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시몬느 핸드백 박물관의 <팝쿠튀르> 전에 이어 이번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미술과 패션-현대미술 런웨이를 걷다>에 커미셔너로 참여, 작가들을 선정하고 도록을 쓰고
관련 강의들을 다녔습니다. 방학이라는 시간적인 이점 때문인지,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많은 학생들이 전시를 견학하러 온다는 사실을 매일 확인하며, 적지 않은 도전과 함께 앞으로 나아져야 할
길에 대해 다시 생각해봅니다. 패션전시가 전무한 나라에서, 그저 패션전시란 전시의 한 하위 형식일 뿐 패션을
전시하는 일이 새로운 언어를 필요로 하는 일임을 여전히 알지 못하는 사회에서 이런 전시를 기획하고 사
람들에게 알리는 일은 녹록치 않습니다. 패션전시란 게, 그저 사람들의 인식에 패션 브랜드가
예술가 섭외해서 제품 홍보하는 용도로 밖에 사용하지 않아왔던 이유가 가장 큽니다.
문제는 이 과정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정작 가장 중요한 질문. '패션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지 못했다는 점일 것입니다. 생각같아선, 작품 앞에 서서 매일 여러분들과 만나면서
작품의 의미를 설명하고, 패션의 본질과 숙제에 대해 함께 나눠보고 싶었는데요. 오늘도 벙커원 게시판에
오늘 사진으로 올려놓은 박문희 작가님의 작품에 관해 물어보시는 분이 있더라구요. 우리는 제 2의 피부인 옷을
입고 사는 유일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인간인지도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2의 피부인만큼, 우리 스스로가 아닌
다른 요소들에 의해 만들어진 옷을 입게 되는 일도 많다고 설명했지요. 물론 작가분의 해석과 제 해석이 같지도
그래야 할 이유도 없지만 이렇게 생각을 나누며 풍성해지는게 전시의 묘미겠지요. 전시는 앞으로도 쭈욱
계속됩니다. 올해가 가기 전 또 다른 예쁜 전시 하나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힘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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