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신도림고등학교에서 열린 인문사회 아카데미 특강에 다녀왔습니다. 외부강사들을 위탁해 학생들에게 인문/사회/진로에 관한 다양한 관점들을 제공하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기업체 강의만 주로 하다보니, 사실 청소년과 일반인 대상의 강의를 많이 못했습니다. 강의자로 나서던 초기, 저 스스로가 사업가로 전략가로 시작한 탓에 기업체의 언어를 사용하는 게 훨씬 더 편하고, 게다가 공부한 내용들이 코스메틱과 패션, 인테리어를 포함한 다양한 메타 지식에 대한 내용이 많다보니 기업체 내부의 전문가집단을 재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었어요.
나름대로는 당대의 재미있는 언어의 코드를 찾고, 은유를 찾아가며 대화를 건낸다고 하지만 사실 이 과정만큼이나 지난하고 힘든 것들이 없습니다. 학생들을 상대로 강의를 많이 하질 않다보니, 사실 청소년들이 핫하게 끌릴만한 언어가 뭔지, 그 아이들이 무엇에 사로잡히고, 몰리고 쏠리는지, 어찌보면 이걸 아는 것이 마케팅 전략가의 태도여야 하는데도, 저는 언제부터인가 이 집단에서 조금은 멀어진 듯한 느낌입니다.
성인을 상대로 하는 상품개발에만 매진해온 탓이죠. 청소년을 만나는 기회를 자꾸 늘이려고 합니다. 오늘도 강의실을 메운 친구 중 패션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하는 친구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자라나는 세대들을 위해 뭔가를 해낼 수 있어야 어른이 되는 것인데 과연 지금 같아선 잘 하고 있는지, 제대로 전달은 하고 있는지 반성하고 또 반성하게 되는 계기였네요. 그래도 놀랐던 것 하나, 학생들이 꽤 진중하게 패션이란 영역을 소화하려고 귀를 쫑긋거리는 그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는 점입니다. 패션에 대한 조기교육이 이뤄지는 유럽에 비해, 아직까지 한국은 이런 기회가 많질 않습니다. 앞으로 조금씩 만들어가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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