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매거진과의 인터뷰가 나왔네요. 패션이란 꿈의 실체는
두 개의 거대한 힘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패션을 making 하는 이들과
Shaping 하는 이들. 매거진은 패션 제조산업과 소상공인을 테마로 잡지를 만듭니다.
화려한 패션의 이면, 그 뒤에서 묵묵히 패션이란 꿈을 떠받치고 있는 이들이지요. 따뜻한 시선을
가진 매거진이라 참 좋아요. 에디터가 지난번 자유예술캠프때 강의듣던 학생이었는데, 인터뷰 하면서 가감없이
내용을 실어낸터라, 거친말도 좀 섞여 있네요. 할수 없죠. 패션 디자이너 최철용의 인터뷰가 보기 좋았고
영국의 핸드메이드 우산에 대한 역사와 미학을 소개했습니다. 이외에도 외국인들이 먼저 찾는
수제 구두집. 이태원의 슈즈 박과 인타샤 니트 제조업체에 대한 소개도 인상깊네요.
괜히 디어(Dear) 매거진이 아닌 듯 합니다. 소중한 이들에게 편지를 보낼 때
붙이는 더 접두사 같은 디어란 단어를, 잊혀지고 혹은 눈에 보이지
않았던 세계에 붙여줌으로써, 우리에게 패션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볼 것을 지적하는 잡지입니다.
이번 호는 구두 디자인에 대한 생각을 많이 담았습니다. 슈즈 바이 런칭 엠의
오덕진 대표의 인터뷰도 있어서 읽어봤습니다. 지난번 성수동 패션센터에서 신진 디자이너들
상대로 패션 스토리텔링을 강의할 때 만났었는데 최근엔 디자이너 최철용과 작업을 하는 모양입니다.
한국에서도 최근 구미와 유럽에서 실제로 핸드메이드 구두 공정을
배우고 온 디자이너들이 하나 둘 씩 성수동 제화거리 스튜디오에서 다시 장인
들에게 구두를 배우며 꿈을 키워가는 게 보입니다. 아직 그 숫자는 미약하지만 언젠가는
한국형 장인구두의 시대를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지요.
구두와 함께 핸드니트, 환편니트를 다루는 업체들에 대한 이야기도
저는 새롭습니다. 한국패션에서 적어도 이러한 업체들을 소개하고 비전을
함께 나누기 위해 노력하는 매거진들이 없었기 때문이죠. 패션 매거진 하면 툭하면
보그를 떠올립니다만, 여기는 상업지이지 실제 패션산업의 저류와 배면을 구축하고 있는 이들
에게 누구하나 관심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저들은 마케팅을 통해 이미지를 팔 자본을 축적하지 못한 것일뿐
실제적으로는 우리가 입고 있는 디자이너들의 옷, 대자본으로 구성된 화려한 패션의 스폿라이트만
봤을 뿐입니다. 패션 메이킹에서, 저 메이킹의 실제적 속살을 드러내는 매거진을 이제서야
본것이죠. 패션을 둘러싼 담론은 다양한 형태로 생산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이 땅의
패션산업과 디자이너들의 생태계를 더욱 두텁고 건강하게 만들 수 있죠.
이외에도 우븐라벨만 제조하는 대용라벨이란 회사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고요.
패션이라고 하면, 런웨이와 스타급 디자이너와 모델, 셀러브리티, 이런 것만 떠올리는 지금,
패션이란 저류 아래로 흐르는 다양한 구성요소들을 짚어낸 것 만으로도 디어 매거진의 가치는 상당히
높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Magazine about the Forgotten, 잊혀진 것들, 혹은 잊혀질 수 있는 것들을 복원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잡지의 기능을 잘 해내고 있는 것이지요. 앞으로의 행보가 지속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되어 현재로서는 후원을 받으며 작업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출판이 되기 위해서 넘어서야 할 벽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지요. 힘을 내서 지속적으로 활동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더 나아가서 좋은 후원자도 좀
만나서 이런 패션의 속살을 마음껏 드러내고 읽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http://www.dear-magazine.com 사이트에도 방문해보세요. 안타까운건
이런 매거진들을 대형서점에서도 취급을 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판매처라도 원할하게 넓어질 수 있다면, 더욱 접근 가능성이 커질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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