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패션의 제국
패션의 제국이란 제목이 다소 무겁게 들린다. 최근 사회학자 질 리포베츠키의 저서 '패션의 제국'을 읽고 있다. 패션의 논리로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재구조화된 사회 덧없고 공허한 시대를 미끄러져가는 흔들리는 개인들에 관한 철학적 에세이라는 다소 긴 부재가 달려있다. 사실상 난 그를 잘 모른다......
내가 근무하는 신세계 의류사업부 내 작은 책상위엔 빼꼼이 많은 책들이 꽂혀있다. 그중에서 내가 가장 즐겨읽는 것은 뭐니뭐니해니 해도 '보그'지다. 중학교 1학년때부터 '보그'지를 읽었다. 그 당시만 해도 아직 지금처럼 번역판이 나오질 않아서 외국에 있는 사촌형이 항상 보내주었던 '보그'잡지.
'하퍼스 바자'와 '엘르' '우먼스 웨어 데일리'가 속속들이 번역되어 나왔지만 보그만의 매력을 이기기는 힘들다. 이번 3월호에는 최근에 가장 뜨고 있는 뱀피소재의 유행에 대한 분석과 아르마니의 이브닝 드레스,미술관에대한 단상등 여러가지를 실었다.
그런데 사실상 내가 즐겨 읽는 부분은 시즌별 트렌드나 소재 칼라와 디자인에 대한 정보가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보그의 에디터 쉽이 보여주는 여러가지 삶의 이야기들, 삶의 신변잡기적인 이야기들에 주목하게 되었다. 어차피 패션이란 옷을 입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니까......
S#2-삶의 변주를 꿈꾸며
'보그'지에는 PEOPLE ARE TALKING ABOUT라는 섹션이 있다. 이번에는 영화 '산책'의 김상중과 여류화가 정서영의 전시,바하의 음악들을 다루었다.'보그'를 읽다보면 패션이란 단순히 옷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눈뜨게 된다. 정말이지 리포베츠키의 말처럼이나 패션은 신체를 바라보는 응시와 태도,충동적인 소비,선거유세를 앞두고 벌어지는 정치적인 수사학, 이 모든 것을 포함하는 것이다. 어찌되었든 우리는 이것들을 몸에 걸치는 셈이 되니까 말이다. 사회학자들이 말하는 '의사사건(pseudo event)'이니'상징조작(symbolic manipulation)'이나 하는 것들도 사실상 이 범주의 또다른 해석이지 싶다.
"패션은 그것을 입는 사람을 규정한다".고 흔히 복식사회학을 연구하시는 분들이 말한다. 물론 상당한 공감을 한다. 유행이란 현대의 신화를 추적하다 보면 참으로 재미있는 양상들을 많이 발견할수 있다. 일견 천박해 보이기도 하는 유행속에는 집합적인 사람들의 꿈의 열망이 숨겨져 있기도 하다. 그런 이유로 함부로 매도할수 없는 묘한 단어인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난 개인적으로 '보그'지의 이충걸 기자를 좋아한다. 그가 인터뷰하는 사람들의 작업이며, 편집하는 글들을 읽다보면 시대의 코드들이 마치 갓구어진 벽돌을 쌓아 구축되는 작은 성처럼 돌출되기도 하고, 작은 직소퍼즐을 맞추기 위해 땀 꽤나 흘려야 하는 유쾌한 경험으로 내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작업을 모아 '해를 등지고 놀다'라는 인터뷰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S#3-난 'VOGUE'가 좋다
문화를 읽어가는 아이콘들을 만나고 싶을땐 난 보그를 산다. 이 안에는 사유할수 있는 생각거리들이 꽤나 가볍고 유쾌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사실상 장사는 잘 안되나 보다. 툭하면 30%다운된 가격으로 정기독자 모으기에 정신이 없으니....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보그가 좋다. 이충걸과 노은아기자의 에디터쉽 정말 좋다.......한번 만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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