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5일 식목일을 맞아 가벼운 차림으로 봄산책을 나섰습니다. 경희대에 가는길이 집에서 그리 멀지 않기 때문에 오랜만에 학교 캠퍼스도 걷고 봄기운 가득한 교정도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경희대를 갈때마다 느끼는 것은 학교가 참 예쁘다는 것입니다. 신촌에서 학교를 나온 관계로 겨울에는 다소 고풍스런 학교 건물들이 멋져보이긴 했지만 경희대의 봄의 풍경에는 다소 못미치지 않나 싶습니다. 학생들의 옷차림에서 물씬 느껴지는 봄의 향기와 셀카와 디카로 가득해진 사람들의 풍경들 하나하나 그냥 망막속에 세겨놓고 왔답니다.
고풍스런 건물 밑에서 사진도 찍고, 오랜만에 많이 걸었습니다. 원체 산책을 좋아하는 데다가 사진찍으며 초록빛으로 가득한 캠퍼스를 걷는 길은 화창하고 신선했습니다.
아크로폴리스 광장의 모습을 찍다가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확실히 지금의 학번 세대와 제가 다니던 학번의 풍경이 참 다르다는 거였습니다. 사실 사진 한장 찍으려고 해도 아이들 모아 쭈삣쭈삣 나가서 포즈취하고 한장 찍어 현상 맡기고....그랬는데 숫자 맞추어서 찾았더니 사진 안찾는 녀석 한둘 때문에 이래라 저래라...하고 그랬던 기억이 나더라구요.
요즘은 디지탈 카메라 시대가 되면서 사실상 예전의 현상을 맡겨야 할 필요성도 없어지고 찍었다 지울수도 있으니 참 많이 편해진것도 사실입니다. 실제로는 단점보다 장점을 더 많이 저 자신도 느끼고 있어요.
편안한 세대의 미감을 바라보는 시각은 내가 그들과 얼마나 친밀감을 교우할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요즘 온라인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사실상 여러 학생들을 만나고 다녔답니다.
솔직히 부러웠습니다. 어찌나 아는것도 많고 그리고 자기 의견도 잘 개진하고 하던지요. 툭하면 선배가 어떻고 MT 가서도 군복입은 예비역 선배들 앞에서 기합이나 받고 하던 세대에 비하면 훨씬 소프트하고 밝은 빛깔의 미감을 가지고 있는듯 합니다.
오는 길에 인사동에 들러 이런 저런 봄을 맞는 전시회들도 보았습니다. 위의 사진은 '아름다운 정원'이란 제목의 전시회였는데요. 한국의 유명 20인의 도예가가 실제 원예 작품을 자신의 작품 위에 실어 판매하는 전시회 였습니다. 아주 빛깔도 좋고 조명속에 소담하게 담겨진 작은 화분들이 마음 한 구석 가득히 '연두빛'으로 메워 주더군요.
플라워 무늬가 가득하게 입사된 두개의 컵을 바라봅니다. 캐나다에 있을때 보랏빛 제라늄을 집에 있던 컵에 담아 기숙사 테라스에 놓아두었던 적이 있었는데요. 그 때 생각이 났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점심 먹으로 갔던 경희대 앞 레스토랑입니다. 치즈 돈까스랑 케이준 치킨 셀러드를 먹었습니다. 음식 프로그램에도 소개된 집이라고 하던데요. 맛이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이제 우리 곁에 완연히 다가와 새롭게 여름의 시간성과 교차되고 있는 봄의 기운 속에 그렇게 푹 파묻혀 보낸 하루의 시간이었습니다. 오늘도 제 방에 와주신 모든 분들께 이 봄의 기운을 함께 하고자 하는 뜻에서 예쁜 장비 한다발 우윳빛 토기에 담아 가득하게 여러분의 창가에 세워봅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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