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나의 행복한 레쥬메

마젠타 살롱 특강-18세기 살롱 문화가 무르익는다

패션 큐레이터 2019. 7. 18. 02:23



최근 들어 제가 강의를 다니는 곳은 기업과 공기관, 각종 협회, 문화예술단체와 같은 기존의 틀을 넘고 있습니다. 매우 친밀한 1인칭의 목소리가 모여, 지식을 나누고 생각을 키워가는 공간이랄까요? 18세기 유럽의 궁정에서 태어난 이 살롱문화가 요즘 한국에서 단단히 한몫을 잡아가는 것 같습니다. 오늘 제가 강의를 한 곳은 마젠타란 곳인데요. 이곳은 공간 디자이너 권순복 선생님의 인테리어 구상을 볼 수 있는 곳이랍니다. 이곳에서 살롱이 열리고 있는 것도 최근에 알았네요. 


원래 권 대표님은 이전부터 알고 있었고, 살롱을 열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었는데 실천에 옮기셨습니다. 18세기 유럽의 살롱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살롱을 조직한 호스트의 역량과 지적인 소양이었습니다. 결국 오늘날 저와 같은 강사를 섭외하거나 혹은 당대의 문사들, 흔히 말하는 글을 쓰고 사유하는 철학자들이나 한 시대의 생각의 얼개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을 조직하는 것이 호스트에게 달려있었으니까요. 공간 디자이너로 저명하신 분에게 지명을 받아 강의를 하니 기분도 좋았습니다. 


오랜만에 좋아하는 분들도 뵈었습니다. 워낙 한국의 주요 매거진들과 작업을 많이 하신 분이다보니, 제가 좋아하는 발행인 분도 오셨더라구요. 이렇게 사람들을 만나고 생각을 나누고, 저도 듣고 공부하게 되는 시간이 좋습니다. 한달전에 강당에 980명을 모아놓고 강의를 했었는데요. 이런 강의는 자리를 꽉 매워준 사람들 덕에 기분은 좋아지지만, 상호소통의 어려움이 많아요. 일방적인 강의쇼가 되기 쉽거든요. 하지만 살롱은 친밀하게, 생각을 나누고 많은 것들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오늘 기분 좋게 다녀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