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힘: Power of Masterpiece
삼성인력개발원에 특강을 다녀왔습니다. 신입임원분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였어요. 한국의 현대나 SK, 신세계 등 주요 기업들의 연수원은 다 다녀봤는데, 삼성은 이번에 인연이 되었어요. 이번에 강의하면서 저도 모르게 '감탄사'를 연발했어요. 제 강의는 사실 미술과 패션이 위주인지라, 고화질의 명화와 패션의 디테일을 보여주고 싶어도 빔프로젝트로는 해상도의 한계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화면의 재현도도 그대로 살린, 강의장의 기술력도 근사했고요. 물론 들으시는 분들의 열의가 더 명품입니다.
저는 패션의 역사를 강의하면서 경영적 통찰을 끌어내는 데 주력합니다. 저 스스로가 기업전략과 마케팅을 공부했고, 관련된 기업을 이끌고, 다양한 프로젝트도 해봤기에 이제는 미학적 연구에만 몰두하려 해도, 결국 우리 시대에 필요한 건 '기업미학'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의외로 패션사는 한 시대별로 소비자들이 욕망했던 것들을 간명하게 보여주는 힘이 있어요. 옛날 옷을 본다고 생각하면 안 되는 게, 당시의 니즈와 열망이 포개어진 오브제들이란 점을 잊지 않는 것이에요. 게다가 저는 패션을 박물관과 미술관을 통해 전시하고 이를 기획하는 일을 하다 보니, 사실 이런 기획행위가 브랜딩과 별로 차이가 없다는 것을 몸속 깊숙이 느끼거든요.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삶, 사실 강의장은 상호토론의 역학이 이뤄지는 곳입니다. 질문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되고, 누군가 던지는 질문이 사실은 '나도 묻고 싶었던' 질문이 되는 경우도 많죠. 특히 경영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산업전체를 관통하는 지혜란 극소수입니다. 산업별로 그 경쟁구도가 다르고, 고객의 프로필이 다릅니다. 그래서 다양한 산업별 전문가와 각 인더스트리에서 경력을 쌓아온 이들을 통해 듣는 이야기는 마음을 사로잡고, 뒤흔듭니다.
어찌 보면 이러한 떨림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것이 명품인 것이죠. 우리가 알고 있는 명품들은 하나같이 고객들의 머릿속에 하나의 단어로 기억되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것이 곧 정체성일 텐데요. 명품은 결국 엄청난 시간의 시금석을 관통해서 고객의 머리 한편에 굳건히 심어놓은 '믿음의 체계'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얻는 것이 필요하지요.
이날 강의에 함께 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모처럼 뜨겁게 강의하고, 좋은 반응도 얻고 저도 힘을 얻어 돌아왔습니다. 이런 날은 참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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