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나의 행복한 레쥬메

좋은생각 4월호에 기고를 마치고

패션 큐레이터 2009. 3. 15. 18:15

 

S#1 내 인생의 봄을 기다리며 

 

좋은 생각 4월호에 글이 실렸습니다. 사실 매달 사서 보지는 않지만 종종 지하철을 타게 될때, 작은 시간의 공백을 매워주는 읽을거리를 얻었던 잡지입니다. 『샘터』를 비롯해서 최근 매달 읽고 있는 인터뷰 전문잡지『탑클래스』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인사들을 다루기 보단, 소시민들의 작고 행복한 삶을 찾아 소개하는 매체이지요.

 

언제부터인가 흔히 잘나간다는 여성잡지나 신문에 기고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지면관리에 신경을 씁니다. 저로서야 좋은 생각과 같은 잡지 한 모퉁이에 작은 글귀를 실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지요. 원고를 부탁한 잡지사 담당이 제 『하하 미술관』에 나오는 발레 배우던 시절의 이야기를 더 발전시켜 써달라는 것이었어요.

 

30대 후반에 접어든 지금, 그들에게 제 경험이 작은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치열하게 살았고, 지금은 더욱 그 시절 연습량을 더욱 늘여 버텨내고 있다는 표현이 맞기 때문이죠.

 

최근 오드리햅번의 '사랑받는 여성의 마음가짐과 태도'를 정리한 『워너비 오드리』를 방송에서 소개했습니다. 결국 3번의 유산과 2번의 이혼을 극복하고, 어려움 속에서도 사랑을 믿고 기다렸던 그녀는 어린시절 친구와 결혼해 행복한 삶을 마무리 했죠.

 

그녀의 성공비결은 한 마디로 '긍정적 태도'에 있습니다. 또한 패션에도 이런 긍정성은 단순함과 심플리시티를 매력으로 하는 자신만의 패션 코드로 연결되지요.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그녀가 입었던 디자이너 지방시의 블랙 드레스를 기억하세요?

 

그녀는 책에서 '아름답고 싶다면 프릴과 레이스를 뜯어내고 자신의 몸선을 잘 드러낼 수 있도록 가장 단순하고 강력한 색과 선의 옷을 입으라'고 조언합니다. 요즘 글을 쓰다보면 비밀댓글로 저를 가리켜 '삶의 역할모델'로 삼고 싶다는 말을 하는 분들을 뵙습니다. 너무 송구합니다. 제겐 그럴만한 자격과 위치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단 한 가지 나누고 싶은 것이 있다면 결코 지지 않는 열정일 것이고, 그 생의 샘물이 고여드는 삶의 골목을 막지 않음으로써 항상 청신하고 바른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 이 정도는 나눌 수 있을터입니다. 사실 글을 쓰는 회수가 늘고, 매체에 기고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책임감도 더욱 느끼게 되요. 사실 많은 사람들이 꼭 읽고 동감하는 내용이 아닐지라도 읽는 이들을 더욱 생각하고 그들의 삶이 건강해질수 있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되거든요.

 

 

많은 매체에 기고를 했지만 이번처럼 기분좋게 책과 수건에 멋진 노트북에 메모지에 이런저런 선물도 덤으로 받아보긴 처음이네요. 스마일 어게인이란 책을 보니 2007년 좋은 생각의 독자들이 보내준 사진 컨테스트 내용을 바탕으로 한 책인데, 삶의 작은 부분들이 어찌나 소담하게 담겨 있던지 저도 한숨에 다 읽어버렸네요. 이번달은 정말 '좋은생각'만 하면서 살아야겠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수사학으로 범벅된 전문가의 글보다, 소시민들의 작은 생의 이야기가 더 따듯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우러난 것이기에, 진솔한 경험이 바탕이 되고, 그 속에서 배운 이야기이기에 더욱 그럴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올해는 저도 나를 미소짓게 하는 순간들을 한번 포착해 볼까 봐요. 한주의 끝이 지나갑니다. 오늘은 조용히 책을 읽으며 그 속에서 만난 시민들의 삶에 들어가 동행하려고요. 토요일엔 대한민국 시민사회운동의 대부이신 박원순 변호사님을 따라 마포지역을 장장 9시간동안 걸으며 다양한 시민운동과 연계된 지역모임의 단체장들을 만났습니다. 물론 저는 박원순 변호사님의 인물 인터뷰도 함께 하려고 했지요. 천천히 올려보도록 할게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역이, 마을이 바로 민주주의의 시작이고, 풀뿌리 민주주의의 열매가 착종되는 곳임을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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