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나의 행복한 레쥬메

세종미술관 특강-셀럽이 사랑한 BAG & SHOES

패션 큐레이터 2023. 1. 23. 17:30

안녕하세요! 패션 큐레이터 김홍기입니다. 지난 12월 31일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셀럽이 사랑한 BAG & SHOES>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랜드 뮤지엄과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의 공동주체로 이뤄진 이 전시에 저는 '글'을 통해 전시에 참여했습니다. 벽면의 작은 섹션 별 주제글을 썼습니다. 이걸 계기로 미술관 내에서 특강도 했는데요. <패션, 글래머의 역사>란 제목으로 강의를 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18세기 로코코부터 1970년대까지 다양한 오브제들이 등장합니다. 

 

영국의 마거렛 대처 수상의 옷에서 부터, 추기경의 옷을 통해 보는 '파워드레싱'의 힘을 알 수도 있고, 18세기 로코코 시대의 매혹적인 구두와 핸드백에서 현대까지 다양한 피스들을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 동안 동면상태에 있었던 '패션전시'가 전 세계적으로 다시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뿌듯하고요. 많은 분들이 전시를 와서 무엇을 건져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사실 개인적으로 다 인식의 출발점이 다를 것입니다. 저는 전시의 테마와 교훈을 뭉뚱그려 말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과거의 유물을 다룬다고 해서 그것을 툭하면 '온고지신'이란 말로 묶어버리는 것이에요. 

 

온고지신이란 말이 얼마나 밀도와 다양성이 큰 말인지요? 공자가 말하는 진정한 학문이란 '단순히 옛것을 익히는 데 그치지 않고 배운 지식을 통해 새로운 것을 알아야 한다'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은 과거를 어떤 렌즈로 보는가에 따라 현재에 미치는 지혜의 정도가 달라집니다. 특히 패션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철저하게 창의성과 상업이란 두 세계의 공모관계가 만든 산업입니다. 미술이나 인문학과 달리, 패션은 현실성의 원리에 토대를 두고 발전해 왔다는 점이에요. 왜 명품 브랜드를 가진 나라들이 애를 써서 패션박물관을 세우고 유지하려고 할까요? 단순히 브랜딩을 위해서는 아닙니다. 

 

패션박물관은 브랜딩과 미학, 역사, 마케팅을 통합하는 매개이자 수단입니다. 이번 전시에는 리더들의 옷, 패션과 음악, 패션과 스포츠, 무대위의 옷 등 다양한 테마의 소품들이 펼쳐집니다만, 사실 이것들은 패션이 한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의 범주와 그 외연을 보여주는 일부일 뿐이거든요. 이날 강의에 너무 많은 분들이 오셔서 놀랐습니다. 격주마다 도슨트를 학 되는데,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옷의 이야기를 풀며 살아가는 저에겐 가장 큰 힘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