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Fashion/패션 필로소피아

바게트 빵이 핸드백을 만들었다고?

패션 큐레이터 2008. 4. 11. 01:21

 

안녕하세요 보그 파워 블로거 김홍기입니다.

올 초 VOGUE의 파워블로거로 선정된 후 첫번째 포스팅을 올립니다.

파워블로거가 된 후 보그에서 블로거 초대행사를

여러 차례 했는데, 시간도 맞질 않고, 제가 출간 문제로 바빠서

제대로 챙기질 못했습니다.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펜디(FENDI)의 바게트 백 10주년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10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세계 각국의 아티스트들이

그들만의 감성과 작가주의를 담아낸 핸드백을 디자인 했습니다.

한국에도 10명의 아티스트가 핸드백 디자인에 참여했고요.

패션과 미술의 결합이 두드러지는 요즘, 이 전시를 통해

예술가들이 디자인 한 핸드백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 행사가 열린 청담동의 10 Corso Como(디에치 꼬르소 꼬모)란 갤러리입니다.

미술관을 뜻하는 갤러리는 아니고, 패션 복합매장인데

밀라노에서만 10년이 넘는 세계 최초의 편집샵으로 알려져 있지요.

 

바이어 시절, 이 편집샵 개념을 처음 접했더랬습니다.

뉴욕에서 소비큐레이터(Consumption Curator)란 개념이 막 떠오를 때였습니다.

소비 큐레이터란, 날로 높아지는 소비자들의 감성과 심미성에

대응하는 업계의 반응이 만들어낸 개념입니다.

 

미술관에서 큐레이터가 관객이 보아야 할 작품들을 테마에 따라 선별하고 디스플레이 하듯

편집(Editing)개념을 도입해, 감성적인 소비자에게 다양한 컨셉의 제품을

함께 선보여 구매를 높이려는 시도인거죠.

 

 

오늘 행사를 주최한 펜디사의 매장이 보입니다.

한국의 아티스트들이 디자인한 핸드백이 보이지요?

바게트 백이란 펜디가의 실비아 벤추리니가 프랑스 여인들이 겨드랑이 사이로

바게트 빵을 끼고 제과점을 나서는 모습에 착안해 디자인 한 것입니다.

 

1997년 바게트빵에서 착안해 태어난 이 펜디백은

이후 천여개가 넘는 버전을 제작하면서 명실공히, 프랑스 여인이 생활을 위해 끼고다니는

바게트 빵처럼, 패션을 넘어 문화적 아이콘이 됩니다. 지금까지 80만개가 넘는 제품이 팔렸다는군요.

 

 

 

블로거들을 위해 준비한 파티입니다. 배가 고프면

디자인이 잘 안보이는 법이지요. 스파클링 와인 한잔에 간단한 오찬을 먹었습니다.

오늘 압구정에서 회사 고객을 만난 덕에

이 행사에 아주 쉽게 갈수 있었습니다. 봉잡은 셈이죠.

 

 

 

개인적으로 메이크업 아티스트 최미애씨의

<나의 행복>이란 제목의 핸드백이 좋더군요. 그녀는<미애의 318일간의 버스여행>으로 알려진

여행가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딸 릴라의 모습에서 어린시절

행복한 시간을 구성하는 요소들, 해, 구름, 달, 꽃을 자연스레 그려넣었습니다.

 

 

핸드백의 뒤에는 미애씨 자신의 모습을 그려넣었습니다.

엉뚱하지만, 세상에 하나뿐인 핸드백이 되겠군요.

 

 

화가 김성진은 바게트백에 자신의 그림을 프린팅했습니다.

그의 그림은 예전 블로그에서 한번 소개했었지요.(링크 걸어주었습니다)

여성의 입술을 통해 성욕과 식욕을 회화속에 은유적으로 드러낸 작가의 그림이

 핸드백에 차용되었습니다. 이 핸드백을 사서 먹으라는 뜻일까요?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 조현씨의 작품입니다.

사회적인 함의를 담은 디자인이 아닐까 싶어서 몇컷 더 찍었네요.

공항 세관 신고서를 백에 붙여버린 남자. 왜 그럴까요?

말 그대로 내가 소유한 물건에 대해서 최종적으로 신고하는 문서일진데

자신의 소유물에 대한 최종적인 확증 속에 기억되어야 할 핸드백이란 의미일까요?

 

 

인테리아 디자이너인 김치호씨의 디자인입니다.

지압효과를 노려 플라스틱 봉과 돌출부분을 만들었군요.

