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Fashion/패션 큐레이터의 서재

리틀블랙드레스의 역사-우리시대 블랙패션의 미학

패션 큐레이터 2016. 4. 26. 15:06



매달 아마존에서 책을 구매하지만, 패션관련 서적을 샅샅이 뒤지며 통찰력을 찾는 내겐, 하나의 테마를 깊숙이 밀어부치며 그 역사와 미학, 전개과정을 펼쳐내는 책들은 언제 봐도 기분이 좋다. 서구는 항상 학자들의 논문집을 아주 비싼 값에 팔지만, 그런 책들은 언제든 옆에 두고 차분히 읽어나가야 할 목적으로 사는 것이고, 논문 하나를 읽고 교차로 읽어내야 할 텍스트들을 공부하기 위해서 읽는 것이다. 이번에 구매한 리틀블랙드레스의 역사도 그렇다. 한국 내 패션관련 칼럼니스트들의 글은 도통 그 글에서 깊이를 찾아보기 힘들다. 왜일까 생각해보면, 복잡하게 결합되는 한 시대의 감성들과 취향을 묶어낼 통일된 틀도 없을 뿐더러, 그저 소비와 관련된 보도자료 위주의 그들을 범벅해놓은 탓에, 어떤 옷이 어떻게 태어나고, 사람들에게 입혀지고, 그것이 만든 문화에 대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통찰은 찾기 어렵다. 나는 항상 이런 점이 아쉽다. 중요한 건 아쉬움을 뒤로 한채, 복식사가와 미학자로서 이런 책들의 자료 정리능력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고, 서술의 힘을 더욱 키우는 수 밖에. <Nautical Chic>이후로 꽤 좋은 책 한 권을 건진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