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해를 등지고 놀다

성서의 땅 요르단에서 보낸 시간

패션 큐레이터 2013. 12. 13. 17:03


12월 1일, 아랍의 요르단을 향해 비행기를 탔습니다. 요르단과 레바논에서

한류 패션에 대한 강의를 하기 위해서였지요. 이번 프로젝트는 LG 레반트 오피스의 

후원으로 이뤄졌습니다. 요르단 대학과 마하바 대학, 레바본에서는 레바논 아메리칸 유니버시티

에스모드 베이루트 등 주요 대학에서 한국의 현대 패션과 전통에 대한 강의를 했습니다. 



2주간의 여행과 강의, 성서의 땅을 순례하는 일은 가슴벅찬 일이었습니다. 

사해바다를 보며, 중동의 여자들의 옷차림에 주목해보고, 그들과 대화하고 현지의

음식들을 제대로 맛보고 나이트 라이프에도 참석해보고, 말 그대로 바로 지금의 중동을 

이야기 해보는 일, 그 속에서 디자인과 패션, 전자가 어우러진 시간을 만끽해 보는 일이었습니다.



사해의 캠핀스키 호텔에서의 멋진 시간들과 식사, 고대 유적지인 UM-GUAYS에서

만난 아랍의 여인들, 그들의 화려한 전통 의상 아바야와 부르카, 히잡의 현대적인 모습들



우리가 알고 있는 그들에 대한 오해를 참 많이 깰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문화와 종교를 관광의 영역으로 편입시켜 본격적인 문화자본의 축적을 위해 일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무엇보다 그들과 우리가 정서적으로 통할 수 있음, 교집합이 서구보다 더욱 

많음을 느끼고 올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3억 8천의 인구를 가진 소비국가로서의 

아랍을 다시 한번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시장조사도 많이 했고요.



그곳의 디자인과 학생들은 너무 착하고 맑고, 멋진 질문도 잘 던져주었습니다.

짧은 영어로, 사실 한국어로 말하듯 표현하며 재치있게 의미를 전달하기란 여간 쉽지

않지만 그곳에서 한국의 현대 패션 디자이너들을 소개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는 것 그 자체가

소중한 것이죠. 페이스북으로 친구가 된 요르단 대학의 디자인과 학생들이 40명이 넘습니다.

이제 그들은 제게 중동에 대해 또 다른 관점과 디자인에 대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멋진 품평단이자, 교류하며  제3의 문화를 만드는 일에 동참할 것입니다.



아랍의 음식들과 물담배 아르길라, 그리고 그곳에서 급하게 배워야 했던 

아랍어 몇 마디, 어찌보면 지금 머리 속엔 여전히 그곳에서 보낸 시간들 속에 남은

신혼기의 기억만이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여행은 돌아오기 위한 것이고, 그 속에서 

지금 이 자리에서 그 자리의 인간들과 어떻게 손을 잡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간이어야 할 것입니다. 

거룩한 약속의 땅, 느보산에서 바라본 젖과 꿀이 흐르는 성서의 땅에서 보낸 시간들은 아름다움 그 자체입니다.

이제 하나씩 그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야 할 시간인데 블로그에 올릴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연말인데다

지난달 다녀온 북유럽 이야기도 핀랜드 하나 밖에 소개하질 못했네요. 여행에 관한 이야기들로

채워보고 싶은데 쉽질 않습니다. 요르단의 성서의 땅,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그곳의 

디자인과 패션, 문화 전반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나씩 풀어가보겠습니다. 

함께 해주시길 소망합니다. 쌀람 알리이쿰(당신에게 평화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