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Healing/내 영혼의 갤러리

아임 유어 에너지-꿈꿀 권리가 있는 당신을 위한 그림

패션 큐레이터 2009. 4. 26. 18:46

 


임영선_스텅민쩨이_Steung Meanchey_린넨에 유채_218×333cm_2008

 

어느 시대이든 광고는 당대의 사회적 풍경을 그리는

그림과 같아서 이미지나 공익 광고에 이르는 다양한 형식속에

담긴 메세지를 읽다보면, 그 시대의 모습이 포착되는 걸 알수 있습니다.

 

  

『기술이 사람을 향합니다』라는 카피로 인기를 끈

통신업체 광고도 기억에 남고 스타일 개념과 정체성의 문제를 통해

답답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민석룩이 뭐야? 내 이름!』이란 카피도

좋습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퇴근 길에 보며 힘을 냈던『당신은 누군가의 박카스입니다』

란 카피도 인상깊고요. 최근 제 눈길을 끄는 광고는 바로 에너지 회사에서 만든

『아임 유어 에너지』라는 광고카피입니다. 목욕탕에서 예쁜 아기들이

서로의 등을 밀어주며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임영선_몽골_Mongolia_린넨에 유채_218×291cm_2008

 

작가 임영선의 작품은 누군가의 박카스가 되고 싶은

혹은 누군가의 에너지가 되고 싶은 이들의 꿈을 담은 작품입니다.

임영선의『on the Earth』의 부제는 바로 <꿈꿀 권리>입니다. 캄보디아의

난민촌에서 쓰레기를 주워 생계를 잇는 아이들의 모습과 관광객에게 바나나를 파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가난한 삶이 착종된 생의 조건 속에서도 환하게 웃는 소수민족

아이들의 모습과 사막화로 유목민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아이들도 보입니다.




임영선_부다_BUD.DHA_린넨에 유채_259×194cm_2008

 

임영선이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따스합니다.

비록 그가 그린 그림은 사회적 다큐멘터리의 성격을 담고 있지만

척박한 현실 속에서, 삶의 무게에 무너지고 말 아이들을 향한 꿈꿀 권리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아시아의 가난한 아이들의 삶을 사진처럼

정확하게 기록하되, 그들의 일상에 조금씩 꿈의 공간을

삽입시켜놓음으로서 <꿈꿀 권리>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격려하려 합니다.


꿈이란 정신적 피난처가 아닌 희망을

잉태하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일상의 무게를 견뎌내고

충실하게 살아가는 이에게 주어지는 것. 꿈을 꾼다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소중한 권리입니다. 그 꿈은 양도불가능한 우리들에게 주어진

하늘의 권리임을 알아야 합니다.




◁임영선_ on The Earth_린넨에 유채_259×194cm_2008
▷임영선_The forest in Banteay Srey_린넨에 유채_259×194cm_2008

 

컴패션을 통해 아이들을 도운지도

꽤 오랜시간이 흘렀습니다. 요즘은 국내에도 힘든 삶을

견뎌야 하는 이들의 숫자가 급증하고 있기에, 지구촌과 더불어

내 마을, 동네 한바퀴 돌며 작은 미세한 돌기의 시선을 돌려야 할 때이죠.

척박한 땅의 인간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우리자신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임을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치밀하게 묘사한 부분과 더불어

충분한 여백을 캔버스에 남겨 놓은 화면 위로

남우새스런 시선을 또그르르 굴리며 화면 속에 감추인 아이들의

꿈을 찾아봅니다. 사막화되어 가는 몽골의 초원에서, 예전 활기차게 말을 타며

유목의 업을 잇던 그때를 떠올리고, 가뭄으로 말라가는 대지위에

초록빛 숲이 우거지는 그때를 희망하고 꿈꾸는 일.

이런 일들이 마냥 불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임영선_The Sky and The Earth_린넨에 유채_194×259cm_2008

 

누군가의 꿈이, 나의 꿈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깨달은 이들을 통해, 회복되고 치유될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다면

그들의 <꿈꿀 권리>는 보장될 수 있겠지요. 요즘 부쩍 <동반자살>관련 소식들이

뉴스에 자주 등장하네요. 그래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임영선_Banteay Srey / The Sky and The Earth_린넨에 유채_182×227cm_2008
 
아직 살아있기에 우리는 꿈을 꿀수 있습니다.
정치적 현실은 우리에게 꿈꾸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강요하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꾸는 꿈은 그대로
삶이 됩니다. 포기란 배추를 셀때 쓰는 단위에 불과하다는 어느 공익광고의
카피를 글로 쓰고 싶은 하루입니다.



임영선_캄보디아_Cambodia_린넨에 유채_162×130cm_2008
 
캄보디아 난민촌, 아이의 눈망울이 크고 맑습니다.
아이들의 표정이 마치 거울처럼, 우리 속에 잦아있는 희망을 다시한번
세워보라고 응시하는 것 같지 않습니까? 요즘 주변에 너무 지친 이들이 많습니다.
어디 한번 목욕탕이라도 가서 등이라도 밀어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우리 서로에게 에너지가 되자구요. 척박한 삶의 현실은
저 아이들이 살아가고 있는 공간과 지금 내가 살아가는 공간과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교차되는 시선 속, 힘든 생의 무게를 누군가와 함께
짐질수 있는 삶을 향해 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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