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Fashion/패션과 사회

한예종 감사 보고서를 읽고-이건 뭐야?

패션 큐레이터 2009. 6. 12. 16:47

  

 

 S#1 문화부의 한예종 감사 보고서를 읽고

 

경영이나 행정학과 공히 감사(Auditing)에 관한 수업을 듣는다. 기업의 언어인 회계를 배우고 그날 그날 발생하는 재무적 사건을 기록한다. 적정 시점이 되어 기록된 내용을 통계적으로 추출, 조직과 시스템의 건강성을 평가한다. 행정에서 쓰는 감사는 여기에 덧붙여 행정상의 투명성과 관리체계의 신뢰성을 묻는다는 점에서 정치경제학적 관점이 더욱 강하게 투영된다.

 

왼쪽에 붙여넣은 카툰을 보자. 회계사나 독립 감사자들이 실제로는 조직과 정부를 상대로 투명한 감사를 하지 못하는 상황. 특히 복잡하게 얽혀있는 정부내 이해관계자의 망을 올곧게 비판하지 못하는 현상을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이번 한예종에 대한 문화부의 감사는 철저하게 독립된 제3자 감사자와 회계사를 통해 재 감사를 받아야 할 정도다.

 

문화부의 내부감사를 재검함으로써, 감사과정상의 외압이없었는지를 살펴보고 독립적 견해를 피력해야 할 독립 감사자들에 대한 신변조사 또한 이루어져야 한다. 본인은 이 문제를 심포지엄에 출석한 민주당 최문순 의원에게 강력하게 피력했다.

 

한예종에 대한 문화부의 감사는 내부 감사(Internal Audit)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단체인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대한 감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보고서를 보면서 어이없는 내용들을 대거 발견했다.

 

개선 및 조치 사항의 불일치 및 불 균형성이 강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지난 8일 국회의원 회관 208호 최문순 의원실에서 열린 한예종 사태에 대한 심포지엄 이후, 보좌관으로 부터 한예종 감사 보고서에 대한 세역자료를 받았다. 문광부가 한예종에 대해 조치한 내용은 아래의 내용과 같다.

 

  • 전공과 무관한 교수 채용 부당
  • 초빙교원 채용 부당
  • 이론학과 확대 운영 부적정
  • U-AT 통섭교육 사업추진 부당
  • 예술학교 협동과정 운영 부적정
  • 대학입시 운영 부적정(교수자녀 입학관련 부적정)
  • 예술실기연수과정(예비학교) 운영 부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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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공과 무관한 교수 채용 부당성의 문제를 보자. 비전공자 교수 명단에 있는 분들은 익명으로 처리되어 있지만 학교를 보니 대부분 누구인지 명확하게 알것 같다. 우선 협동과정을 보자. 예술경영과의 경우 3명이나 비전공자란 레이블이 찍혔다.

     

    우선 경영전산과 경영정보학을 전공한 자가 경영학의 비전공자란 사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교육공무원령 제4조 3의 규정에 따라 기초 심사과정에서 전공분야와 채용후보자 간의 일치여부를 따진다. 문화부 감사에서 드러난 건, 문화부 감사자들이 갖고 있는 예술경영이란 학문에 대한 협소한 시각이다.

     

    이 분들은 학부에서 예술전공을 안했으니 비전공자라고 칭했나보다. 필자 또한 경영학을 공부했고, 큐레이터와 컨설팅까지 하고 있지만 이런 식의 시각엔 도저히 동의할 수 없다. 예술경영이란 엄청난 분과가 따로 있는줄 아나보다. 서구에서도 예술경영과가 독립적으로 분과가 된건 90년대 초반이다.

     

    한예종의 홍승찬교수가 <예술경영 입문>을 쓴 것이 90년도 후반이다. 비즈니스 전공 석사가 비전공자면 도대체 어떤 전공을 해야 한다는 걸까. (홍승찬 교수는 음악학으로 석사 박사를 했지만 그의 연구범위는 뮤직 비즈니스를 비롯, 오케스트라 관리론-조직,재정, 예산 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홍승찬의 책은 당시 Journal of Art Management Law and Society 에 등재된 논문들을 자생적으로 이해하는 한에서 풀었고, 해외의 다양한 사례를 담아냈다. 물론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초기저작이니 부족한 부분도 있을 수 있다. 필자가 UBC에서 MBA과정을 할때 벤쿠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오디언스층 확보전략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했었다. 예술경영과만 이런 사례를 배우는 게 아니다. 중요한 건 사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걸 통해서 뭘 배우는가다. 벤쿠버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가진 시장 내의 문제점을 분석하면서 클래식 음악 청취자들의 선호도를 분석하고 계층별 라이프 스타일별 세분화를 했고(이 또한 엄청난 발품이 필요하다 설문지를 돌리고 가설추정하고 통계 패키지 돌려야 한다)

