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Healing/빛으로 그린 그림

MBA 다이어리 107-비오는 날의 수채화

패션 큐레이터 2003. 10. 18. 05:55






S
캐치미 이프유캔













S#1-In the Rain




어린시절 비가 올때면 어머니는 항상
제게 흰색의 고무장화를 신기셨습니다. 어린아이의 발이 물에 불지 않기 위해서 쓰는 장화였지만 비가 올때면 일부러 물웅덩이
위를 장화를 신은채 달려가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은 인도와 베트남을 중심으로 3년동안
몬순(계절성 폭우)의 이미지를 담아온 파블로 산 주안의 사진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S#2-Double Shades of Rain



비오는 날엔 왠지모를 우수와 공허가
마음속에 찾아듭니다. 오늘 여러분들이 보시는 다양한 비와 몬순의 이미지들은 사진으로 포착되는 그 순간부터 기상학적 현상과
이에 반응하는 인간의 양식이 결합되는 사유의 장이 됩니다. 파블로 산 주안은 이러한 물의 이미지에 대해서 연작 사진을
찍어보길 바랬고, 동남아시아로 가서 그곳에서 3년이란 세월을 그곳에선 사람들에게 마치 친구와도 같은 친숙한 이미지의 몬순의
모습들을 찍어보기 바랬던 거 같습니다.



비바람은 저렇게 겁을 주며 세차게 몰아쳐도 저 가고 싶은 곳으로
가는데 칠흑같이 어둡고 비바람 몰아치는 이 밤에 나는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순간 순간마다 내리치는 번개와 천둥소리가 내
여린 가슴을 찢어놓습니다. 이런 날은 정말 그대가 곁에 있어야 합니다. 그대가 내 곁에 있다면 폭풍우 몰아치는
이 밤도 사랑의 시간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날은 정말 그대가 곁에 있어야 합니다. 용혜원의
'폭풍우 몰아치는 날' 중에서







































S#3-Vertical Dream of Rain




비가 오는 날이면 어머니는 제가 좋아하는 수제비를 만들곤
하셨습니다. 어린 시절 그리 넉넉하지 않았던 살림에도 어머니께선 제가 만들어 달라는 것들을 한번도 거절해 보신적이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요즘같이 비가 많이 오는 이곳 벤쿠버에선 그 예전 어머니가 정성스레 반죽해서 만들어주셨던 수제비
한그릇 먹는 것이 그리 쉽지 않기에 추회의 정은 더욱더 크기만 합니다.




비가 오면 사람들의 방식은 대개 두가지로 나뉘는듯 합니다. 오히려
더 부산하게 몸을 움직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차분하게 책상에 앉아서 그냥 물끄러미 창문밖을 바라보는 사람이 있지요.
아마도 저는 사실은 전자에 가까운 일면이 강했습니다. 몇전전 까지만 해도 말이죠. 수직으로 내리면 죽어가는 비의 이미지를
바라봅니다. 맑은 슬픔이 내려 앉는 일상의 조율속에서, 비가 오면 흰색 장화와 비닐우산 하나 들고서 터벅 터벅 집앞 공터를
걷거나 뛰어다니던 어린시절의 우중산책을 생각해 봅니다.




















Fulfilment of Life>







Fulfilment of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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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 빗물을 한방울 한방울
튕기어 봅니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더욱 대지는 촉촉함에 젖어 짙은 갈색빛의 가을을 더욱 깊게 하겠지요. 이런 날엔
질퍽하게 젖어버린 다운 타운의 거리를 걸으며 사람들의 표정을 구경하는 것도 작지 않은 재미가 있습니다. 그나저나 빨리
나가야 겠습니다. 다운타운에서 유일하게 하나밖에 없는 한국 비디오 테이프 가게에서 빌린 몇개의 영화가 바로
오늘이 반납기일임을 알게 되었습니다.......서둘러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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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lfilment of Life>













비가 오는 날엔 무엇이 생각나세요? 비오는 수요일에 빨간 장미도
좋고 아님 편안한 친구와 함께 담소를 나누며 인심좋아 보이는 자그마한 선술집의 주인 아주머니가 부쳐주는 파전을
안주삼아 따스하게 데운 청하 한잔을 마셔도 좋을듯 하네요. 여기에 와 있는 동안 이런 작은 날의 행복들 참 많이 접어두고
있었는데 이제 점점 한국으로 돌아갈 날들이 가까와 져서 참 좋습니다. 행복하구요. 여러분 모두 삶의 작은 행복들 놓치지
마시고 맘껏누리셨음 좋겠어요. 행복하세요.







Fulfilment of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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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뮤크박스 Winter Collection 중에서
Rain is over



오늘 들으시는 곡은 Randa의 연주로 듣는 Rain is over 입니다. 요즘 벤쿠버는 짙은 우기에 접어 들어 일주일중
5일은 비가 내립니다. 공허함과 우울보다는 비 개인 맑은 오후를 생각하는 가을 햇살아래 우리가 되길 바래보면서....



김홍기의
진읽어
주는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