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Healing/내 영혼의 갤러리

멜랑콜리한 전여옥 의원을 위한 미술치료-차도가 없는 너에게

패션 큐레이터 2012. 2. 24. 20:59

 

 

유하 쑤언페_멜랑코리, 핀랜드_2009

 

이상한 나라의 여옥, 트위터에 빠지다

 

존경하는 전여옥 의원님. 트위터가 대세인가 봅니다. 포털은 하강세고 트위터는 기성언론의 영역을 넘어 다양한 미시적 담론을 만들고 있으니까요. 트위터에선 다양한 가면을 쓴 인간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하며 타자들을 끌어모읍니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처럼, 트위터는 우리의 또 다른 자아를 보게 되는 토끼굴인듯 합니다. 오늘 의원님께서 소설가 공지영씨에게 "소설은 안쓰고 왜 트위터만 하느냐"고 따지셨다죠? 개인적으로 공지영씨를 좋아하진 않습니다. 제 취향은 고 박완서 선생님이나 오정희 선생님, 한강의 작품과 맞닿아 있습니다. 취향이란 단어를 썼습니다. 그들이 산출한 글에서 느껴지는 정조에의 끌림입니다. 이 작가들을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저는 적극적인 사회참여가 작가의 역량을 투영한다고 생각하는 쪽은 아닙니다.

 

단 취향이 다르다고 작가의 개인사를 끄집어내 상처주는 건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공지영을 좋아하진 않지만 "공지영씬 남자한테 밥 먹자고 했다가 거절 당한 경험이 많나 봐요. 또 거절당하면 울고요. 전 설사 그런 일이 있어도 그런가 보다 할텐데요”와 같은 멘션을 보내진 않습니다. 페미니즘에 대한 관점이 달라 그녀를 비판한 적은 있지만, 어디까지나 이론적 차이를 두고 나누는 논의일 뿐. 굳이 '우위를 차지하려고' 개인사를 들먹이는 건 나쁜 매너입니다. 의원님 마음 이해합니다. 트위터로 존재감 드러내기 힘드니 답답하겠죠. 왜 그런 멘션을 보내서 "어디가서 베낄 데도 없고 힘들어 죽겠어요. 잘 아시면서”와 같은 조롱에 가까운 답변이나 받고 계신건지. 개인의 상처를 건드니까, 같은 방식으로 자신의 약점을 응수 당하신거잖아요.

 

유하 쑤언페_산타 오필리어, 핀랜드_2009

 

여옥, 그대 오필리어를 꿈꾸는가? 


전여옥 의원님을 보면 멜랑콜리한 감정에 자주 빠지시는것 같습니다. 멜랑콜리의 어원은 '검은 담즙' Melas(검은) + chole(담즙) 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우울증이라는 의미가 되었을까요? 멜랑콜리는 고대 그리스 의학용어로서 인간의 몸속에 흐르는 4가지 체액을 말합니다. 바로 혈액(피), 노란 담즙, 검은담즙, 점액인데요. 모든 사람에겐 이 4가지 체액이 흐른다고 믿었죠. 멜랑콜리는 인간의 몸속에 흐르는 체액의 하나인데. 어떤 하나의 체액이 많이 흐르게 되면 사람의 감성이나 성격 등이 바뀌게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전 의원님 몸에는 어떤 체액이 비정상적으로 흐르는 걸까요? 여하튼 우울증의 때를 벗기려면 자연으로 나가야 합니다. 그리스인들은 멜랑콜리가 예술을 창작하는 힘이라고 생각했죠. 그들은 예술은 무언가를 제작하되 반복해서 똑같은 것을 만들수 있는 기술이라고 봤죠. 친구의 아이디어를 훔쳐 똑같이 만들어내는 것. 전 의원님의 차용은 그리스적 관점에서 보면 예술인데 현대의 관점에서 표절로 찍히게 된 점 아쉽습니다. 


오늘 소개할 미술작품은 핀란드 작가 유하 쑤언페의 <거룩한 멜랑콜리>란 작품인데요. 호수와 눈 빨간색의 의상을 입은 산타클로스가 등장합니다. 핀란드를 대표하는 상징이죠. 유하 쑤언페는 사회적으로 가공된 산타의 이미지를 차용하여 산타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립니다. <일본은 없다>표절 재판 1심과 2심 모두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2년이 다 되도록 대법원 판결을 미뤄진 탓에 의원님도 힘드실줄 압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 이 작품은 표절과 차용의 차이점에 대해서 많은 걸 알려준다고 생각해요. 현대 순수사진작품 속 시각적 요소들을 차용하여 모방하되 부조화된 연출을 결합, 기존 작품을 넘어서는 거죠. <일본은 없다>를 이렇게 하셨어야 했는데. 햄릿의 오필리아인양, 억울함만 주장하면 안됩니다. "표절이냐 베끼느냐 이것이 문제로다"인가요? 

 

유하 쑤언페 해변 핀랜드_2010

 

표절과 차용 사이, 모래위에 쓰러지지 않는 법


많은 분들이 전 의원님을 위한 미술치료 방법이 없냐고 묻습니다. 증상이 많아 집중치료가 어렵지만, 이 작품을 통해 표절과 차용의 차이만 알려드릴게요. 이게 해결되면 지금껏 의원직을 유지하며 눙쳤던 표절문제가 더 이상 의원님의 정서를 괴롭히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트윗 하시는 걸 보면 사진 속 산타처럼 자폭하는게 많아서 걱정되요. 제가 이 작품을 좋아하는 건, 국민적 아이콘인 산타를 차용, 핀란드의 또 다른 자아, 면모를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태어난 나라의 국가적 정체성에 대해 질문할 수 있다는 것. 얼마나 멋진가요? 


국회의원은 한 국가의 정체성을 의원이란 자신의 사회적 특수신분을 통해 드러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만큼 언행과 철학이 일관되야 한다는 것이죠. 이렇게 귀한 분이 온라인에 뜨는 기사를 찾기만 하면 '아파트 주민들, 허위사실 유포로 전 의원 고소' 여기에 대응 '맞고소' 이런 내용만 나오니 제가 답답할 밖에요. 존경하는 전여옥 의원님 말씀 좀 해주세요. 트위터 소개글에 "나는 씩씩한 사람"이라고 써 놓으셨던데, 그 씩씩이란게 세상을 향해 씩씩거리는 사람이란 뜻이 아니라고 말씀 좀 해주세요. 

 

유하 쑤언페 <하데스> 핀란드 2010

 

차도가 없는 너에게


체념하고 싶은 마음 이해합니다. 사진처럼 계곡에 털석 앉고 싶으시죠?  하지만 누가 뭐래도 한 나라의 국회의원 아니겠습니까? 작가로서, 베스트셀러도 내신 분께서, 솔직히 베껴쓰는 것도 쉽진 않지요. 암요. 제가 그 마음 다 이해합니다. 목사님이 시키셔서 성경 필사하고 있는데 인내심이 바닥입니다 요즘. 저는 전문가로서 치료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통원치료는 힘들테고 집중적 입원치료가 필요한데요. 회기중에는 치료가 어려울테니, 트위터 같은 쇼설 네트워크에서 거리를 두시고 사는 건 어떨까요? 쉬다보면 차용(이라 쓰고 표절로 읽는)할 책의 소재들을 찾을 수도 있을겁니다. 긴 휴식을 권해드리는 바입니다. 좋은 답 드리지 못해 송구합니다. 당췌 차도가 안보이는 현재 증세에 제가 드릴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라 믿습니다. 힘내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