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Column 세계의 패션 박물관-매혹의 코드를 배우는 학교
1. Kyoto Costume Institute – Kyoto Japan 2. Metropolitan Museum of Art – New York 3. Bata Shoe Museum – Toronto, Canada
경 우에노공원 내의 근대미술관을 둘러본 후, 반드시 시간을 내어 이곳을 들어본다면 패션의 시선을 통해 미술사의 색다른 즐거움을 읽는 코드를 발견하게 될 것 같다.
바로크와 로코코, 신고전주의, 현대 파리 패션까지 디자이너들의 대표작들을 실제 의상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명화 속 여인들이 입었던 드레스를 육안으로 확인할 것. 요즘 유행어처럼 번지는 ‘프렌치시크’(French Chic)의 본질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매년 빠지지 않고 가는 곳이지만 고래 뼈로 만든 코르셋을 보면 항상 몸서리를 친다. 신고전주의 시대의 엠파이어 라인의 시스루(See Through)룩을 입은 여인들의 에로틱한 몸을 상상해볼 수 있는 것 만으로도 비용이 상쇄된다.
두 번째는 뉴욕의 한복판에 자리잡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패션 섹션이다. 뉴욕 내 4대 미술관으로 잘 알려져 굳이 여행코너에 이 곳을 소개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미술관을 가는 분들은 대부분 대표작 몇 개를 유심히 보고 오기 일쑤이기에 이곳을 골랐다.
수집문화가 발달한 사회의 한 단면을 박물관의 코너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건 귀한 경험이다.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스타일과 취향을 읽어낼 수 있는 기억의 저장고에 들어간 느낌이 들것이다. 여인들이 남성을 유혹하기 위해 사용한 부채와 장갑, 검정색 레이스에 담긴 에로틱한 사연, 중세 기사들이 남편이 있는 궁정 군주의 아내와 바람을 필 때 사용만 문장에 이르기까지, 패션소품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인상주의 화가 르누아르가 그림의 모든 것을 박물관에서 배웠다고 말했듯,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패션 섹션은 여성들에겐 에로틱한 매혹의 기술을 살펴보고 배우는 학교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것이다.
세 번째는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베타 구두 박물관이다. 1979년 캐나다의 베타슈즈사의 대표였던 토마스 베타가 오랫동안 사업여행을 하며 하나씩 사서 모은 12,500점의 구두를 볼 수 있다. 한 칸은 상설전시로 전 시대를 관통하는 구두의 역사를 다루고 나머지 3관에서는 시대별, 테마 별 특별 전시가 열린다. 여성패션에서 매혹의 비결을 완성하는 소품인 하이힐의 역사를 살펴볼 것. 하이힐의 전신인 이탈리아 베니스의 쇼핀느의 20센티미터 굽을 보고 놀라지 말 것. 성경 상의 예수가 바다를 건널 때 신었다는 나무 신발엔 일종의 거룩함이 배어나고, 로코코 시대의 화려한 레이스 장식의 뮬(Mule)에선 아름다움의 극치를 향해 매일 전쟁을 치른 여성들의 눈물이 담겨 있다.
원고를 보내고 좁은 지면 덕에 사진이 실리지 못한 점이 조금 아쉽긴 합니다. 인터넷 사이트를 소개했으니 한번 온라인으로나마 살펴보시면 좋을 듯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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