간을 닮은 로보트의 공연을 볼때마다 어쩔땐 참 무섭다는 느낌이 들때도 있습니다
물론 아래의 이 로보트가 주로 사용될수 있는 곳이 환자들을 돌보고
노인들의 말벗이 되어줄수 있다고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디지털의 환경에서
여전히 기술의 힘을 빌어 구현할 수 있는 따스한 아날로그적 감성일수도 있겠지요.
기술과 부, 그리고 발전하는 인간의 감성은
항상 그것을 어떠한 목적에 효용성을 가지고 사용하는 가에 따라
선하게 혹은 악하게 이용됩니다. 물론 인간의 궁극적인 선함은 이 기술의 내부에 존재하는
일종의 악의 욕망들을 언제나 꺽을수 있는 힘이 있다고 저는 믿어왔습니다.
와이브로 기술도 그럴겁니다. 특히 언어 장애자들을 위해
와이브로 기술이 사용될 경우, 언어사용의 불편을 느낄수 없도록 배려하는 멋진 기술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동시접속을 하면서 나쁜일을 도모하는 데 사용될수도 있는 것이지요.
生, 그 환한 충전
뻥튀기 기계가 빙빙 돌아간다 노인을 가린 파라솔은 햇발을
당기며 오후를 충전중이다 먼지 쌓인 의자 위,
졸음도 수북이 쌓였을까 잘 마른 옥수수 까그라기를 털듯
눈을 비비던 노인, 꿈처럼 앞니 두 개로 웃는다
수 년 전 풍 맞은 아내는 아랫목을 차지한 채 일찍 늙었다
몸을 가누지 못하는 아내를 돌아 뉘는 노인의 앙상한 팔에
플러그처럼 힘줄이 돋는다 아내의 등에 활짝 핀 욕창
꽃 진 자리처럼 쓸쓸하여서 노인은 자꾸만 쓰다듬는다
이제 그만 지고 싶다는 아내에게 얼마의 온기를 전송하는 것인지 손길마다 따뜻한 기운 흐른다
가슴 한구석 통증의 압력도 이 기계만 같을까, 노인은
뜨거운 응어리를 쇠막대로 힘껏 열어 제낀다 펑!
연기로 터져 나오는 저 환한 것들
소중한 것은 공기보다 가볍고, 생은 환한 충전 속에서 새롭게 피어난다....
항상 느낍니다. 제가 가는 이 길의 끝에는 또 다른 길이 있다고요
하지만 항상 기도합니다. 인간의 기술이 결코 우리 속에 있는
따스한 체온의 깊이를 능가하지 못하도록, 그렇게 우리가 살아가야 겠다고 말이죠.
우리는 빛의 아이들이니까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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