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Healing/내 영혼의 갤러리

내면의 풍경, 응시의 시선-박항률의 그림

패션 큐레이터 2004. 5. 28. 11:17
박 항 률
Divano / Era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작가 박항률의 그림에 대해서 글을 써볼까 합니다. 
사실 예전에 이 분에 대해서 쓴 적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는 작가입니다.


Prayer with Candle Light 2001, Acrylic on Paper, 79.0×74.0cm


▲ The Dream 2001, Acrylic on Paper, 45.5×27.0cm




▲ Meditation at Noon 1999, Acrylic on Canvas, 100.0×65.2cm




▲ Yonder 2003, Acrylic on Paper, 73.5×142.5cm




▲ The Dawn 2002, Acrylic on Canvas, 53.0×45.5cm




▲ The Dawn 2003, Acrylic on Paper, 27.5×38.5cm




▲ Yonder 2002, Acrylic on Paper, 90.9×66.5cm




▲ Enchantment of Spring 2003, Acrylic on Paper, 38.0×36.5cm




▲ Enchantment of Spring 2003, Acrylic on Canvas, 53.0×45.5cm




▲ 기다림 Yearning 2002, Acrylic on Canvas, 65.1×100.0cm




▲ 저 너머에 Yonder 2001, Acrylic on Paper, 75.0×140.0cm




▲ 기다림 Yearning 2002, Acrylic on Paper, 66.5×90.9cm




▲ 저 너머에 Yonder 2002, Acrylic on Paper, 70.0×127.0cm




▲ 여정(旅情) The Journey 2001, Acrylic on Paper, Antique Window 52.0×53.8×2.8cm




▲ 새 벽 The Dawn 2000, Acrylic on Canvas, 71.9×53.0cm




▲ 기다림 Expectation 2001, Acrylic, Pastel, Charcoal on Paper, 66.0×45.5cm




▲ 저 쪽 Yonder 2001, Acrylic on Paper, 75.3×142.5cm




▲ The Temptation of Candlelight 1999, Acrylic on Canvas, 72.7×90.7cm




▲ Meditation of Life 1999, Charcoal, Pastel, Colored Pencil, Acrylic on Paper65.5×99.0cm




▲ The Temptation of Candlelight 1999, Acrylic on Canvas, 90.7×72.7cm


S#1-Meditation on Inner Peace

나를 바라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그의 그림속에 한결같이 드러난 응시하는 시선을 난 잊지 못합니다.  제가 박항률의 그림에 끌리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죠. MEDITATION 연작으로 내어놓는 그의 작품에는 응시하는 주체와 그를 둘러싸고 그와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는 나비나 물고기가 들어있습니다. 그의 작품에는 '기다림'과 '새벽''저 너머'란 제목들이 많이 붙지요. 아마도 그것은 작가가 자신을 바라보기 위해서  응결된 새벽의 순수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무언가를 끊임없이 응시하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는 아크릴과 챠콜 그리고 파스텔을 즐겨씁니다. 거의 아크릴이 주조를 이루는 소재가  되는데,  회화적인 특성만 놓고 본다면 아크릴은 어떠한 표면에서도 강한 접착력을 보입니다. 한편 투명하고 밝은 느낌을 부여하기 때문에 아크릴로 그려내는 그림들은 밝음과 내면적인 어두움의 이면적 특성들을 잘 그려낼수 있다고 하지요. 

'응시'라는 말 자체가 어느 한 대상을 견고하게 바라볼수 있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고 또한 투명하게 관조할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가지는 것이기에 그가 그려내는 캔버스 표면위에서 밝게 빛나는 아크릴의 물성들은 그러한 조건들을 이루는 충족조건이 됩니다. 화가는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대상을 포착하는 일도 주요하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매개를 자기화 하는 작업또한 주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다시 그림 이야기로 들어가면 아크릴 물감이 표면위에 밝음을 부여할수 있는 것은 바로 그것이 빨리 마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밝음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표면이 질척하게 젖어 있어서는 안됩니다. 사업을 하건 혹은 연애를 하건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건 그러한 만남의 과정들이 질펀하고 습한 상처의 늪속에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밝은 햇살아래 훌훌 털어버리고 말리고 개운하게 시작할수 있는 현명함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탈되는 고객을 잡는 것과 새롭게 고객을 만드는 일도 바로 이러한 비유가 통할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우수고객을 창출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나의 관계들을 끊임없이 습하게 만드는 필요하지 않은 고객들과 의 관계를 청산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바싹 말려서 습한 구석이 없게 정리할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겠지요. Charity begins at home이라는 서양속담이 있지요. 자선은 집에서 출발한다는 이 말의 의미는 가까운 곳에서부터 소중함을 실천하라는 뜻이 아닌가 싶습니다. 나를 위해 나의 상품과 기업을 말해주는 소중한 고객들, 그런데 대부분의 기업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정작 이런 고객들 한테는 오히려 소홀하고 별 관심이 없는 고객들을 유치하느라 많은 소중한 자원들을 낭비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한순간도 진득하게 붙들어 놓을수 없기에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한 것은 아닐까요? 이제 거품 아래로 깊이 들어가 우리가 알고 있는 '관계'란 말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투명하고 습하지 않으며 어디에도 강하게 접착될수 있는 그런 만남과 관계를 위해 성찰의 시간을 가지는 여러분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