     

    이후 어떤 관객층(Audience Braket)을 타겟으로 삼아야 하는지가 나오면 그때서야 유통, 가격, 서비스에 대한 세부안을 짠다. 결국 예술경영이 우위가 아니라, 경영의 각 분과별 지식이 탄탄하면, 이걸 바탕으로 예술이란 상품 혹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체, 기업의 문제점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예술경영학을 전공해야만 이란 단서조항을 문화부가 붙여 여기에 따라 교수를 비전공자로 분류하는 건 분류법 자체에 문제가 있다.

     

    경영정보를 왜 예술경영학과에서 배우느냐고 물을까 두렵다. 고객층 데이터 베이스 관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프로모션 하려면 경영정보과목을 들어야 할텐데 이것 또한 예술경영과 내의 경영정보전공자에게 수강을 해야 하나? 참 답답하다. 협동과정 내의 예술경영과를 문제삼고 싶다면, 한예종 이외에도 서울예대를 포함 각종 사립대 예술대학 내의 협동과정 상의 예술 경영과와 그 교수진 또한 엄정하게 학문적 배경을 감사해서 일치 여부를 조사해 줄것을 당국에 부탁한다.

     

    (사진 :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 교수 정진수)

     

    비전공 교수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이지만, 문화미래 포럼의 정진수 교수는 영문학 전공자다. 그는 성균관대에서 연기예술을 가르친다. 전공 불일치다. 민중극단 창단과 활동을 제외하면 현재 그는 최근 그 어떤 연출이나 저작, 혹은 논문또한 찾아보기 어렵다. 그뿐인가? 한권의 책을 이름만 바꿔 3권으로 늘여 낸 자다. 대학원 과정을 통해  예술의 의미를 더욱 벼리려는 순수한 학생들의 열정은 무시된다. 사회적 직함을 보고 대학원의 구성원을 뽑는 이유다. 이런 자들이 득세하는 예술판은 정치적 성향을 띨수 밖에 없다. 자신들의 실기 무능력을 사회적 직함으로 대리하고 채우는 자들의 세상. 이 땅의 연극판이 영화판이 더 이상 이런 비루한 자들의 손 위에서 발가벗겨 지지 않길 바란다. 문화부는 조속히 언론과의 유착관계를 위해 이런자들을 채용하는 대학을 감사해야 한다. 그것이 학문의 진정성을 세우는 일이 아닌가? 이번 문화부 감사에는 교수자녀의 부정입학건 또한 들어있다. 이 점에 대해서도 한마디 안할수 없다. 정진수 교수의 딸은 단국대 연극영화과 출신이다. 현재는 성균관대 공연예술협동과정에서 석사를 마쳤다. 여기까지만 이야기할란다.

     

                                              

     


     

    글의 내용을 정정합니다.(2013년 3월 14일 작성)


    당시 글을 쓰면서 협동과정에 다니고 있던 언론계 분들의 이름을 거론을 했습니다. 그 중 한분이 정정보도를 요구해왔습니다. 당시 문화부 소속도 아니었고, 오히려 한예종 문제에 대해 침착하게 균형잡힌 글로 노력해 주신 분인데, 제가 그 이름을 거론해서 명예에 누를 끼쳤습니다. 국민일보의 장지영 기자님이고요. 메일로 사과도 드렸습니다. 내막을 알고나니 제가 큰 실수를 했더라구요. 무엇보다 4년이 지난 지금, 대학원 과정을 보니 두 갈래 마음이 생깁니다. 당시 이 기사를 쓸 때, 이 과정의 학생으로 추정되는 분들이 투서를 해왔습니다. 언론계와 대학기관의 유착을 비판하는 내용이었고 그때 거론했던 언론인들의 인명도 알게 되었는데요. 기사를 쓸 때 객관적으로 내역을 검토하지 못하고 글을 올린 탓에, 선의의 피해자들이 생겼습니다. 실제로 현장과 이론을 연계하려고 노력하는 언론인도 있는 것이죠. 개인의 노력에 대해서 함부로 폄하한 것 같아서 매우 송구합니다. 이 부분은 저도 심히 유감이고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국민일보 장지영 기자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합니다. 일인 블로그가 언론의 모습으로 인정받고 있는 요즘, 동일한 서술기준과 조사 기준이 사용되어야 하는 게 맞습니다. 틀린 내용으로 불편한 마음을 끼쳤다면 사과하는 것이 옳고요.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객관적으로 거리를 둔 기사를 쓰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