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Fashion/패션 필로소피아

이브 생 로랑과 할스턴-70년대 패션의 좌표

패션 큐레이터 2015. 7. 29. 11:53



올해 패션 전시 중 눈길을 끌었던 <이브 생 로랑와 할스턴-70년대를 만들다>

의 전시 도록을 보고 있습니다. 한섬 강의를 앞두고 이브 생 로랑 공부를 다시 하고 있네요. 



파리 패션은 그저 한 지역의 패션이 아닙니다.

그것이 미친 문화적 영향력, 대륙을 넘어 옷과 옷의 유사성까지

디자인에 미친 영향력의 좌표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FIT 뮤지엄에서 열린 특별전 이브 생 로랑과 할스턴 편은 

뮤지엄이 소장한 작품들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도상이 된 옷들을 

소장하고, 이에 바탕해 연구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가진 그들이 부러울 때가 

바로 이때지요. 우리는 그렇지 못하니까요. 15개의 이동벽면으로 구성하고, 그 속에

머리칼이며 메이크업을 배제한 마네킨을 사용, 철저하게 옷에 관심을 끌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2008년부터 한국사회에서 지속적으로 말해온 패션 전시가 

조금씩 물이 오르고 있습니다. 자칭 도전하는 큐레이터들도 있고요.

저는 기획자들이 툭하면 자신의 전시를 망쳐놓고, 외부의 핑계를 대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예산이 없어서, 뭐가 없어서란 식이죠. 없어도 전시는 합니다.

그걸 할 수 있어야 진정 기획자죠. 오히려 요즘 타인들의 전시를 보며 '너네가 언제까지 

말아먹나 보자' 하고 호흡을 고르고 있습니다. 막다른 길에 서보지 않은 자들, 고민하고 사유하지

않은 것들이 큐레이팅이란 단어를 얼마나 남발하며 자신의 마케팅에만 골몰하는지. 이런

기획사며 큐레이터들이 좀 없어지면 좋으련만, 뭐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겠죠. 

망해봐야 정신을 차릴 집단이라면 그렇게 놔두는 것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