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Healing/마음 미술관

남자 40대-영혼의 노숙자가 된 당신을 위하여

패션 큐레이터 2009. 9. 5. 13:01

 

 

사진 속 술이 뭐냐고 물으실거 같습니다.

어제 마신 술의 양은 아니구요*^^* 어제 한국인권재단에

갔습니다. 최근 40대 남성들의 생활인권을 위한 교육,문화,치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데요. 제가 미술치유 부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오지랍이 점점 넓어지는게 걱정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서 인권재단 사무처장님께 브리핑을

들어보니 이번 프로젝트는 저 자신과 이제 나이40을 목전에 둔 제 친구들,

이곳에서 저와 함께 나누며 생각하며 성장하고 있는 많은 분들을 위해 꼭 참여하는 것이

좋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하하미술관>을 쓰면서 헛헛한 생의 슬픔을 견디는 푸른

힘을 미술에서 찾아보라며 여러분을 격려한지 6개월이 넘어갑니다. 책은

5쇄를 찍었고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지만

뭔가 허전한 구석이 마음속에 앙금이 되어 남더군요.

 

 

그래서 '까짓거 한번 해보자'는 심산으로 도전하게 된겁니다.

올해 초, 여러분들에게 '그림닥터'가 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하는 지점에

서게 된거죠. 무엇보다 인권재단과 후원업체인 유니베라를 비롯, 튼튼한 후원에 힘입어

육체 손상률이 가장 높은 영혼의 노숙자, 바로 이 땅의 남자 40대를 위한 치유 프로그램에 들어갑니다.

요즘 한국사회는 신문을 보기가 두려운 사회입니다. 자살율이 폭증하고 서민의 삶은

식민화의 수준을 넘어 신노예제의 전초전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이 남자들에게 '길을 묻자'고 질문할 것입니다.

스트레스와 직장 내 왕따문제와, 승급과 조직 정치학에 찌들려

마음 곳곳에 생채기가 들고 감정의 보호기제를 과잉으로 사용한 탓에 신체의

곳곳엔 상처가 만든 각질이 덕지덕지 붙어 일상의 기쁨과 환희를 잃어버린지 오래입니다.

 

 

이제 그 남자들을 껴안으러 가야겠습니다.

미술과 패션을 이용한 테라피를 통해, 스타일을 찾고 자신의 주변과

화해하고 파트너쉽을 새롭게 벼리는 사람들로 태어나게끔, 그렇게 제가 손을 잡고

갈 것입니다. <하하미술관>의 서문에서 저는 상트페레트부르크 여행길의 기억을 적었었지요.

길치인 제가 여행중에 힘들지 않았던 것은 사진기자 후배인 진환이와 첼리스트 화령이, 목사 후보생 광영,

이 세 사람이 호흡을 맞추며 제 여행길을 서로 지탱해주었기 때문이라구요.

 



김수자_길_캔버스에 혼합재료_2002

 

이제 사십대 남자들의 인권여행을 위해 멋진 친구분들이

모였습니다. 교육, 문화, 치유 분과의 전문가들이 모였습니다. 위의 사진 속

주인공은 왼쪽부터, 사회학자 김찬호 교수님, 국제공인 표현예술치료사 이정명 선생님

마지막으로 이 모임의 큰 언니로, 전체 프로그램을 코디네이션 하는 정선애 한국인권재단 사무처장님이세요.

김찬호 교수님이 쓴 책은 대학시절부터 열심히 읽었었는데 이렇게 또 다른 세상에서 뵈었고요.

이정명 선생님은 제가 좋아하는 안나 할프린이란 무용치료의 거장의 애제자시죠.

이외에도 많은 분들이 함께 여러분을 여행길 위에서 만나게 될거에요.

 

잊지 마세요. 길은 이미 내 안에 있고, 우리는 그 길의 의미를

되묻기 위해 내 몸이 발산하는 '소리'를 듣고 '경청'하며 한발자욱씩 걸어나갈 거니까요.

 

 

 

 1차 기획회의 마치고 식사와 담소를 위해 들른 레스토랑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테이블 위에 작은 조각작품이 있어 찍어봤네요. 집에 와서 보니

배를 미는 10명의 어부들입니다. 각각 빛깔이 다르네요.

 

처음엔 생각없이 예뻐서 찍었는데, 다시 보니 의미가 새롭습니다.

남자들과 함께 떠나는 저 항해길, 배를 진수시키는 10명이 이번 프로젝트에

투입된 인원의 숫자와 같네요. 게다가 각 어부들은 빛깔이 다릅니다. 다른 배경과 목소리와

경험을 가지고 이 여행을 시작하는 거지요. 합력하여 선을 복원하는 일, 우리안의 푸른 멍울을 풀어봐야죠.

저도 많이 두렵습니다. 부족한 것도 많고, 준비해야 할 것도 많지만 정말 해보고 싶은 생의

프로젝트를 만난 거 같아서 힘이 납니다. 최선을 다해 도전해볼게요.

지켜봐 주세요. 멋진 그림닥터가 되어 나타날게요.

 

S.E.N.S의 연주로 듣습니다. <그때 당신 그대로>

본연의 당신을 만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올립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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