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Fashion/패션 필로소피아

물랑 로티-꿈을 빚는 노동자들의 기적의 인형

패션 큐레이터 2015. 7. 22. 00:54


아내가 지인에게 멋진 선물을 받아왔습니다. 프랑스의 43년 전통의 인형 브랜드인 물랑 로티의 인형이에요. 오늘은 이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 생각입니다. 물랑 로티는 좋은 기업으로 소문이 나있죠. 프랑스 북서부의 낭트 지역에 있는 작은 공동체가 시작입니다. 31명의 공동 주체가 이익을 관리하는 일종의 협동체입니다. 프랑스식 개념으로 하면 코뮨이라고 부릅니다. 협동조합이라고 불러도 좋겠네요. 일자리 창조와 사회적 협력 부분, 무엇보다 가정과 일의 병립이란 테마로 유럽의 기업들 중 좋은 평가를 받는 강소기업이지요. 조직 내 임금격차도 크지 않습니다. 


조직 내 민주주의와 평등한 의사결정 방식으로, 윤리적 기업의 사례에 꼭 빠지지 않는 회사이기도 하죠. 협력과 사회적 가치관의 결합을 통한 기업의 상업적 성장이라는 멋진 화두를 참 오랜동안 잘 풀어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체장애인들을 고용해서 일자리 마련을 하고, 홍콩과 루마니아로 시장을 넓혀 아웃소싱을 주었지만, 현지 노동자들을 관리하고 유지하는데 무던한 노력을 했습니다. 더 멋진건, 도급관리를 하면서도 신뢰할 만한 매개기업을 두어 관리함으로써 수입업체의 방만한 운영과 비윤리적 실천을 초기에 잡는데 노력했다는 점이죠. 

한국의 패션기업들도 물랑 로티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특히 패션산업처럼 치열한 시장상황과 내부경쟁을 통해 개인의 상상력을 사용하는 산업일수록 말이에요. 건강하게 지속가능한 기업에 대한 비전, 저는 이 몰랑 로티를 통해 조금은 배워보게 되네요. 글로벌 시장을 배경으로 경쟁해야 하는 패션 브랜드일수록, 정작 지켜야 할 기반, 현지 노동자들에 대한 배려, 아웃소싱의 절차와 과정상의 투명한 관리, 이 모든 것들이 옷이라는 사물의 상품화 전략에 녹아들 수 있도록 해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