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좀 쓴소리를 해야겠다. 블로그를 쓴지도 3705일, 10년이 넘게 이 공간을 유지하면서 많은 이들을 온라인으로 만난다. 무례함이란 단어의 의미를 몸으로 느끼게 하는 이들을 자주 본다. 그들의 유형은 몇 가지로 나뉘는데, 의상학 관련 숙제를 내게 대신해달라고 앙탈을 부리는 자들이고 그 첫째요.
두번째는 리포트를 써야된다며 글을 퍼가야 하는데 오른쪽 클릭이 막혀 있으니 풀어 달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이메일로 내용 정리해서 보내라고 한다. 질문에 대해 답 하기를 난색을 표하고 '본인이 좀 찾아서 하라'고 직언을 하면 본인은 그저 의견을 물었을 뿐이라며 자신의 댓글을 지우는 이들도 있다. 의견을 물었다면서 불쾌할 일은 없지 않겠나? 솔직하자. 기호학책 한 권 제대로 읽을 생각도 없이, 누군가 오랜 시간 공부한 몫, 그냥 너네 숙제 한번 위해 써먹자는 심리 아니었나? 이런 하이애나 새끼들 같으니.
이 자리 빌어 말해둔다. 사전 준비도 없이, 한 권의 텍스트를 제대로 읽지도 않고 와서 입으로는 '의견'을 묻네 하며 실제로는 책 내용 요약해달라고 앙앙거리는 이들이 댓글을 달며 '작가님 도움'을 운운할 때마다 짜증난다.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면 작가의 역할을 들먹이고, 그 역할이 소통이니 '넌 내 숙제나 도와달라는 식'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런 싸가지없는 것들과는 말 섞을 생각이 없다.
역할을 들먹이려면, 네가 찾으려는 정보가 정리되어 있는, 책들을 사서 미리 읽어보고라도 오라. 그것도 없이, 그저 작가니까 소통해야 되니까 공짜로 다 알려줘 이따위 소리하는게 민주화의 극단이라면, 난 그 시대를 너네 같은 것들과 함께 살기 싫다. 내가 지적 무임승차에 편승해줘야 할 이유는 없다.
답을 해주는 사람은 먼저 그 분야를 접했다는 이유로,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그나마 알고 있는 걸 무조건 본인과 나누는게 당연하다고 떠드는 자가 있다면 누군가 너에게 '니가 내게 했던 동일한 방식으로' 달라고 할 때 어떤 반응이 나오는지 보고 싶을 뿐이다. 말끝마다 재능기부란 미명하에, 작업하고 그림그리는 작가들에게 공짜를 요구하는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해 자칭 '예산'없는 조직들의 요구에 질려, 재능기부를 더이상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잖은가?
너희처럼 더럽고 무례한 하이애나들 때문에 블로그 공간을 통해 공유를 꿈꾸던 사람들이 상처받는다. 숙제는 너네 손으로 하고, 함부로 남의 아이디어를 가져갔으면 출처는 반드시 명기해놓아라. 자칭 패션을 하건 다른 어떤 영역을 하건 누군가에게 의견을 묻는 걸 아주 당연히 여기고, 그가 너의 질문에 무조건 답변해야 하는 걸로 착각하지 마라. 그 사람은 자신의 시간을 쪼개어 답변해야 하고, 그 답변에 대한 보상은 미미하다 못해 아예없는 경우가 99.9퍼센트다.
공유란 단어를 함부로 거들먹거리지마라. 너는 그 공유를 위해 너의 어떤 부분을 해당 사람에게 나누었고 주었느냐? 네 숙제는 네가 하거라. 다시 말한다. 본원이 되는 텍스트부터 짜증나도록 다시 읽어보고 시간을 투자하거라. 그런 노력없이 함부로 타인에게 묻지마라. 너의 질문에 모든 사람이 답해야 할 이유는 없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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