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 MBC 에 격주마다 녹화를 한다. 패션을 읽어주는 남자, 혹은 옷장을 읽어주는 남자란 애칭이 생겼다. 지금껏 두달 넘게 작업을 해오고 있다. 패션은 항상 '지금 이순간'을 수다 떨어야 할 때가 많다. 프로야구가 시작되고 또 경기장에 모여드는 사람들을 보며, 문득 야구모자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야구모자의 역사를 찾아보기 위해 다양한 문헌들을 뒤져야 했다. 요즘은 누군가 성의있게 올려놓은 글을 쭉 긁어서 복사하는 습관이 배어버린 분들이 많지만, 난 항상 이런 건을 만나면 다양한 문화사의 사료들을 찾는다.
야구모자를 이야기하려면 우선 야구의 탄생부터 알아야 한다. 언제부터 사람들은 야구 유니폼과 모자를 썼는지, 공식기록을 찾아야하고 그 이후로 야구복과 모자가 일관된 디자인으로 유지되어 왔는지 혹은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도 살펴야 한다. 특히 미국의 스포츠라 칭할만한 이 야구의 기원이나 설명에 대해서는 각자 사학자들의 사료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기도 해서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난감할 때도 있다. 햇빛을 가리는 기능성에서 시작한 야구모자가 오늘날 셀럽과 모든 일반 인들이 패션을 위해 쓰는 품목으로 전화되기 위해, 어떤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
이번 방송은 유독 다른 회차보다 나 스스로 많이 뿌듯한 방송이었다. 1800년대 후반에 나온 야구설명매뉴얼부터, 하나씩 뒤졌다. 공부가 신나면 방송은 더 즐겁게 한다. 앞으로 더 얼마나 진행하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이날 총괄 프로듀서님 표정으로 봐선 한동안은 해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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