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Fashion/패션 필로소피아

예술은 시대의 모공을 뚫고 나오는 힘-디자이너 이상봉과 리타 카벨뤼 전시

패션 큐레이터 2014. 5. 16. 11:50


오페라 갤러리에 다녀왔습니다. 페이스북에 이상봉 선생님께서

전시 소식을 전하시며 초대해주셨는데요, 제가 이번에 결혼하면서 집을 

옮겼는데 이쪽 부근이라 힘들지 않게 찾아가 얼굴을 뵐 수 있었습니다. 



오페라 갤러리에서 열린 이번 전시는 스페인 출신으로 현재는

네덜란드에서 활동중인 리타 카벨뤼과 이상봉 디자이너의 협업작업을

을 선보이는 전시입니다. 리타 카벨뤼는 네덜란드 누브라반 국립미술관 역사상 

최다 관객수를 유치하며 국제 미술계와 언론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1961년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난 그녀는 83년 자신의 고향을 떠나

암스테르담에서 미술공부를 했습니다. 이후 그곳에서 지속적으로 자신의 

예술적 기점을 삼고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그녀의 작업은 인간성 전반에 대한 

성찰로 부터 출발합니다. 오페라 갤러리에서 선보인 작품에는 어린시절

알콜 중독자인 아버지에게 버려져 수녀원에서 자라야 했던 패션 

디자이너 코코샤넬과 고아원을 전전했지만 당대 최고의 

코미디언이 된 찰리 채플린등을 모델로 했습니다.



이외에도 가수 제니스 조플린의 모습도 보이더군요.

이번 전시의 제목은 Starcatchers 입니다. 별을 포획하는 

사람들이라니, 그 제목이 의미심장합니다. 셀러브리티가 문화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모든 이들이 자신의 재능을 팔아 업계의

별이 되고자 꿈꾸는 지금, 가난과 미, 기쁨과 비참함, 이렇게 공존할 수 없는 대립적인

두 개의 힘 사이를 오가며 자신들을 만들어온 예술가들의 자아를 살펴보는 

그림들입니다. 단순히 한 인간의 초상화를 넘어서는 지점인거죠. 



이번 전시는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 선생님과의 협업이 있어

더욱 빛났습니다. 그림과 직물의 만남, 그 사이를 오가는 디자이너의 

분주한 손길을 찍었습니다. 리허설 준비로 바쁜 와중이었습니다.



목마를 탄 아이의 모습이 왠지 서글픕니다.

디자이너는 이 작품을 만들면서 최근의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며 슬픈 정조를 가득 안은 채 옷을 만드셨다고 하더군요. 



화가와 디자이너 두분을 함께 찍어드렸습니다. 



리허설 준비로 바쁜 모습입니다.



오랜만에 감각적인 코코 샤넬의 초상화를 봤다 싶었는데요

디자이너의 옷과 퍼포먼스, 열정적인 화가의 눈빛까지 곁들여져서

더욱 풍성한 전시회가 되겠다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