 

 

탤런트 이혜영씨가 디자인 한 제품입니다.

'미싱 도로시'로 패션업계에 선풍적인 바람을 일으켰던

이제는 자리잡은(?) 디자이너죠. 니키 드 생팔의 그림에서 본 듯한

패턴일까요? 일본 팝아트의 기수인 무라카미 다카시의 몇몇 작품에서 본 듯한

모티브여서 물어보고 싶었는데, 정작 디자인을 한 혜영씨는 에스닉한 프린트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하고 싶었다지요.

 

 

사진작가 구본창이 디자인한 백입니다.

작년 동경 오프닝에서 뵙고, 패션작품(?)으로 이렇게 또 뵙네요.

2년전 모로코의 마라케시에 있는 바히아 궁전의 바닥 무늬를

원용한 디자인이랍니다. 사진작가는 렌즈를 통해 현실에 대한 일정부분의 왜곡을

감수합니다. 그래서일까요? 백 하면에 디자인된 바닥무늬가

흑백의 교차 속에 시선의 왜곡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을 심플하면서도 눈길을 끕니다.

 

 

한복 디자이너 김혜순 선생님의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베스트로 뽑았습니다. 요즘 동양풍에 빠져 있어서 그런지

한국적 단아함이 붉은 댕기머리를 한 핸드백으로 태어난 디자인이 눈에 들어오네요.

 고색창연한 매듭, 호박석과 산호석의 신비한 연록색이 어울리며 더욱 환하게 봄을 부르네요.

여기에 핸드백의 입구를 열어주는 옛 여인의 뒤꽂이까지 정확하게 연결되어 있네요.

마치 옷고름을 풀듯, 여인의 마음까지 열어줄 수 있을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펜디사의 제품은 아니지만

너무 우아한 드레이프가 눈에 들어와 찍었습니다. 1920년대

마담 그레의 디자인과 많이도 닮아있네요.  

 

 

 4년여간에 걸쳐 쓴 책의 주제가 패션과 미술의 결합이었습니다.

서로의 상상력을 빌려 자신의 분야를 풍성하게 할 수 있음을 믿는 것.

그런 제게 오늘 전시는 아주 좋은 볼거리로 가득 차 있었네요.

 

아기곰과 함께 사진찍었는데, 어때요?

에효....왜 이렇게 늙어보이는지.....그래도 오늘도 여전히 개구리 뒷다리를

외칩니다......환하게 웃어야죠. 행복한 주말이 다가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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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꽂이

조선시대 부녀자의 쪽진 머리 뒤에 꽂는 장식품의 하나. 얹은 머리나 쪽머리 뒤에 덧꽂았던 비녀 이외의 일체의 수식품을 말하며 더러는 얹은 머리 앞에도 꽂았다. 뒤꽂이는 단순히 미적인 조화를 이루기 위한 것과 귀이개나 빗치개를 겸한 실용성을 지닌 것이 있었다. 백제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금제 삼족뒤꽂이에서 그 기원을 살펴볼 수 있다.
뒤꽂이는 금·은·동·산호·비취·진주 등의 재료를 이용해 여러 형태로 조각·장식했는데, 궁가(宮家)·반가(班家)·서민 등 신분에 따라 다르게 착용하였다. 봉황이 날개를 펴고 있는 모습을 조각하고 날개 끝에 비취를 장식한 것, 옥으로 화문을 조각하여 만든 것, 옥으로 만들고 머리 부분의 중앙에 원수문을 음각한 것, 은판에 화문을 나타낸 것, 은으로 된 엽형(葉形)에 비취구슬을 장식한 것, 나비를 장식한 것, 산호로 꽃봉오리를 만들고 국화·매화를 조각하여 부착한 것, 나비 형태를 정교하게 조각하고 몸체의 중간에 산호를 박은 것, 국화꽃 1송이를 장식하고 꽃의 중심에 산호를 박은 것 등 다양하다. 주로 나비·봉황·새 등의 동물이나 국화·연봉·천도복숭아·매화 등의 꽃을 형상화했다. 뒤꽂이의 명칭은 조각된 형상에 따라 나비뒤꽂이·국화뒤꽂이·봉뒤꽂이 등으로, 재료에 따라 비취뒤꽂이·산호뒤꽂이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길이는 보통 10㎝를 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서민들에게 가장 널리 사용되었던 것은 장식과 실용성을 겸한 빗치개뒤꽂이와 귀이개뒤꽂이였으며 대부분 은으로 만들어졌다. (Daum 문화원형 백과사전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