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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웨이 위의 ART, 갤러리 안의 FASHION

패션 큐레이터 2009. 5. 10. 14:33

 

  

이번 5월달 <미술세계>특집기사에 기고했습니다.

특집 표제가 아주 멋지더군요. "런웨이 위의 아트, 갤러리 안의 패션"

패션과 미술의 공고한 결합이 인기화두가 되었습니다.

 

대형 미술관에는 이미 패션을 컬렉션의 대상으로 인식

거대한 패션 섹션을 만들어놓고 관람자들을 기다린지 오래입니다.

런웨이 위에서 펼쳐지는 패션의 세계에도 아트적 요소들이

하나씩 포섭되어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죠.-

 



Special Feature 특집_런웨이 위의 ART, 갤러리 안의_FASHION

 

제가 아는 분 들 중에도 패션을 전공했다가

미술사로 전환을 하신 분들도 있고, 미술사를 공부하다가

패션으로 그 전공을 바꾼 이들도 상당합니다.

 

고전풍의 웨딩드레스와 이브닝 드레스의 대가인

베라 왕도 미술사 전공자였고, 비비엔 웨스트우드도 미술사와

복식사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죠. 항상 자신의 상상력을 과거에서

빌려와 오리지널리티를 다시 만들어간다는 주장입니다.

  

 

다양한 패션 브랜드가

아티스트들과 함께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

 진부해진 브랜드의 특성을 예술의 힘을 입어 그들만의

쉬크한 매력을 다시 부활시키기 위해서지요.

 

패션 디자이너나 예술가나 공히

자신의 감정으르 외부화하여 그것에 형태를 부여합니다.

예술가가 진흙이나 청동 혹은 대리석과 같은 단순한 물질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외부로 드러내듯, 패션 디자이너는 직물과 3차원의 육체를

이용해 감각적 형상과 리듬, 색채, 주름이 표현하는 선의 미학을

드러내지요. 이런 작품 속 형식의 요소인 구조와 균형 질서는

기존 미술에서 자연을 재발견 하게 하듯, 인간의 형상을

재발견하도록 도와줍니다.

 

 

코코 샤넬이 로코코 풍의 로브를 디자인하고

아래의 로베르타 카발리는 아르누보 풍의 굵은 빗방울 무늬장식을

배경으로 텍스타일이 선보일수 있는 극미의 세계를 보여줍니다.

 

 

회화가 2차원의 평면위에 색채와 선, 원근법을 이용해

환영을 창조하는 기술이라면, 패션은 항상 인간을 상수로 하는

3차원의 구축적 세계, 인체에 덧입히는 집의 개념을 창조해 왔습니다.

 

어떤 일면에서 보면, 건축이란 개념과 매우 비슷한데요

건축의 미는 결국 부분과 부분의 결합, 비율의 배합과 조율, 그 사이에서

발생되는 추상적 미의 가능성을 장점으로 합니다. 물론 너무나도 거대한 건축물 앞에서

무한한 것에 대한 경의와 숭고미를 느끼기도 하지요.

 

 

현대 패션이 문화산업의 일부로서

팝아트적 요소을 받아들여 독자들에게 시각적

참신함을 주는데서 끝나서는 안되는 이유입니다. 문화철학자인

에른스트 카시러는 예술은 이미 주어져 있는 현실을 재생하거나 재현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지요. 인간의 삶 속에서 사물에 대한 객관적인 견해에

이르게 하는 방법 중의 하나라고 주장합니다. 즉 현실의 모방이

아닌 현실의 발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지요.

 

인간이 예술을 통해 자연을 재발견하듯

인간은 패션을 통해 신체의 이상, 시대에 따른 육체의 이상을

재발견하고, 새롭게 정신의 논리에 따라 축조하고 조형합니다. 그것이 패션의

논리이자 큰 힘이지요. 시대의 거푸집으로서, 영혼과 육체를 담는

그릇의 역할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현대의 패션과

예술의 결합은 그리 새로운 현상이 아닙니다.

 

 

패션이 일러스트레이션을 통해, 혹은 그래픽 아트와의 결합을 통해

직물위에 표현하는 미학적 경계들은 더욱더 넓어지고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기고문을 쓰면서 항상 자주 인용하는 복식사가 바바라 빈켄의 글을 올렸습니다.

"패션은 항상 영원한 현재를 그린다"라는 말이지요. 

 

패션은 인간을 통해 만들어지지만

인간의 세계를 반영하는 거울이듯 인간의 조건을 만드는 요소를

드러내는 소산으로서의 기술입니다. 요즘 부쩍이나 유행하는 패션과 미술의 결합이

단순하게 아티스트들의 작업과 이름값에 의거한 프로모션이

되지 않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오늘 같은 글엔, 타루가 부른 Bling Bling을 올리면

제격인데, Daum 음악샵을 아무리 뒤져도 음원이 없네요.

패션조어 블링블링을 테마로 부른 노래라 글에 딱 어울릴것 같았는데

아쉽네요. 차선책으로 파니 핑크가 부르는

<널 만나러 가는 날>을 올립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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